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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소 선생이 물에 빠져 옛 친구를 만나다 — 후 공자가 남으로 내려가 맹세를 지키다

앞서 말한 대로 고걸은 이미 허정국의 속임수에 빠져 죽고, 그 수급은 북조에 바쳐져 공로가 되었다. 황하 강변에는 목숨을 건지려는 패잔병들이 강을 따라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때 소곤생은 향군의 부탁을 받아 한마음으로 고걸 진영 안에서 조종을 찾고자 하여 짐 보따리를 등에 지고 나귀 한 마리를 빌려 타고 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고걸의 패잔병들이 강변을 따라 달아나다가, 곤생이 한창 걸어가는데 수십 명의 패잔병이 달려들어 곤생을 한 번 밀치니 강물 속으로 빠져 버렸고 나귀를 빼앗아 달아났다. 다행히 곤생은 얕은 곳에 빠진 데다 물살도 그다지 세지 않아 물속에 선 채로 보따리를 머리 위로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한창 위급한 때에 앞쪽에 작은 배 한 척이 있고 한 남자가 삿대를 짚으며 막 배를 댈 참이었다. 배 안의 한 가난해 보이는 노파가 불렀다. "사공아, 보아라, 저 얕은 여울에서 사람 하나가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인 것 같은데 우리가 배를 몰아가 한 목숨을 구해 음덕을 쌓으면 어떻겠느냐?" 뱃사공이 말하였다. "황하 물살이 세니 장난이 아니라오!" 노파가 말하였다. "사람이 선한 일을 행하면 강의 대왕이 절로 보살펴 준다 하지 않소." 뱃사공은 노파의 말을 듣고 즉시 배를 얕은 물가로 몰아가 불렀다. "어서 올라오시오. 당신은 죽지 않아야 할 팔자요." 곤생은 뱃사공이 장대를 앞으로 내미는 것을 보고 장대를 잡고 배에 올랐다. 온몸이 흠뻑 젖어 뱃머리에서 계속 몸을 떨며 말하였다. "춥다, 추워!" 뱃사공이 말하였다. "마른 옷을 가져다 드리리다." 곤생이 말하였다. "감사합니다!" 뱃사공이 마른 옷을 꺼내오자 곤생은 젖은 옷을 벗고 갈아입고 나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말하였다. "다행히 사공께서 건져 주신 덕분에 죽지 않았으니, 참으로 저를 다시 낳아 주신 부모와 같사옵니다." 연신 고개를 조아리자 뱃사공이 말하였다. "나의 공이 아니라오. 저 아낙이 나에게 구하라고 한 덕분이오." 곤생이 이 말을 듣고 즉시 선창 안으로 절하며 고마움을 표하다가 고개를 들어 보고 크게 놀랐다. "당신은 이정려인데 어찌 이 배에 계십니까?" 노파도 놀라 자세히 살펴보더니 말하였다. "저분은 소 선생이 아니신가요? 어디서 오시다 물에 빠지신 겁니까?"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반가워하며 선창에 앉아 곤생은 향군이 부채를 부쳐 조종을 찾아 달라 부탁하기에 그가 고걸의 진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오다가 난병에게 나귀를 빼앗기고 물에 빠졌는데 다행히 아낙이 건져 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은혜가 작지 않다! 또 정낭에게 물었다. "전 나으리 댁에 들어가셨는데 어찌 이곳에 계신가요?" 정낭이 부끄러운 빛을 얼굴에 띠며 말하였다. "그날 밤 마사영의 하인들에게 전앙의 배로 실려 간 뒤 알고 보니 전앙의 부인이 매우 질투가 심하였지요. 저를 배 위에서 보자마자 전앙과 싸우고 갈등을 빚으며 저를 배에 두지 않겠다 하였습니다. 전앙이 아내를 두려워하여 감히 거스르지 못하고 이 사공에게 저를 다시 보냈습니다. 그것도 나름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 밤낮으로 향군이 마음에 걸려 요즘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뱃사공은 옆에서 두 사람이 서로 마음 아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둘이 옛 아는 사이임을 알아채고는 정려에게 말하였다. "아낙, 화로에 불을 피워다 이 노인께 옷을 말릴 수 있게 해 드리고 천천히 이야기 나누시구려. 나는 가서 자겠소." 뱃사공은 이내 뒷 선창으로 가 졸았다. 참으로:

문을 닫고 창 앞의 달은 거들떠보지 않으며

매화더러 스스로 마음대로 피어나라 이르는구나.

두 사람이 선창에서 옷을 말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강 위에서 삿대를 짚는 뱃사공 하나가 배 안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공, 여기가 이미 여량(呂梁) 땅이니 돛을 올려 한 길 더 나아갑시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오." 삿대를 짚는 사람이 말하였다. "상공, 서두르지 마십시오! 이런 파도에 어찌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보시오, 저쪽에 배 한 척이 정박해 있으니 우리도 그 옆에 붙어 하룻밤 머물다가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지면 앞으로 가도록 합시다." 선창 안에서 말하였다. "마음대로 하시오." 이내 배를 정려의 배 옆에 대어 붙였다. 선창 안의 사람이 말하였다. "떨리던 가슴이 겨우 가라앉았으니 잠깐 눈을 붙여야겠다." 이에 배 위에 누워 잠들었다.

