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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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주인의 아내가 서재 문 앞에 와서 "여보, 몇 시예요?" 하고 불렀다. 주인은 이불 속에 웅크린 채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여보, 일어나세요." 여전히 침묵이었다. 한참 뒤에야 "음" 하는 신음 소리와 함께 이불이 머리까지 더 끌어 올려졌다.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서재 문을 열고 들어가 간밤에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하고, 방석 먼지를 털고, 먼지떨이로 사방을 두드려 청소한 다음 화로도 닦아 번쩍번쩍하게 만들고 나서야 나갔다. 주인은 이불 속에서 아내의 발소리를 귀 기울여 듣다가, 충분히 멀어졌다 싶을 때에야 느릿느릿 고개를 내밀었다. 서재는 아내가 손을 본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깔끔해 보였다. 주인은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마침내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었다.

 아침 밥상에는 세 아이가 모두 앉아 있었다. 큰딸 돈코는 아홉 살, 둘째 순코는 일곱 살, 막내 보바는 겨우 세 살이었다. 돈코와 순코는 그나마 컸으니 그런대로 봐줄 만했지만, 이 보바라는 녀석이 이만저만 골칫거리가 아니었다.

 보바는 순코의 밥그릇이 옆에 있는 것을 보자마자 무슨 생각에서인지 냉큼 빼앗아 자기 앞에 당겨 놓고는 "이거 보바 거야!" 하고 외쳤다. 순코가 화들짝 놀라며 자기 젓가락을 감싸 쥐었지만, 젓가락도 이내 보바의 손에 넘어갔다. 순코는 분하고 억울해서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돈코가 울음소리를 듣고 와서 사태를 살피더니 "보바, 나쁜 애야!" 하고 나무랐다. 보바는 오히려 신이 나서 밥그릇을 상 위에 탁 내려치는 바람에 밥알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돈코는 재빨리 달려들어 상에 떨어진 밥알을 하나하나 집어 자기 바구니에 담으며 솥에 도로 넣겠다고 했다. 순코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주인은 이 모든 혼란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밥만 먹었다. 아내가 보바를 달래는 동안, 순코는 계속 울고, 돈코는 부지런히 밥알을 줍고, 주인은 된장국을 홀짝이며 세상 초탈한 도인 같은 표정을 지었다. 육아에 관해서 주인은 철저한 자연주의를 신봉하여 절대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변함없는 주의였다.

 보바가 상에서 구운 고구마 한 조각을 집어 입에 쑤셔 넣더니, 뜨거웠는지 도로 다다미 위에 뱉어 놓았다. 잠시 후 허리를 굽혀 바닥에서 그것을 집어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주인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그래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밥을 먹고 나서 주인은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아내가 "오늘 나가세요?" 하고 물었다. "응." "어디 가시려고요?" "니혼즈쓰미." "거기 경찰 파출소가 있는 곳이요?" "응." "그 일 때문에요?" "응." 주인은 인력거를 불러 타고 나갔다.

 아내가 배웅을 하고 돌아서다 달력을 힐끗 보더니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어머, 오늘 공휴일이잖아!" 황급히 학교 일정표를 꺼내 확인해 보니 역시나 공휴일이었다. 아내는 아침에 이미 관례대로 결근 통지를 학교에 보내 놓은 터였다 — 학교가 쉬는 날에 말이다. 게다가 주인도 멋모르고 파출소로 가 버렸으니, 거기도 오늘은 문을 닫았을 것이 분명했다. 아내는 현관 앞에 서서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에 손님이 왔다. 조카딸 유키에였다. 유키에는 열일곱여덟 살의 여학생으로,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보라색 하카마를 입고 가죽 띠를 두르고 굽이 약간 바깥으로 기운 구두를 신은 전형적인 여학생 차림이었다. 이름은 유키에라고 아름다웠지만 생김새는 지극히 평범했다.

 고모와 조카는 다다미 방에 마주 앉아 학교 이야기, 집안 이야기로 한참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야기가 자연스레 주인 쪽으로 흘렀다.

 "네 큰아버지가 워낙 고집불통이라 큰일이야. 오늘 같은 공휴일에 달력도 안 보고 파출소까지 헛걸음을 했으니 말이야."

 유키에가 웃으며 말했다. "큰아버지는 원래 그러신 걸요. 뭔가를 하지 말라고 하면 기어이 하시고, 해 달라고 부탁하면 할수록 더 안 하시잖아요. 저는 방법을 하나 알아냈어요."

 "무슨 방법?"

 "거꾸로 말하면 돼요. 전에 비가 오는데 큰아버지가 우산을 내미셨을 때, 제가 '저 우산 필요 없어요' 했더니 큰아버지가 길까지 쫓아 나오셔서 억지로 쥐여 주셨거든요."

 "맞아, 그런 방법이 있기는 해. 그래도 매번 그렇게 해야 하니 피곤하지." 아내가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독선 선생님이 숙덕부인회에서 강연하신 거 들었니?"

 "어머니한테 들었어요. 돌부처 이야기라던데요."

 "맞아. 내가 들은 대로 이야기해 줄게."

 아내는 독선 선생이 한 이야기를 자기식으로 풀어 전했다. 어느 마을 사거리에 돌로 만든 지장보살 한 기가 있었는데, 오가는 행인에게 불편을 주어 다들 옮기고 싶어 했다. 마을에서 가장 힘센 장사가 나서서 온 힘을 쏟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장 꾀 많은 지략가가 나서서 경단, 술, 심지어 위조지폐까지 올리며 회유해 보았지만 역시 소용없었다. 그 다음엔 말 잘하고 허풍이 심한 사내가 나섰는데, 먼저 경찰로 변장하여 협박하고, 다음엔 부자 행세를 하며 거드름을 피우고, 마지막엔 귀족 복장까지 갖추어 권세를 내세웠지만 지장보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모두가 손을 놓을 즈음, 마을에서 '바보 대나무'라 불리는 우직한 사람이 조용히 나서서 지장보살 앞에 서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장보살님, 이 마을 사람들이 당신께서 자리를 옮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지장보살은 바로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왜 진작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하고는 스스로 걸어 나갔다.

