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젠러선이 꾀로 처남 어른을 이용하고, 인유인이 황 지현에게 크게 소란을 피우다
각설하고, 인청이 러선을 보고 말하였다. "라오젠! 나랑 양 몰러 가자." 러선이 웃으며 말하였다. "좋소, 좋아요! 마침 잘 됐소! 양 몰기도 좋습니다만, 판돈이 작으면 안 하겠소!" 인청이 말하였다. "백 냥에 한 판." 러선이 말하였다. "너무 작소!" 인청이 말하였다. "이백." 러선이 말하였다. "너무 작소, 너무 작소!" 인청이 말하였다. "삼백, 사백, 오백, 천!" 러선은 그래도 고개를 저었다. 인청이 말하였다. "은자 열 냥!" 러선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인청이 말하였다. "라오젠! 어디서 돈벼락이라도 맞았소? 나랑 양 몰기는 않겠으니 그래도 몇 냥만 빌려 주시오!" 러선이 말하였다. "빌려 줄 돈은 없소! 하려면 내기나 합시다!" 인청이 말하였다. "그러면 얼마나 걸어야 하겠소?" 러선이 말하였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일격천금(一擲千金)'이라 하셨소. 황금 천 냥을 거신다면 같이 해드리겠소이다." 인청이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라오젠! 정신이 나간 것 아니오?" 러선이 말하였다. "제가 미친 게 아니라 당신이 좀 가난하실 뿐이오! 현감 어른의 처남이 되어 어찌 이리 초라하단 말이오!" 인청이 말하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돈 벌 길이 없으니 어찌하겠소." 러선이 말하였다. "황금 천 냥을 올인으로 거신다면 같이 하겠소이다. 아시다시피 황금 한 냥이 은자 열여섯 냥이니, 황금 천 냥이면 은자 만육천 냥이오!" 인청이 말하였다. "당신한테 그 돈이 어딨소이까!" 러선이 말하였다. "당신이 이기기만 하면 내가 외상을 하지 않겠소." 말을 마치더니 인청을 끌고 자기 여관으로 가서 주사위 그릇을 꺼내어 놓았다. "자, 자, 자!" 인청이 웃으며 말하였다. "황금 천 냥 한 판을 거니, 당신이 버티면 자형에게 당신을 붙잡아 두겠소. 하늘까지 날아가도 소용없을 거요. 당신이 주인패니 빨리 던지시오!" 러선이 한 번 던지니 아홉 점이 나왔다. 인청이 말하였다. "이번엔 내가 이겼군!" 두 번을 던져도 이기지 못하다가, 주사위를 손에 집어 들고 비비더니 힘껏 던졌다. 주사위가 그릇에 떨어지는데, 이, 이, 이 세 개에 육, 육 두 개가 보이고, 나머지 하나가 아직 구르고 있었다. 눈에 보이기에는 육이 나오면 분상(分相)이 되어 이기게 생겼다. 인청이 얼른 러선의 옷깃을 잡고 주사위를 향해 소리쳤다. "육이야, 육, 육, 육!" 과연 육이 나왔는데, 그만 이 하나를 쳐서 사(四)로 바뀌어 겨우 여덟 점이 되니, 딱 지고 말았다. 인청은 손을 놓고 몸을 뒤집어 달아나려 하였다. 러선이 얼른 뒤쫓아 한 손으로 잡아 세웠다. 인청이 다급하게 말하였다. "내 살가죽을 벗기려고!" 러선이 말하였다. "외삼촌! 그러지 마시고, 드릴 말씀이 있소이다!" 인청이 말하였다. "말고 뭐고, 살가죽이나 벗기시오!" 러선이 그를 눌러 앉히며 말하였다. "외삼촌! 앉으시오. 우리 그저 농담으로 한 것인데 누가 진지하게 따지겠소이까!" 인청이 말하였다. "진지하게 따져도 상관없소, 내 목숨 하나뿐이오!" 러선이 웃으며 말하였다. "제가 무슨 배짱으로 외삼촌의 목숨을 요구하겠소이까? 지금 황금 천 냥이 여기 있는데, 받으실 의향이 없으십니까?" 인청이 말하였다. "지금 꿈을 꾸고 계신 거요?" 러선이 말하였다. "꿈이 아니오. 꿈에도 생각 못 할 이 횡재, 오직 외삼촌께서 가져가실 능력이 있느냐에 달린 것이오!" 그제야 인청은 말속에 뭔가 있음을 느끼고 물었다. "어떤 횡재이고, 어떤 능력을 써야 가져갈 수 있단 말이오?" 러선은 량천라이(梁天來)가 링구이싱(凌貴興)을 고소한 일의 전말을 설명하고 또 말하였다. "링구이싱은 사실 억울하게 피소된 것이라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자진하여 황금 천 냥을 안으로 보내 억울함을 풀고자 합니다. 외삼촌이 안에서 받는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거기에 더하여 따로 은자 천 냥을 사례하겠다 하니, 더 나아가 안에서 한 푼도 받지 않겠다는 말씀을 끌어내어 주신다면, 이 황금 천 냥과 은자 천 냥이 모두 외삼촌 것이 되는 게 아니겠소이까?" 인청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하였다. "내가 일단 가서 운이나 한번 시험해 보겠소. 성공하면 주점에서 거하게 한턱 내겠소." 러선이 말하였다. "감사합니다, 외삼촌. 다만 빠를수록 좋습니다!"
