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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가인을 찾아 누각에서 그림에 제시하다 옛 벗을 방문했다 서점에서 사로잡히다

이야기인즉, 후조종(侯朝宗)이 소곤생(蘇昆生)과 함께 배에 올라 밤을 타서 남경(南京)을 향해 나아갔다. 다행히 바람이 순하고 배가 빨라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남경에 이르렀다. 날이 저물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주막을 찾아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 날이 밝자, 곤생으로 하여금 주막에서 짐을 지키게 하고, 자신은 소매 속에 복숭아꽃 부채를 품고 곧장 진회(秦淮)로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향군(香君)의 문 앞에 이르렀는데, 보니 두 짝 문이 반쯤 닫혀 있고 인적이 고요하기만 했다. 손으로 문을 밀고 비켜서 들어가니, 어느새 미향루(媚香樓) 아래에 이르렀다. 조종은 속으로 헤아렸다. '여기가 미향루로구나. 보건대 쓸쓸하고 적막하며, 낮에도 발이 드리워져 있으니, 아마 향군이 봄잠에 빠져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내 먼저 부르지 않으리라!' 이에 옷자락을 들고 살금살금 층계를 밟아 조용히 위층으로 올라가 보니, 노래하고 춤추던 누각이 어느새 화실(畫室)로 바뀌어 있어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다시 생각해 보았다. '혹 향군이 나를 위해 정절을 지키며 옛 기루(妓樓)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꺼려, 이리하여 그림에 마음을 두고 봄 수심을 달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시 한번 살펴보며 말했다. '이곳이 향군의 침실이니, 가만히 밀고 들어가 향군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리라.' 막 가까이 다가가려 하니, 자물쇠가 단단히 잠겨 있어 오랫동안 열지 않은 것 같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멍하니 선 채로 잃어버린 것이 있는 양 허전하기만 했다.

놀라고 의아해하고 있는 사이, 홀연 아래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내려다보니 한 사람이 화선지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후생(侯生)을 보자 크게 놀라며 말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기에 내 숙소 누각에 올라왔소?" 후생이 답했다. "이곳은 내 향군의 규방 누각인데, 당신은 어찌하여 여기 머물고 있소?" 그 사람이 말했다. "나는 화사(畫士) 남영(藍瑛)이라 하오. 병과(兵科) 양용우(楊龍友) 선생이 나에게 숙소로 마련해 주신 곳이오." 후생이 말했다. "원래 남 노선생이셨군요, 오래전부터 앙모해 왔습니다!" 남영이 물었다. "형의 존함은 어찌 되시오?" 후생이 말했다. "소생은 하남(河南)의 후조종이라 하오. 역시 용우 형의 오랜 교분이 있는 사람이오."

남영은 이름을 듣자 크게 놀라며 "아이구!" 하고 소리를 내며 말했다. "문명(文名)이 귀에 쟁쟁했는데 이제야 만나 뵙게 되었소. 앉으십시오, 앉으십시오!" 후생이 자리에 앉아 급히 물었다. "먼저 묻겠소. 내 향군은 어디로 갔소?" 남영이 말했다. "이미 궁중으로 뽑혀 들어갔소." 후생은 입궁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안색이 싹 변하며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어찌하여 궁중으로 뽑혀 들어갔단 말인가, 언제 간 것인가? 원앙금침은 그대로 덮여 있고 낡은 손수건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보는 것마다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구나! 소생이 정을 맺던 날을 돌이켜 보면, 복숭아꽃이 한창 피어 신선한 누각을 환히 물들이고 있었거늘. 미인이 한번 가고 나니 이처럼 황량해질 줄이야! 오늘 소생이 다시 돌아왔는데, 또 복숭아꽃이 활짝 피었구나. 이 경치에 마음이 흔들리니,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그러자 눈물이 샘솟듯 흘러내려 멈출 수가 없었다.

