(二)은밀히 싹트는 정
이 삼 년 동안, 상단이 출행하지 않을 때면 곽혜련은 늘 관설정에서 악형과 함께 차를 마셨다. 처음에는 약차를 마셨는데, 점차 전서도 틈이 날 때면 그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전서는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곁에서 소랑을 불러 차를 갈고 끓이게 했고, 이후 곽혜련도 따라서 차를 마시게 되면서, 마침내 악형도 아예 술을 끊고 전서, 곽혜련과 함께 차를 마시며 집안일을 한담으로 나누게 되었다.
물론 전서가 자리에 있든 없든,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언제나 곽혜련이었다. 이따금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육조 시대의 지괴소설을 악형에게 들려주기도 했는데, 뜻밖에도 악형은 참을성 있게 귀 기울여 들었고 단 한 번도 냉담한 얼굴을 보인 적이 없었으며, 곽혜련이 신이 나서 이야기할 때면 악형도 함께 웃곤 했으니, 이 모든 과정을 곁에서 수동적으로 지켜보아야 했던 창위마저 인생이 의심스러워질 지경이었다. 하루는 전서가 문득 생각이 나서, 차도 마침 있고 사람도 다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악형에게 곽혜련을 의녀로 삼으라고 제안했다. 곽혜련이 바닥에 무릎 꿇고 세 번 절을 올린 뒤 차 한 잔을 올리기만 하면 그것으로 의식은 끝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똑같이 양친을 잃은 두 사람 모두 계속해서 아버지의 보살핌과 사랑을 누릴 수 있을 것이고, 이제부터 곽혜련도 명실상부하게 그와 진정한 한 가족이 될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곽혜련은 그런 괴이한 이야기를 즐겨 하면서도, 매번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혼자서는 밤길을 걸어 채하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무서워했다. 그리하여 악형은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사랑하는 딸을 배웅」할 수밖에 없어, 아예 매일같이 그녀를 채하원까지 바래다주었다. 곽혜련을 채하원까지 배웅하기 위해 악형은 특별히 등롱까지 준비해두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곽혜련의 앞길을 밝혀줄 수 있게 했다. 좀처럼 채하원에 발걸음을 하지 않던 악형이 어느새 채하원의 「단골손님」이 되었으니, 온 채하원이 「누추한 집에 광채가 더해진」듯했고, 매일 정중히 악형을 맞이해야 했다.
그러나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전서가 함께 어울리는 방식에도 다소 기묘한 구석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늘 월영을 따돌리며 따라올 필요가 없다고 일렀다. 월영은 평소 전서와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건만, 전서는 관설정에서 차를 마실 때면 그를 먼저 채하원으로 가서 기다리게 했다. 월영은 오랫동안 전서를 곁에서 모셔온 터라 전서의 눈짓 하나, 몸짓 하나만 보아도 그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전서의 마음속을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그로서는 명을 받들어 채하원으로 가서 월명과 한진을 찾아, 일이 있으면 거들고 일이 없으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악형과 전서가 곽혜련을 채하원까지 배웅하러 오면, 그제야 월영은 전서와 합류하여 함께 악형을 송란원까지 바래다준 뒤, 두 사람은 다시 나란히 가장 동쪽에 있는 능상원으로 돌아가곤 했다.
전서가 요월산장으로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장안성의 한견으로부터 서신이 도착했다. 곽혜련의 외사촌 오라버니가 만년령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줄곧 영남 각지를 전전하며 장사 벼슬을 지냈는데, 장안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탓에 곽성 일가가 화를 당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곽혜련이 요월산장에 가서 살고 있은 뒤였다. 그녀의 외삼촌은 묘비를 보고서야 곽혜련이 곽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외삼촌은 주맹달, 한견과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였기에, 장안성에서 사방으로 수소문해보아도 곽혜련의 행방을 알아낼 수가 없었다. 곽혜련으로 말하자면, 그녀는 외삼촌 일가가 아들을 따라 영남에서 관직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대략 알고 있었지만, 나이가 어렸던 탓에 당시 외삼촌이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는 그녀 역시 분명히 말할 수 없었다. 전서는 각 방면에서 들어온 소식을 통해, 곽혜련의 외삼촌이 그녀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으나 사람의 바다가 아득하여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 전서는 곽혜련의 외삼촌 일가도 아들을 따라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느라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녹봉도 그리 높지 않은 데다, 거리마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차라리 요월산장에 머물러 지내는 편이 훨씬 안정적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하여 그는 사람을 보내 곽혜련의 외삼촌을 찾아, 곽혜련이 직접 쓴 편지 한 통을 전하며, 그녀가 요월산장에서 잘 지내고 있고 의부와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알렸다. 그런데 이제 곽혜련의 외사촌 오라버니가 만년령으로 승진하여 온 가족이 장안성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자리를 잡자 곽혜련을 장안으로 데려오고 싶어했다. 아무래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에 계속해서 요월산장에 폐를 끼치는 것이 그녀의 외삼촌으로서는 참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다. 곽혜련은 그의 누이동생이 남긴 유일한 혈육이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외삼촌으로서의 책임을 다해 곽혜련을 보살펴야 한다고 여겼다. 게다가 곽혜련은 이미 비녀를 꽂을 나이에 이르렀는데, 그는 누이동생 부부가 예전에 그녀에게 정혼을 맺어준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부모가 세상에 없으니 혼사와 같은 큰일도 마땅히 그가 가장 가까운 어른으로서 나서서 주관해야 할 일이었다. 그가 이미 장안에 있는 이상, 삼 년이나 「타향을 떠돌던」조카딸을 데려오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여겼다.