곤생은 배 위에서 옷을 말리며 정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객선 한 척이 와서 옆에 대는 것을 보니 배 안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밤이 어두워 분명히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말하는 목소리가 어딘지 귀에 익어, 말리던 옷을 내려놓고 선창을 나와 뱃사공에게 물었다. "그대 배는 어디로 가는 것이오? 여기에도 대었소?" 뱃사공이 말하였다. "귀덕(歸德)으로 한 상공을 보내 드리는 길이오." 곤생이 말하였다. "나도 귀덕으로 가는 참인데, 그대 배 상공이 어떤 분이신지 모르겠소?"

뱃사공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조종이 이미 깨어나 물었다. "사공,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하여 나의 꿈자리를 깨운 것이오?" 뱃사공이 말하였다. "귀덕으로 가신다는 한 연세 드신 나그네이십니다." 후생이 선창을 나와 보고 크게 놀라며 물었다. "저 배 위에 서 계신 분, 혹시 소곤생이 아니신가요?" 곤생이 한 번 보고 말하였다. "혹시 후 상공이 아니신가요? 내 어디를 찾아다니지 않았겠습니까만 이곳에 계셨군요! 정낭, 어서 나와 보시오. 후랑이 여기 있소이다." 정려가 선창을 나와 보고 말하였다. "후랑, 당신은 정말 박정하기도 하지. 내 딸을 원(院)의 누각 위에 내버려 두고 어찌 다시 보러 가지도 않았소?" 후생이 말하였다. "화를 피하여 고걸을 따라 강 방어에 나갔다가 미처 돌아가지 못하였소이다. 그대 두 분이 이 배에 계시다니 향군도 그대들과 함께 있는 것은 아닌가요? 어서 나와 만납시다!" 정낭이 말하였다. "향군이 이곳에 있다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이겠어요? 다만 향군은 당신이 화를 피해 떠난 뒤로 밤낮으로 그리워하며 발걸음이 누각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답니다. 얼마 전에 어느 큰 관리가 용우 양 나으리를 통해 은자 삼백 냥을 들여 두 번 세 번 향군을 첩으로 맞으려 하였는데요."

후생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급히 발을 구르며 말하였다. "내 향군이, 설마 개가를 한 것입니까?" 정낭이 말하였다. "그이는 원래 시집을 가지 않았어요. 향군은 뜻을 굳혀 당신을 위해 절개를 지키다가 누각 위에서 머리를 부딪혀 죽으려 하였지요." 후생이 크게 울며 말하였다. "내 향군아! 어찌 머리를 부딪혀 죽었단 말이오?" 정낭이 말하였다. "죽지는 않았어요. 머리를 부딪혀 온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지요. 누각 아래서는 쉬지 않고 사람을 요구하고 일시에 어쩔 도리가 없어 첩이 잠시 향군을 대신하여 전앙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후생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잘 되었소, 잘 됐어. 그래 당신이 전앙에게 시집가셨다면 지금은 배를 타고 어디로 가시는 것이오?" 정낭이 부끄러워 말을 잇지 않았다. 곤생이 말하였다. "그는 전앙의 질투하는 부인에게 쫓겨나 지금은 이 배 위의 한 장수에게 다시 시집을 갔다오." 후생이 가볍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런 파란이 있었으니 가련하기도 하구려!" 이어 곤생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곳에 계신 것이오?" 곤생이 말하였다. "향군이 원에서 날마다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특별히 저에게 편지를 들고 그대를 찾도록 부탁하였소이다." 후생이 물었다. "편지는 어디 있소?" 곤생이 보따리를 풀어 부채를 꺼내어 후생에게 건넸다.

후생이 받아 보고 말하였다. "이것은 소생이 그에게 준 마음을 담은 시 부채인데 어찌 편지라 하는 것이오?" 다시 한쪽 면을 보며 말하였다. "누가 복숭아꽃을 그린 것이오?" 곤생이 이에 향군이 꽃다운 얼굴을 부딪혀 부채 면에 피가 튀었는데 양룡우가 가지와 잎을 더하여 꺾인 복숭아꽃 몇 가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었다. 후생이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핏방울들이었다. 이내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며 말하였다. "내 향군을 병들게 하였구나! 이 桃花扇은 진실로 소생의 지극한 보배이니 아침저녁으로 절하여 모셔야겠다. 다만 어찌하여 그대 손에 있게 된 것이오?" 곤생이 다시 '부채로 편지를 대신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후생은 감을 수 없이 크게 울었다. "향군아, 향군아! 소생이 그대에게 어찌 보답해야 할까?" 또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정낭과 함께 같은 배에 계신 것이오?" 곤생이 황하 강변에서 난병을 만나 강에 빠졌는데 정낭이 사공에게 시켜 구해 준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고, 또 후생에게 물었다. "그대는 고걸 진영에 계셨다 어찌 이곳에 오신 것이오?"

후생도 고걸이 간언을 듣지 않아 고걸 곁을 떠났는데 나중에 고걸이 허정국의 병사들에게 암살당하여 허 병사들의 추적이 두려워 배를 사서 남으로 건너 왔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었다. 곤생이 말하였다. "그러하다면 일단 남경으로 가서 향군을 만나 봅시다. 그런 다음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후생이 기꺼이 말하였다. "일리가 있소! 지금 누군가 뒤를 쫓을까 두려우니 어서 옷을 바꿔 입고 모두 배를 출발시켜 갑시다!" 이에 즉시 정낭과 작별하고 곤생과 함께 배를 출발시켜 남경을 향해 떠났다.

향군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다음 회를 들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