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회랑 — 중화 문화 이야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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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회고

이제 왕얼랑은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얼굴에는 깊고 옅은 주름이 겹겹이 새겨져 있었다. 그를 따르는 제자의 수는 이미 예전 그의 스승 때를 훌쩍 넘어섰다. 비록 벽화에는 공양인의 이름만 남을 뿐이었지만, 그는 벽화사들 사이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 각지에서 그에게 그림을 배우고자 몰려드는 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지금의 그는 거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부지런히 제자들을 가르치며 조금도 감추는 법이 없었다.

이날도 제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그가 예전에 그린 그림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들은 그림 하나하나의 세부와 필력에 귀를 기울이며, 어떻게 해야 저토록 신묘한 형태와 신운을 그려낼 수 있는지 골똘히 살폈다.

마침내 열다섯 살의 어린 제자가 진지하게 물었다. "스승님, 평생 가장 자랑스러운 그림은 어느 것입니까?"

왕얼랑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아미타불께 악무를 바치는 저 반탄비파 비천 앞으로 걸어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떠올랐지만, 눈가에는 어렴풋이 눈물이 어렸다……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것이 그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