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견문록 I: 썩은 내 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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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밝은 대학 (2/2)

2주간의 군사훈련이 마침내 땀과 뜨거운 태양 속에서 끝이 났다.

연우시사(烟雨詩詞社)가 첫 모임을 맞이했다. 신입 회원과 기존 회원들이 모두 동아리방에 모였고, 옛 얼굴들과 새 얼굴들이 웃고 이야기하며 활기가 넘쳤다. 무닝샹(穆宁香)은 새 원피스로 갈아입고 동아리방에 들어와 신기한 듯 얼굴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다가, 이내 사람들 사이에서 선배 정후이원(郑惠雯)을 찾아냈다. 그녀는 기쁘게 다가가 정후이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머," 정후이원이 반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닝샹이지? 2주 못 봤다고 살이 좀 빠졌네."

"그러니까요, 군사훈련 며칠 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그 김에 살도 몇 킬로 빠졌고요."

정후이원이 소리 내어 웃었고, 이내 둘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무닝샹이 물었다. "선배, 어떤 시인을 좋아하세요?"

"나?" 정후이원이 대답했다. "나는 시인보다는 시구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좋아하는 시문은 선진시대부터 민국시대까지 다양해. 예를 들면 소식(苏轼)의 '인생은 나그넷길 같아서, 나 역시 지나가는 행인이라네'라는 구절, 《증광현문(增广贤文)》의 '강호를 안다는 자는 다 박복한 사람이라네'라는 구절, 그리고 조설근(曹雪芹)의 《호료가주(好了歌注)》는 거의 전편이 명구지. '연지가 짙고 분이 향기롭다 말하더니, 어찌 양쪽 귀밑머리가 어느새 서리가 되었나? 어제는 누런 흙무덤에 백골을 보냈는데, 오늘 밤은 붉은 등 장막 아래 원앙이 눕는구나' 같은."

무닝샹도 다음 구절을 이어받았다. "금이 상자에 가득하고, 은이 상자에 가득해도, 눈 깜짤할 사이 걸인이 되어 모두에게 비웃음 당하네. 이건 저도 전편을 외울 수 있어요."

"세상일이란 무상한 법이지. 득의양양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도 없어. 옛날 왕씨와 사씨 집안 앞의 제비가, 이제는 평범한 백성의 집으로 날아드는 법이니까. 이런 일은 어느 시대나 일어나고 있어."