한창 슬피 울고 있을 때, 홀연 아래에서 의장 소리가 들리더니 차츰 문 앞에 이르렀고, "병과 양 나리께서 남 공(藍公)을 찾아오셨소, 문밖에서 가마를 내리셨소!"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남영이 황급히 마중하러 올라왔다. 용우(龍友)는 후생을 보자 읍하며 물었다. "후 형은 언제 오셨소?" 후생이 말했다. "방금 도착하여 아직 인사도 드리지 못했소." 용우가 말했다. "들으니 형이 줄곧 사공(史公)의 막중에 계셨고 또 고병부(高兵部)를 따라 황하 방어를 하셨다 하더이다. 어제 군사 보고를 보니, 고걸(高傑)이 정월 초열흘 날 허정국(許定國)에게 피살되었다던데, 그때 형은 어디 계셨소?" 후생이 말했다. "소제(小弟)는 고걸이 허정국을 능욕하는 것을 보고 힘써 화해를 권고했으나, 고걸은 끝내 듣지 않았습니다. 소생은 그때 화근이 생길까 두려워 사직하고 귀향하여, 부친을 모시고 산중으로 피신하려 했습니다. 허 장군의 군사 행적이 두려워 다시 배를 사서 남으로 내려왔다가, 길에서 소곤생이 부채를 들고 찾아오는 것을 만나 밤새 달려 약속 장소로 왔으니, 향군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언제 간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소?" 용우가 말했다. "향군은 정월 여드레 날 궁중으로 선발되었소." 후생이 또 물었다. "언제나 나올 수 있겠소? 소생은 여기서 기다릴 수밖에 없소." 용우가 말했다. "향군이 궁에서 나오기는 까마득한 일이고, 또한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못 되니, 차라리 다른 아름다운 이를 찾는 편이 낫겠소."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남영은 곁에서 그림 그리기를 마쳤다. 두 사람이 고개를 들어 보니, 《도원도(桃源圖)》 한 폭이었다. 물었다. "형은 누구를 위해 그린 것이오?" 남영이 말했다. "장요성(張瑤星) 선생이 새로 지은 송풍각(松風閣)에, 병풍으로 만들어 장식하려고 하는 것이오." 후생이 감탄하며 말했다. "훌륭하오, 훌륭해! 구도와 채색이 모두 금릉(金陵)의 옛 화풍과는 다르오." 남영이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선생께서 제시(題詩)를 써 주시면 졸작을 빛내주시겠습니까!" 후생이 겸손하게 말했다. "잘못 쓰게 될까 두렵소, 이름 높은 붓을 더럽힐까 하오!" 그러고는 붓을 들어 단숨에 칠언절구 한 수를 지었다. 시는 이러하다.

원래 꽃 구경하던 동굴 속의 사람이었거늘,

다시 돌아와 어찌 미혹의 나루에 이를 수 있으랴.

어부가 거짓으로 빈 산길을 가리켰으니,

복숭아 고을은 스스로 진(秦)을 피해 남겨둔 것이로다.

귀덕(歸德) 후방역(侯方域) 씀

용우가 한번 읽고 나서 말했다. "아름다운 구절이오! 뜻이 깊고 멀어, 소제를 은근히 탓하는 뜻이 있는 것 같소." 이에 일어서며 말했다. "후 형, 원망하지 마시오. 지금 마(馬)·완(阮)이 정권을 잡고 전적으로 원수를 갚는 일만 일삼고 있소. 마침 여드레 날 잔치를 베풀어 향군을 불러 노래를 부르게 하려 했는데, 향군의 성질이 불같아 손가락으로 두 공(公)을 가리키며 한바탕 크게 꾸짖었소. 완원해(阮圓海)는 향군을 눈 속에 밀어 넣고 발로 걷어차려 했는데, 다행히 소제가 옆에서 힘껏 말려 궁중으로 보내어 우선 목숨을 보전하게 했소. 형이 이곳에 미련을 두다가 소인들에게 계략을 당할까 두려우니, 떠나시오." 후생이 말을 듣고 말했다. "알겠소, 소제는 즉각 작별을 고하겠소!" 이에 남전숙(藍田叔)과 작별하고 층계를 내려가 떠났다. 정히 이러하다.

항아(嫦娥)가 한번 달 속으로 들어가니,

무협(巫峽)에 천추토록 흰 구름만 빈 하늘에 떠도는구나.

한편, 남경 삼산가(三山街) 위에 서방(書坊) 하나가 있으니, 바로 채익암(蔡益庵)이 운영하는 곳으로, 가게 안에 책이 상자에 가득하고 서가에 넘쳐나며 가게와 누각이 이어져 있었다. 남북으로 장사하고 옛것과 새것을 쌓아 놓을 뿐 아니라, 엄정한 비평과 묘선(妙選)으로 정교하게 새기고 잘 인쇄한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날 채익암이 문을 열고 간판을 내걸었다. 또 마침 을유년(乙酉年)이 향시(鄕試)가 있는 해라, 예부상서(禮部尚書) 전겸익(錢謙益)의 주청을 허락받아 즉시 문체(文體)를 바로잡아 새 풍조를 빛내고자 명필(名筆)인 진정생(陳定生)·오차미(吳次尾) 등 여러 사람을 초빙하여 안에서 글을 수정하고 비평하게 하였다. 이에 봉투 한 장을 처마 아래 붙여 구매자들이 볼 수 있게 하였으니, 더 말할 나위 없다.

