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회랑 — 중화 문화 이야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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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요술

소낭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리에 서자마자 곧바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왕얼랑은 숨을 죽인 채, 반드시 정신을 집중해서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또다시 넋을 잃고 말았다. 소낭자의 피백이 어찌 된 영문인지 끊임없이 변화하여, 한 자락, 두 자락, 세 자락…… 세다가 머리가 다 어지러워질 정도로 도무지 몇 자락인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피백이 물속을 헤엄치는 뱀처럼 날렵해지는가 하면, 다시 바람 속에서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생기 넘치는 넝쿨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문득 구름 사이를 오가며 흰 학과 어우러져 서로 화답하듯 하늘로 치솟는 용처럼 보이기도 했다. 왕얼랑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최고의 환술사들이 부린다는 요술인들 어찌 소낭자의 춤보다 더 뛰어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소낭자가 언제 땅에 내려섰고 언제 동작을 거두었는지, 그는 이번에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이번엔 이해가 되셨어요?" 소낭자의 목소리가 다시금 넋을 놓고 있던 왕얼랑을 현실로 끌어당겼다.

왕얼랑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자세히 살펴보니, 소낭자의 피백은 다시 얌전히 그녀의 어깨와 팔에 감겨 있었다 — 단 한 자락뿐,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해가…… 되면서도…… 안 되오……" 왕얼랑은 어눌하게 대답했다.

"소낭자의 피백은 대체 몇 자락이오?"

"한 자락이요." 소낭자는 눈도 들지 않은 채 스스로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왕얼랑은 몹시 놀랐지만 자신의 눈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보아온 소낭자의 몸에는 언제나 청록빛 피백 한 자락뿐이었는데, 방금 그녀는 저마다 색과 혼을 지닌 무수한 표대를 춤으로 자아내지 않았던가. 소낭자도 혹시 환술을 배운 것은 아닐까?

왕얼랑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려 했으나, 이곳은 동굴 안이니 우러를 하늘이 어디 있으랴. 바로 그 순간 머릿속에 번쩍 빛이 스쳤다. 소낭자의 춤이 그에게 보여준 것은, 표대란 결코 장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율동을 지닌다는 사실이었다.

그 생각이 미치자 왕얼랑은 한걸음에 달려가 서둘러 먹을 갈고, 다시 표대를 그리기 시작했다. 표대는 그 자체로 생명을 지녀야 했다. 살아 있는 표대라야만 그 누구의 부속물도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어서 그의 붓끝은 신들린 듯 움직여, 물 흐르듯 거침이 없었다. 표대는 휘돌고 펼쳐지고 솟구쳤으며, 그 끝자락은 살짝 말려 허공에 매끄럽고 풍성한 곡선을 하나하나 그려나갔다……

그러나 그는 다시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몇 걸음 물러나 벽화 위에 새로 그린 표대의 윤곽을 바라보았다. 비록 온갖 자태를 갖추었으나, 여전히 무언가가 빠진 듯했다. 왕얼랑은 골똘히 생각에 잠기며 문득 수심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군요." 소낭자는 고개를 갸웃한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표대에 비천이 없다면, 어찌 저 홀로 아름다울 수 있겠어요?" 소낭자는 다시 몸을 일으켜 왕얼랑에게 다가갔다.

"다시 한번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