정후이원의 오뚝한 콧대 위에는 은색 테의 안경이 걸려 있었고, 둥근 렌즈는 매우 투명해서 먼지 한 톨도 보이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렌즈를 통해 맑은 물결처럼 빛나는 두 눈이 또렷하게 보였는데, 눈의 안쪽과 바깥쪽 끝이 모두 비교적 뾰족했고 눈꼬리가 살짝 치켜올라가 있어 여우눈을 닮아 있었다. 이런 눈매는 언제나 고전적이면서도 냉정한 느낌, 매혹적이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 여우는 지혜롭다고 하니, 이런 눈을 가진 사람도 어쩌면 총명함이 넘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조용히!" 탕하오양(唐灏洋)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순식간에 동아리방 전체가 조용해졌다. 그는 강단에 서서 말했다. "20학번 후배들이 우리 연우시사의 새 회원이 되어 준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18학번, 19학번 선배들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 다들 서로 아직 낯설 것 같으니, 한 사람씩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해주시면 됩니다. 이름, 전공 및 학번, 고향, 그리고 시와 문학에 대한 관심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선배들부터 먼저, 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흠흠," 그는 콧대 위에 걸린 검고 굵은 안경테를 밀어 올리며 말했다. "저는 탕하오양이라고 합니다. '유유호여호기구(悠悠乎与灏气俱)'의 '하오(灏)', 바다(海洋)의 '양(洋)'입니다. 고향은 원저우 루청구입니다. 19학번 학생이고, 전공은 중국어문학입니다. 그래서 시와 문학을 특별히 좋아합니다. 올해 상반기, 아직 1학년일 때 몇몇 친구들과 사관부의 런제(任杰)와 함께 이 동아리를 창립했습니다. 여러분이 자주 놀러 오시길 바라고, 어떤 이야기든 저와 나누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회원들이 한 명씩 일어나 자기소개를 했다. 정후이원은 무닝샹보다 앞서 당당하게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후이원이라고 합니다. '현혜(贤惠)'의 '후이(惠)', 비雨자 부수의 '원(雯)'입니다. 19학번 법학과 학생이고, 집은 항저우 샤오산입니다. 시와 문학은 저의 취미 생활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는 아름답고 간결한 문체이며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도 많은 시문 작품에 대해 저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으니, 저와 함께 토론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다음 무닝샹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닝샹이라고 합니다. 20학번 학생이고, 영어 전공이며, 고향은 리수이 룽취안입니다. 저는 시와 문학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향산거사 백거이(白居易)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배운 《부득고원초송별(赋得古原草送别)》부터 시작해서, 그는 제 마음속의 문학 남신입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사람은 한 여학생이었는데, 목소리가 특히 부드러워서 동아리 사람들 전체가 그녀를 쳐다보게 되었다. 그녀는 구석에 서 있었는데, 키는 165센티미터 정도였고, 몸매는 가늘었으며, 짙고 검은 머리카락이 조용히 등 뒤로 늘어져 있었다. 연두색 셔츠에 흰색 잔꽃무늬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피부는 희고 얼굴은 정교했으며, 눈썹과 눈매는 그림 같았다. 눈썹 모양은 작은 산 모양의 눈썹이면서도 버들잎 눈썹을 닮았고, 검고 반짝이는 큰 눈은 마치 샘물처럼 깊어서 은은한 물결이 어른거렸으며, 속눈썹은 가늘고 길었다. 콧대는 높지도 낮지도 않았고, 입술은 분홍빛이었다. '표정은 짙고 뜻은 심원하며 어질고 진실하고, 살결은 곱고 골격은 균형 잡혔다'는 말이 대략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녀가 말했다. "여러분,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런징팅(任静婷)이라고 합니다. 20학번 학생이고, 전공은 예술설계입니다. 고향은…… 고향은 주지(诸暨)인데, 저는 외지에서 자랐고 최근에야 돌아왔습니다. 제가 시와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는—우선 시문의 글이 매우 아름답고, 많은 시문에는 가장 진실한 세상의 이치가 숨겨져 있으며, 풍부한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은 이치가 고금을 관통합니다. 비록 몇천 년 전 옛날 일이라 해도, 현대에 놓아도 낡지 않습니다. 최근에 배운 시구 두 줄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풀숲의 반딧불이는 빛나지만 결국 불이 아니고, 연잎의 이슬은 둥글지만 어찌 진주이겠는가.' 뜻은, 풀숲 속 반딧불이가 빛을 내긴 하지만 불은 아니고, 연잎 위 이슬이 둥글고 매끄럽지만 진주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사물의 표면적인 현상에 미혹되어서는 안 되며, 진실은 언제나 표면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는 뜻입니다."

"저 이거 알아요, 언니, 언니가 말한 이 두 구절은 백거이의 시예요." 무닝샹이 물었다.

"맞아요, 역시 백낙천(白乐天)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답네요." 런징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닝샹이 웃으며 그녀가 앉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정후이원에게 말했다. "선배, 저 언니 왜 이렇게 사연 있는 사람처럼 보이죠?"

"나도 그렇게 느꼈어." 정후이원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 눈빛에서 약간의 우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여성의 육감이 가장 예민하다고들 하는데, 이 두 여학생도 확실히 틀리지 않았다. 많은 흥미로운 드라마는 눈에 띄지 않는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법이다.

두 여학생은 여전히 이야기를 나눴고, 런징팅이라는 그 여학생도 여전히 책장 앞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책을 보고 있었다. 그 조용한 모습은 마치 백옥으로 조각한 조각상 같아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고, 차마 방해하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탕하오양은 신입생들을 다 안내하고 나서 점심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정후이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다가갔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후이원?" 하고 그녀를 불렀다.

정후이원이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탕하오양은 몇 번이나 고심한 끝에 준비한 말을 꺼냈다. "혹시, 우리 같이 점심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녀는 거절했다. "미안한데 저는 벌써 닝샹이랑 같이 밥 먹기로 약속했어요. 다음에 하죠."

탕하오양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분명히 방금 그녀들이 아무 약속도 하지 않은 것을 들었기에, 이건 분명 고의로 피하는 것이었다. 그의 마음은 마치 얼음물이 쏟아진 것처럼, 매우 괴로웠다. 이내 그는 런제의 메시지를 받았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런제와 함께해야 할 것 같았다. 그와 런제는 선후배 사이이면서 룸메이트였고, 또 자주 함께 다니는 친구였다. 탕하오양은 평소에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책벌레였고, 외모나 체격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근시가 아주 심해서, 낮은 콧대 위에 검고 굵은 사각테 안경을 걸치고 있었는데, 렌즈가 두꺼워서 눈이 더욱 작아 보였다. 그는 유머 감각도 없었고, 부유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대부분 말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연모의 마음은 여전히 감출 수 없어서, 마치 건강하지만 조금은 초라한 새싹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