인청은 아무 대꾸도 않고 일어서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걸어가면서 속으로 생각하였다. '은자 천 냥을 약속해 주고 나는 황금 천 냥을 독차지하면 좋겠군.' 또 생각하였다. '안 되지, 안 돼! 너무 적겠지. 그를 움직이지 못할까 봐. 차라리 황금 오백 냥을 약속하는 게 낫겠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집무실에 이르렀다. 황 지현이 그 안에서 공문을 검토하고 있었다. 인청이 들어가 자형을 불렀다. 황 지현이 고개를 들어 보고 말하였다. "너 요 며칠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게냐, 열흘이 넘도록 얼굴도 안 보이더니. 거울이나 한번 비춰 봐라, 얼굴에 온통 들판 기운이 가득하구나. 좀 조용히 지내며 서재에서 글씨 연습이나 하고 책이나 읽으면 어떻겠느냐! 정경서는 몰라도 소설이라도 읽으면 마음이 좀 안정될 것 아니냐. 어찌하여 종일 밖에서 헤매고 다니느냐, 무얼 얻으려는 것이냐!" 인청이 말하였다. "자형! 내가 책을 안 읽는다고 탓하시지요! 전에 고향에서 가져온 대판 금병매(金甁梅)를 자형이 태워 버리지 않았소이까, 음란서적이라면서요. 자형은 내가 그 음란서책을 읽어 은자라도 생겨날까 봐 두려우신 거지요? 저는 이제 진짜 금자를 드리러 왔으니, 어떻소이까!" 황 지현이 말하였다. "헛소리 말고 안으로 들어가거라!" 인청이 말하였다. "헛소리가 아닌 진짜 이야기입니다. 바로 량천라이가 올린 그 소장 말입니다. 저 링구이싱은 억울하게 피소된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하다가 또 생각하였다. '황금 오백 냥도 그를 움직이기에 부족할지 모르니 더 많이 약속하는 게 낫겠어. 내가 조금 덜 챙기면 되지.' 그리고 또 말하였다. "저 사람이 지금 사람을 보내 와서 자형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기를 청하며, 황금 팔백 냥을 보내 드리겠다 합니다." 황 지현이 크게 놀라 분노하여 꾸짖었다. "네놈이 밖에서 아무렇게나 놀아도 그렇다지만, 어찌 내 소송에 간섭하려 드느냐! 조심하거라, 어서 썩 나가지 못하겠느냐!" 인청은 처음에 말만 하면 성공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크게 핀잔을 먹고 화가 나서 두세 걸음에 집무실을 나와 안채로 들어갔다.
인유인(殷孺人)이 마침 그 자리에서 하녀를 때리고 늙은 하인을 꾸짖고 있었다. 인청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누이의 침상에 가 누워 울었다. 유인이 한바탕 때리고 꾸짖다가 방으로 들어와 보더니 이 꼴을 보고 크게 놀라 말하였다. "오라버니! 왜 이러세요?" 두 번을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또 물었다. "혹시 누가 오라버니를 못 살게 굴었나요? 어서 말해요, 내가 기를 펴게 해 줄 테니!" 인청은 물음을 받고 오히려 더욱 크게 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흐느끼며 말하였다. "누…누이! 노잣돈 좀 빌려 줘요, 강서로 돌아가겠소. 자형이 나를 내쫓으려 하오!" 인유인이 크게 놀라 갑자기 소리쳤다. "하녀야! 나리를 모셔 오거라!"