 독선 선생의 요점은, 현대인들은 — 특히 여성들과 문명에 물들어 부드러워진 남성들은 — 지나치게 꾀를 부리고 우회하며 꼼수를 쓰느라 솔직한 말의 힘을 잊어버렸다는 것이었다. 가네다 도미코 아가씨가 이 강연을 듣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는 소문이었다.

 유키에가 웃으며 말했다. "도미코 씨가 화낼 만도 하지요. 그런데 고모, 그 연애편지 누가 보낸 건지 아세요?"

 아내가 목소리를 낮췄다. "모르는데. 너는 알아?"

 "대충은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간게쓰 씨는 전혀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어?"

 "그 분이 워낙 그러신 분이잖아요."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을 때 주인이 돌아왔다. 얼굴에는 어이없다는 표정과 민망함이 뒤섞여 있었고, 손에는 이상한 도자기를 들고 있었다.

 유키에가 그것을 보며 물었다. "큰아버지, 그게 뭐예요? 기름 항아리예요?"

 주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 "꽃병이다."

 두 여인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파출소에 가 보니 역시 공휴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주인은 요시와라 근방을 한동안 돌아다니다가 고물상 앞에서 이 도자기를 발견하고 흥미를 느껴 사 왔다.

 아내가 물었다. "도둑맞은 것들은 찾았어요?"

 "현관에 있어. 한번 봐."

 아내가 나가 보니 빼앗긴 솜 하오리와 그 밖의 물건들이 현관 앞에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 모두 세탁이 되어 처음보다도 더 반듯하게 개켜져 있었다. 아내가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마 도시락이 없네요."

 "아마 먹어버린 거겠지."

 "그리고 제 허리띠 한쪽도 없어요." 아내가 잠시 멈추었다. "기다리는 동안 어디 다니셨어요?"

 "이리저리."

 "요시와라 안으로 들어가신 건 아니죠?"

 주인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잠깐 들여다봤지."

 유키에의 눈이 동그래졌다. "큰아버지! 그 사실이 알려지면 파면당하실 수도 있어요!"

 주인이 어깨를 살짝 으쓱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지."

 유키에가 입을 가렸고, 아내도 돌아섰다. 두 사람 모두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오후 늦게 학생 하나가 찾아왔다. 명함에는 '후루이 부에몬, 구샤미 선생님께'라고 적혀 있었다. 주인이 나가 보니 열일곱여덟 살의 소년이 서 있었다 — 머리통이 유달리 크고 머리카락은 짧게 깎아 밤송이처럼 뾰족했으며, 검은 학생복에 짚신을 신고 새로 깐 다다미 위에 진흙 발자국을 여럿 찍어 놓은 상태였다. 방 안으로 들어와 방석을 권해도 사양하고 맨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숙인 채 극도로 당황한 표정이었다.

 "무슨 일로 왔는가?" 주인이 물었다.

 소년의 얼굴이 빨개졌다. 말이 겨우 나왔다. "그 편지 때문입니다. 가네다 댁으로 보낸 편지 말씀입니다."

 "그 연애편지?"

 "예. 사실은…… 편지를 쓴 건 하마다입니다. 엔도가 밤에 가져다주었고요. 저는 제 이름만 빌려주었습니다. 후루이 부에몬이라는 이름이…… 좀 더 그럴싸하게 들릴 것 같아서요."

 주인이 그를 바라보다가 잠시 후 가볍게 "그래" 하고 말했다.

 "저와 하마다, 엔도 세 사람은…… 도미코 아가씨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도도하다는 소문을 듣고…… 한번 놀려주자 싶었을 뿐입니다.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그래." 주인이 다시 한번 말했다.

 "지금 몹시 무서운 상태입니다. 아버지가 아시면 분명히 쫓아내실 거예요. 새어머니도 계시고……" 소년의 눈이 붉어졌다.

 "그건 딱하게 됐군."

 "선생님, 혹시…… 더 이상 따지지 않아 주실 수 있을까요?"

 주인은 잠시 침묵했다. "글쎄, 좀 더 생각해 봐야겠네."

 미닫이 문 너머 다실에서 아내와 유키에는 이 대화를 한 마디도 빠짐없이 듣고 있었다. 둘은 뺨이 아프도록 웃음을 참고 있다가, 불쌍한 후루이 부에몬이 고개를 잔뜩 숙이고 물에 빠진 고양이처럼 힘없이 나가고 나서야 한꺼번에 웃음을 터뜨렸다.

 주인이 혼자 서재에 앉아 있는데 간게쓰가 찾아왔다. 우에노 동물원에 오늘 밤 호랑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주인은 처음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지만 이내 응했다.

 간게쓰는 후루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며 웃었다. "선생님, 그냥 봐주세요. 가네다 쪽에서는 편지를 받은 것 자체를 영광으로 여길지도 모르잖아요." 주인은 픽 콧방귀를 뀌며 말없이 있었다.

 두 사람이 일어나 함께 문을 나섰다. 문이 닫히자마자 다실 쪽에서 아내와 유키에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크고 거리낌 없는 웃음이 텅 빈 복도를 오래도록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