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견문록 I: 썩은 내 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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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금지, 다시 나타난 시체 (3/4)

이튿날 아침 일찍, 정후이원은 정확한 시간에 기숙사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무닝샹이 왔고,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약 20분쯤 지나자 두 사람은 이미 땀에 젖어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어느새 산기슭 근처의 낡은 창고 뒤편까지 뛰어와 있었다. 눈앞에는 산림 입구가 있었고, 녹슨 자국이 얼룩덜룩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위에는 "출입 금지"라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무닝샹이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언니, 이게 뭐예요? 산기슭 입구인데 왜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하는 거예요?"

"이거 말이야," 정후이원은 자신이 막 대학 1학년이 되었을 무렵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듣기로는 여기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대. 15년 전, 그러니까 2005년쯤이었을 텐데, 어떤 사람이 이 안에서 죽었다더라고. 나중에 학생들 한 무리가 산림에 놀러 갔다가 썩는 냄새가 나서 발견됐대. 죽은 모습이 얼마나 참혹했던지, 사람이 반쯤 썩어 있었대."

"세상에, 그게 누군데요? 그렇게 참혹하게 죽다니."

"장주대학교 초대 총장이었던 것 같아. 이름이 뭐더라… 런자화? 이 학교가 사립대학이잖아, 창립자이자 초대 이사장도 그 사람이었던 것 같아."

"런자화요? 학교 소개 책자에 확실히 그 이름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어떻게 죽은 거예요?"

"당시 조사 결과는 자살이었어. 그 사람이 실종된 다음 날, 경찰이 총장실에서 그가 직접 쓴 유서를 발견했거든."

"왜 자살한 거예요?"

"몰라, 경찰도 발표한 게 없어."

"15년이나 지났는데 자살 이유도 못 밝혀낸 거예요?"

"응, 이제 거의 미제 사건이 된 셈이지."

"그럼 그 사람 가족은요? 아내랑 아이들은 어떻게 됐어요? 부모님도요."

"부모님은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아내는 그 사람이 죽은 해에 죽었고, 아이도 행방불명됐어. 누구는 유괴됐다고 하고, 누구는 죽었는데 발견이 안 됐다고 하고, 마치 사람이 증발해버린 것 같았대."

"세상에, 그럼 완전 멸문이나 다름없잖아요?"

"그러니까. 15년 전이면 나 네 살이었는데, 나도 텔레비전에서 이 뉴스를 본 적 있어."

"그럼 지금 총장은 이름이 뭐예요?"

"둥리신, 들어봤어?"

"조금 들어본 것 같아요. 몇 대째 총장이에요?"

"2대. 초대 총장이 죽고 나서 그 사람이 총장이 됐고, 그 뒤로 15년째 계속하고 있어."

"한 사람은 성이 런이고 한 사람은 성이 둥이면, 이 두 사람 이름 들어보면 혈연관계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혹시 사촌 형제인가요?"

"그건 알 수 없지."

무닝샹은 듣고 있자니 좀 마음이 무거워져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고개를 돌려 잡초가 무성한 산림 입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언니, 우리 그냥 안에 들어가서 볼까요? 뭔가 발견할지도 모르잖아요."

정후이원이 웃으며 말했다. "너 꽤나 호기심이 많구나. 사람이 죽은 지도 15년이나 됐는데, 안에서 뭘 찾을 수 있겠어? 있어봤자 이미 다 썩었겠지?"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이따 수업도 없잖아요, 그냥 가서 보죠 뭐."

"그래, 그럼 가자."

두 아가씨는 앞으로 걸어가, 조심스럽게 안내판을 피해 돌아갔다. 그 안내판 위의 녹슨 자국은 큼지막하게 얼룩져 있었는데, 두께가 거의 1센티미터는 될 듯했다. 그들은 산림 입구로 들어서서 길가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와 가시덤불을 피하며 금세 산림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눈에 들어온 것은 여러 무더기의 차나무였는데, 가을 찻잎이 이미 여린 초록빛 새순을 틔우고 있어서 마치 작은 다원처럼 보였다. 정후이원은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며, 왠지 이곳이 그렇게 황폐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여러 곳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무닝샹은 신기한 듯 찻잎 새순을 따서 코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정후이원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물었다. "이거 따서 가져가서 차로 우려 마시려고?"

"네, 어떤 사람들은 가을 찻잎이 맛없다고 하는데,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무닝샹은 그렇게 말하면서 큼직한 찻잎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냄새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쪽을 본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곧바로 공포에 질린 비명을 질렀다.

"으악——!"

정후이원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휴대폰을 놓칠 뻔했다. 영문을 몰라 물었다. "왜 그래?"

"언니," 무닝샹이 떨리는 손을 뻗어 한 방향을 가리키며, 겁에 질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저기… 저기 죽은 사람이 있어요."

"뭐라고?" 정후이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가가 그쪽을 보았고,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곳에는, 시커멓게 부풀어 오른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