잠시 후 황 지현이 들어왔다. 인유인이 말하였다. "나까지 내쫓으려면 같이 내쫓으세요. 노잣돈만 주시면 나 오누이 당장 떠나겠어요! 그래야 다시 현명하고 예쁘고 순하고, 게다가 친정 식구가 한 명도 없는 여자를 새로 골라다 마님으로 앉히실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저는 그런 복이 없으니 사람을 따라 거리에서 먹을 갈며 글씨 파는 뒷바라지나 하고, 팔린 돈 몇 푼으로 쌀 사다 밥 짓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요. 어디 제가 복이 있어 아문에서 살겠어요! 본래 복 있는 마님들이나 사는 아문에, 우리 같은 소가문 출신이야 고생이나 받아야 마땅한 것을, 스스로 처지도 모르고 먼 길을 달려왔다가 이렇게 멸시를 받는군요. 오라버니! 어서 일어나요! 짐이나 싸요. 남자 대장부가 왜 울어요! 당신이 비록 재주는 없어도, 쓴 글씨가 돈이 되지 않아도, 그렇다고 굶어 죽지는 않잖아요! 우리는 눈 크게 뜨고 남이 출세하고 돈 버는 것이나 구경합시다!" 말을 마치고 연달아 짐을 싸라고 재촉하며 또 말하였다. "노잣돈조차 안 내주셔도 상관없어요. 빌어먹어서라도 돌아갈 거예요. 저 같은 여자의 체면도 못 깎겠소이다!" 황 지현이 말하였다. "갑자기 무슨 난리요? 나는 도통 모르겠소!" 인유인이 말하였다. "흥! 누가 당신한테 내 사정 이해해 달라고 했소이까! 내 오라버니가 못나서 여기 눌러앉아 있는 건데, 종의 종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군요. 나는 당초부터 정식으로 예를 갖춰 시집온 것도 아니고 남자 따라 몰래 도망쳐 온 것이니, 내 오라버니도 왕팔(王八) 오라버니라고 쫓겨나는 것이지요!" 황 지현이 노하여 말하였다. "유인! 그게 무슨 말씀이오? 그가 밖에서 아무렇게나 놀아대며 자신의 체면도 돌보지 않으니……" 인유인이 바로 끼어들며 말하였다. "에이! 본래부터 소가문 출신이지, 지현 대인도 아닌데 무슨 체면을 돌보오?" 지현이 말하였다. "내가 얼마나 화를 다스려도 나아지질 않으니……" 인유인이 또 끼어들며 말하였다. "그래요! 그걸 두고 '잘 죽어야 할 놈이 안 죽는다'는 거지요! 아직도 죽지 않았으니 저도 말할 것도 없군요!" 황 지현이 말하였다. "그건 그렇다 쳐도! 오늘은 갑자기 내 소송에까지 끼어들려 하지 않소이까. 내가 두 마디 했다고 내쫓은 것이 되오? 그걸로 이리 하늘이 무너지도록 난리를 치는 것이오!" 인유인이 말하였다. "오라버니! 어찌 거울도 안 비춰 보고, 어떤 신분으로 남의 공사에 끼어드려 했단 말이오, 그러니 이렇게 수모를 당하고 내 방에까지 와서 우는 것이지요!" 인청이 이를 듣고 벌떡 일어나 말하였다. "누이! 이건 '개가 여동빈(呂洞賓)을 문 격'이오! 항상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관직에 오르면 큰 저울로 금을 달고 작은 저울로 은을 단다는데, 우리 판위현은 또 이름난 좋은 자리라 하던데, 아문 안은 오히려 얼음처럼 싸늘하지 않소이까. 외부에서는 지금 이 현감이 바보라, 돈이 있어도 쓸 줄 모른다 하오. 나 그 말 듣고 매우 의아했소. 오늘 나가다 어떤 향신 집 사야(師爺)를 만났는데, 량천라이가 링구이싱을 허위로 고소한 것이라 하면서, 지금 링씨가 황금 팔백 냥을 안으로 보내 억울함을 풀어 달라 청하니 자형이 도와달라는 것이오. 나는 그를 끌어들인 것도 아닌데, 뜻밖에 자형은 나를 내쫓으려 하지 않소이까! 누이! 황금 한 냥이 은자 열여섯 냥이니, 이 팔백 냥 황금은 일팔 팔, 육팔 사십팔이라, 도합 만이천팔백 냥 은자요! 내가 만 냥 가량의 은자를 들여오려는 일편단심으로 이 수모를 받았으니, 분하지 않겠소이까?"