전서는 편지를 다 읽고 나서 그저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해졌는데, 자신도 어찌 된 일인지 딱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친외삼촌이 조카딸을 데려가 보살피고자 하는 것은 본디 좋은 일인데도, 그는 도무지 기뻐할 수가 없었다. 연이틀 관설정에서 차를 마실 때도 말수가 한없이 적어졌고, 게다가 눈썹까지 잔뜩 찌푸리고 있었으니, 악형과 곽혜련조차 그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릴 정도였다. 사흘째 되던 날, 악형의 다그침에 못 이겨 전서는 그제야 이 일을 남김없이 털어놓았다.
악형은 그 말을 듣고 얼굴 가득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금 곽혜련은 그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보배와도 같은 존재였으니, 그가 어찌 곽혜련을 장안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창위조차 이 말을 듣고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여겼다. 이 삼 년 동안 곽혜련은 이미 요월산장의 생활에 완전히 녹아들어 이미 요월산장의 일원이 되어 있었으니, 외삼촌이 갑자기 그녀를 장안으로 데려가겠다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피를 나눈 어른이 자기 조카딸을 데려가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했으니, 도리상으로는 실로 거절하기 어려운 노릇이었다.
곽혜련은 이 일을 알고서 처음에는 외사촌 오라버니가 만년령으로 승진했다는 것을 기뻐했지만, 곧이어 요월산장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의 마음도 어느새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리하여 온 요월산장이 기묘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었으니, 곽혜련이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하늘과 사람 사이의 갈등과도 같은 어려운 선택이 되어버렸다.
세 사람의 찻자리는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세 사람 모두 각자 마음속에 근심을 품고 있었으니, 악형은 아랫사람에게 술을 가져오라 명하여 며칠 연이어 다시 울적한 마음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참지 못하고 곽혜련과 전서에게 마음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두 사람이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참으로 애가 타서 죽을 지경이었다.
전서는 보기 드물게 얼굴이 잔뜩 굳어진 채,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속으로는 곽혜련 덕분에 의부가 아내를 잃은 아픔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곽혜련이 있는 나날 동안 의부는 기뻐했고, 온 산장도 생기 넘치는 활력으로 가득했으니, 아들 된 자로서 그 또한 이로 인해 마음이 놓였다. 그러니 어찌 그녀가 요월산장을 떠나 장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겠는가?하지만 곽혜련과 그녀의 외삼촌은 어쨌든 피는 물보다 진한 사이였고, 그녀 가족의 유골이 묻힌 곳도 장안이었으니, 그녀가 장안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그 또한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무슨 자격으로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삼 년 전 그는 이미 그녀에게 가족을 찾아주겠노라 약속했었는데, 이제 가족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 그녀를 장안으로 데려갈 능력까지 있으니, 그로서는 더더욱 약속을 저버릴 이유가 없었다.
평소 말이 많던 곽혜련도 어느새 작은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사실 그녀의 마음속도 참으로 진퇴양난이었다. 요월산장에서의 생활은 더없이 좋았고, 모든 사람이 그녀를 아껴주었으니, 그녀 역시 평생 요월산장에 머물고 싶었다. 설령 외삼촌과 외사촌 오라버니, 올케라 해도, 요월산장의 사람들만큼 그녀를 잘 대해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와 외삼촌 일가는 비록 혈연으로 맺어져 있었지만 왕래가 그리 잦지 않았기에 그다지 친숙하지 않았으니, 좋을지 나쁠지는 다시 새롭게 적응해봐야 알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로 평생 요월산장에 머물 수 있을까?
비록 아버지와 십랑이 그녀를 참으로 잘 대해주고 관계도 원만하여, 심지어 물과 젖처럼 서로 잘 어우러진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요월산장 장주 부인의 자리가 아직 비어 있는 동안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십랑은 이제 열여덟 살이 되어 혼인을 생각해야 할 나이에 이르렀으니, 만약 훗날 산장에 안주인이 들어온다면, 오늘과 같은 이 모든 아름다움이 그대로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을까?열다섯 살의 곽혜련은 어느새 예민한 잔걱정이 많이 늘어 있었다. 그녀는 본래 요월산장 사람이 아니었고, 악형을 의부로 삼음으로써 명목상 전서와 의남매 관계가 되었기에 산장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신분은 산장에 안주인이 없는 동안에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훗날 장주 부인이 생긴다면 장주 부인이 그녀를 어떻게 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어째서 자꾸만 이런 생각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녀의 마음은 온통 무겁게 가라앉아 참으로 갑갑하기 그지없었다. 만약 전서가 나서서 그녀를 극구 붙잡아준다면 혹여 이 진퇴양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전서는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고 말했으니, 이것이 그녀를 참으로 괴롭게 만들었다.