한편, 후조종은 양용우의 말을 듣고 급급히 주막으로 돌아와, 향군이 궁에 들어가게 된 일과 간신 완(阮)의 복수에 관한 일을 곤생에게 알렸다. 또한 주막에 머물다 보면 누군가 흔적을 추적할까 두려워, 곤생과 함께 짐을 지고 조용한 곳을 찾아 며칠 더 머물면서 향군의 소식을 살피려 했다. 곤생이 말했다. "보건대 인심이 이미 변하고 조정이 날로 어지러운 데다, 당도의 여러 공들이 날마다 바른 사람들을 얽어매고 오랜 원한을 갚고 있소. 그 칼날을 잠시 피해 향군의 소식을 천천히 알아보는 것이 낫겠소." 후생이 말했다. "그 말도 맞소. 하지만 이 부근 고을에 아는 사람이 없고, 오직 진정생은 의흥(宜興)에, 오차미는 귀지(貴池)에 있으니, 옛 벗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겠소."

두 사람이 거리와 골목을 지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삼산가에 이르렀다. 채익암의 서점 간판을 보고 후생이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이 채익암 서점이오. 정생과 차미가 늘 여기 머물고 있으니, 소식을 물어보세." 처마 아래로 가니 기둥에 봉투가 붙어 있었고, 거기에 '복사문적(復社文的)'이라 쓰여 있었으며, 왼쪽 작은 글씨로 '임오·계미 방묵합각(壬午癸未房墨合刊)', 오른쪽에 '진정생·오차미 두 선생 신선(新選)'이라 쓰여 있었다. 후생이 보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 두 사람이 분명 여기 묵고 있겠구나!" 이에 카운터 앞으로 가서 말했다. "주인장!" 채익암이 나와서 만나니, 후생이 물었다. "진정생·오차미 두 분 공이 여기 계시오?" 채익암이 말했다. "지금 안에 계시니, 불러 드리리다." 두 사람은 후조종·소곤생 두 분이라는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며 가게 안으로 청하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마침 완대성(阮大鋮)이 병부시랑(兵部侍郎)으로 승진하여 특별히 망옥(蟒玉)을 하사받고 흠명(欽命)으로 강(江)을 방위하고 있었다. 이날 방문객을 만나러 삼산가에 이르러 서점 기둥에 붙은 봉투를 보고, 장반(長班)을 불러 떼어서 보게 하더니 노하여 말했다. "아! 복사(復社)는 동림(東林)의 후예로 주표(周鑣)·뇌연조(雷縯祚)와 한패인데, 조정에서 지금 찾아 잡으려 하거늘 감히 선서(選書)를 두고 있단 말인가? 이 책장수도 간이 너무 큰 것이다! 빨리 가마를 세워라!" 이에 책방 주인을 불러 명하였다. "이 서점은 왕법을 지키지 않고 복사 두목들과 내통하고 있다. 이제 명을 받들어 역당을 추포하노니, 빨리 진무사(鎮撫司)에 보고서를 보내 교위(校尉)를 보내어 사람을 잡게 하라. 잘 감시하여 이 사람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라!"

세 사람이 안에서 이를 듣고 나와 가마 앞에서 물었다.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사람을 잡으려 하오? 이 노선생은 하늘도 귀신도 두렵지 않소!" 대성이 말했다. "존함이 어찌 되시오?" 세 사람이 각각 성명을 밝히자, 대성은 크게 노하여 말했다. "오! 알고 보니 바로 너희 세 사람이었구나, 오늘에야 이 관리를 알아보겠다!" 세 사람이 말했다. "당신이 바로 완 수염쟁이요? 오늘 복수하러 온 것이오, 좋소, 좋아! 다 함께 그를 조문 앞으로 끌어내어 그의 평소 행실을 따져봅시다!" 대성이 짐짓 웃으며 말했다. "서두르지 마시오, 당신들이 따질 것이 있겠소!" 이에 의기양양하게 가마에 올라 떠났다. 이윽고 네 명의 교위가 족쇄와 패를 들고 서점 앞에 나타나, 책방 주인에게 물었다. "그 세 선비는 어디 있소? 빨리 데려다 잡겠소!" 세 사람이 말했다. "우리 셋이 그 사람들이오!" 교위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족쇄를 채우고 벌 떼처럼 몰려가 버렸다. 채익암이 말했다. "소 형, 빨리 오시오, 큰일 났소, 큰일 났어! 선서하던 두 분은 잡혀가셨지만, 후 상공까지 잡혀가시다니, 어찌하면 좋겠소?" 곤생이 말했다. "우리가 따라가서 정확한 소식을 알아보고, 구할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정히 이러하다.

원한을 품고 바른 사람을 묶어 가지만,

재앙에 빠져도 군자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세 사람의 길흉이 어떻게 될지는, 다음 회를 들어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