인유인이 급히 물었다. "오라버니! 어찌 된 일이오! 사람들이 정말로 황금 팔백 냥을 우리한테 보내 준다는 거요? 어째서 나한테 먼저 말하지 않았소?" 인청이 말하였다. "당신한테 말한들 어찌하겠소? 자형이 그 사람 대신 억울함을 풀어 주어야 사람들이 보내 주는 것인데, 당신한테 말한들 무슨 소용이오? 설마 사람들이 공짜로 줄 것 같소?" 인유인이 손가락을 꼽아 셈하였다. "팔백 냥에, 황금 한 냥이 은자 넉 냥이니, 사팔 삼십이, 삼천이백 냥이오. 무게로 두 짐은 되겠네! 우리한테 이런 두 짐만 한 복이 있을지 모르겠소. 나리! 어째서 집 앞에 갖다 바치는 금자를 마다하시오? 무슨 도리요? 그래도 가난이 두렵지 않으시오?" 황 지현이 말하였다. "공공연하게 받을 수 있는 뇌물이 아니오. 심리도 해보지 않고 누가 옳고 그른지도 모르는데, 만약 받고 나서 도적을 내버려 두고 백성을 해치는 일을 하게 된다면 어찌하겠소? 게다가 나는 관직을 맡아 나름의 녹봉이 있소. 나는 분외의 재물을 탐하지 않겠소!" 인유인이 말하였다. "흥! 복이 없다는 소리는 않겠소만, 도적을 내버려 두고 백성을 해친다니. 당신 말이 심리도 해보지 않았다 하면서, 어찌 도적을 내버려 두고 백성을 해치는 일임을 아시오? 이게 어떤 사건인지 내게 말해 보시오." 황 지현이 입을 다물었다. 인청이 말하였다. "어떤 사건이냐고요? 량씨가 강도에게 습격을 당해 일곱 구의 시체 여덟 생명이 났는데, 그 량씨는 강도를 고소하지 않고 링씨 성의 선비를 고소하여, 링씨가 사주한 것이라 하는 거요." 인유인이 말하였다. "그 팔백 냥 황금은 누가 보내는 거요?" 인청이 말하였다. "바로 그 링씨가 억울하게 피소되었으니 보내겠다는 것이오. 자형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기를 청하는 거요!" 인유인이 갑자기 표정이 싹 바뀌어 황 지현에게 말하였다. "이런 손쉬운 순수인정도 못 하시겠소이까! 내가 당신한테 시집왔으니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하루도 복을 누리면 안 된다는 거요? 량씨가 고소한 게 선비라면, 당신은 어찌 도적을 내버려 두고 백성을 해친다는 말까지 했소이까? 당신이 아직 출세하기 전에도 선비 아니었소이까. 그때 당신도 강도였단 말이오?" 황 지현이 발을 구르며 말하였다. "아이고! 어찌 이리 막무가내요? 강도를 한 게 아니라, 강도 무리를 규합하여 습격하고 살상했다고 고소한 거요!" 인유인이 말하였다. "내가 막무가내가 아니라 당신이 막무가내요! 당신도 선비 아니오이까, 당신이 강도 무리를 규합한 적이 있소이까? 강도 한 명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소이까! 나는 당신이 학문을 닦아 이치를 아니 선비는 선비를 아낀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당신과 같은 부류의 선비를 강도로 취급하다니, 오히려 내가 막무가내라 하시는구려!" 황 지현이 말하였다. "내가 언제 그를 틀림없이 강도라 했소이까! 심리를 해보지 않았으니, 그가 강도가 아닌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오!" 인유인이 말하였다. "봐요! 당신이 여전히 막무가내잖소! 선비가 강도가 아닐까 의심하려거든, 왜 당신 자신도 강도가 아닐까 의심하지 않소이까? 이 일은 명명백백 링씨가 억울함을 당한 것이오. 내일 공당에 나가 먼저 링씨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그러고 나서 따로 차역을 보내 강도를 잡으면 량씨도 억울하지 않겠소이까. 이 팔백 냥 황금, 당신이 받지 않겠다면 내가 받겠소! 부부가 좋건 나쁘건 이 한 번으로 판가름 납니다. 좋으면 같이 누리고, 나쁘면 이걸 노잣돈 삼아 강서로 돌아가겠소. 마음대로 여기서 청백리 하시구려! 오라버니! 먼저 나가서 금을 즉시 달아 보내라 하시오. 내일이면 틀림없이 아무 일 없을 것이오. 내가 여기서 따르지 않게 내버려 두지 않겠소!"
인청은 기다렸다는 듯 일어서서 나갔다. 황 지현이 막으려 하였지만 어찌 막을 수 있었겠는가.
결국 어떤 결말이 났는지는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