이날 밤, 전서와 악형은 곽혜련을 채하원까지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부자 둘이서 달빛 아래 천천히 걸었다. 악형은 얼굴을 잔뜩 굳힌 채, 말투에는 불만이 묻어 있었다.
「그해에는 두말도 하지 않고 시원스레 사람을 산장으로 데려오더니, 이제 와서 어찌 된 일이냐?사람을 붙잡아두겠다는 말 한마디가 그리도 어렵단 말이냐?」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으니, 억지로 붙잡아둔다면 도리에 맞지 않습니다.」전서는 한숨을 내쉬며 나직이 말했다.
「일이 일어났을 당시 그 사람들은 대체 어디 있었더냐?요월산장이 아니었다면, 야야는 진작에 죽었을 것이거늘, 어찌 오늘 같은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전서는 의부의 마음속에 노기가 가득함을 알 수 있었지만, 그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일이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니, 참으로 손쓸 틈이 없었다.
「혈친이니 아니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나와 야야는 부녀지간이고, 그자는 그저 외삼촌과 조카딸 사이에 불과한데, 누가 더 가까운 사이란 말이냐?그자가 어찌 나를 넘어설 수 있겠느냐?」악형은 본디 성정이 독단적이었는데, 이때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더더욱 여실히 드러났으니, 누구든 그와 딸을 두고 다투려 든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세였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차라리 사람을 아예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렇게 되면 설령 황제가 온다 해도 부부 사이를 갈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니, 모든 문제가 절로 풀릴 것이다.」
악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전서는 놀란 나머지 제 침에 사레들려 그 자리에서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월영이 그의 등을 세게 두드려 숨을 고르게 해주었다.
사실 놀란 것은 전서만이 아니었다. 월영도 별반 나을 것이 없었다. 다만 자신과는 직접 관계된 일이 아니었기에 놀란 정도가 전서만큼 심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서도 사부님이 비록 독단적이기는 해도 하신 말씀은 참으로 일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서가 겨우 숨을 고르고 나자, 악형은 그를 차갑게 흘겨보았다. 야야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말에 이렇게까지 놀랄 일인가?평소 두 사람이 서로 허물없이 지내며 관계도 더없이 화목한 것을 보면, 관설정에서 차를 마실 때도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 절임이나 포도 같은 귀한 음식들을 모두 곽혜련에게 양보하여 더 먹게 하고, 심지어 포도 껍질까지 벗겨서 곽혜련에게 건네주지 않았던가. 곽혜련이 만든 소소한 음식들도 그가 마다한 적이 없었으니, 참으로 열심히 호응해주었다.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하고 웃으며, 곽혜련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웃음기가 가득했으니, 그것이 누구를 속일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일부러 월영까지 따돌리고 자리를 비우게 했으니, 이 녀석이 그녀에게 마음이 없다고 한다면 그는 결코 믿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람을 떳떳하게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하니, 그의 반응이 어찌 이토록 클 수 있단 말인가?
「야야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무엇이 어떻단 말이냐?네가 그녀의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냐?딸이면서 동시에 며느리가 되는 것이니, 나로서는 더없이 만족스럽구나!」악형은 화를 내며 전서를 몰아붙였다.
밤바람이 살랑이고 솔바람 소리가 물결처럼 일었으며, 맑은 달빛이 세 사람의 몸을 비추었다. 전서는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마침내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저희 같은 집안은 불행이 이미 몇 대에 걸쳐 이어져 왔습니다. 윗세대에는 그저 달 아저씨만 남았고, 그나마 억지로 아버지와 소파 아저씨를 더해도, 제 대에 이르러서는 홀로 서아 하나뿐입니다. 서아의 내일이 어찌 될지, 스스로도 자신이 별로 없는데, 어찌 다른 사람까지 굳이 끌어들여 함께 물속에 빠뜨리겠습니까?」
전서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십여 년의 세월을 들여 그 아들에게 평안하고 순탄한 삶을 마련해주고자 했건만, 그 뜻을 이루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니, 이 고난은 대체 언제쯤에나 끝이 날 것인가?
전서의 말을 듣고 악형도 침묵에 잠겼다. 그는 전서의 어려움과 아픔을 잘 알고 있었으니, 전서가 헤아리는 것은 눈앞의 일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것, 바로 미래였다. 본디 국외자였던 사람을 굳이 억지로 끌어들여 판 안으로 들일 필요가 무엇이 있는가?그는 정사원이 본디 국외자였던 저명희를 끌어들여 함께 판 안으로 들인 것을 후회했는지 아닌지 알지 못했다. 어쨌든 그에게는 물어볼 기회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후회를 되돌릴 약은 없는 법이었다. 설령 후회한다 한들 이제 와서 무엇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전서는 윗세대 두 사람의 불행을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에 근심이 더욱 늘어갔으니, 훗날 후회할 바에야 차라리 지금 미리 화근을 막는 편이 나으리라 여겼다.
이날 밤 잠들지 못한 사람은 악형뿐만이 아니었으니, 전서와 곽혜련 또한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