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당황
왕얼랑은 발판 위에 서서 자신이 그린 비천을 오래도록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모든 공정에 최선을 다했고, 한 획 한 획 정성스럽고 섬세하게 그려왔지만, 문득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높은 하늘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날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공중에는 바람이 있으니, 날아 움직일 때 옷자락에도 그 나름의 생명력이 깃들어야 마땅했다. 단지 화려한 색과 짙은 먹을 겹겹이 늘어놓은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완성이 가까워졌다는 기쁨은 어느새 알 수 없는 의혹과 초조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동굴 밖의 세상은 그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 상상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반드시 진실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고.
한나절 가까이 골똘히 생각한 끝에, 왕얼랑은 마침내 긁개를 꺼내어 조심스레 채색된 띠를 긁어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그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아쉬움이 있었고 손놀림에도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계속 긁어냈고, 마침내 비천 하나의 띠를 모두 긁어낼 때까지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안료를 긁어낸 뒤, 그는 다시 흰 회를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렸다.
막 몸을 돌리자 소낭자가 물주머니를 들고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도 갑자기 목이 말라, 미처 자기 물주머니를 꺼내기도 전에 소낭자가 먼저 말을 건넸다.
"마실래요?" 그녀가 물주머니를 그를 향해 내밀었다.
왕얼랑은 잠시 멈칫하더니 더듬거리며 말했다. "나…… 나도 있소."
"받아요." 소낭자는 두말없이 일어나 물주머니를 왕얼랑 앞으로 가져갔다.
왕얼랑은 그 모습을 보고 더는 사양할 수가 없어, 조금 수줍게 받아 마셨다.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이 반짝였다.
"맛있어요?" 소낭자가 물었다.
"정말 달아요!" 아마 그동안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한 탓이었는지, 왕얼랑은 그 순간 이것이 평생 마셔본 물 중 가장 맛있는 물처럼 느껴졌다. 어느새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마셔버렸다.
"미……미안하오……" 목구멍에 단맛이 감돌고 온몸이 상쾌해진 그 순간, 왕얼랑은 소낭자의 물을 남김없이 마셔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참으로 무례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너무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다 마셔버렸소. 목이 마르면 내 것을 마시시오." 왕얼랑은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요." 소낭자는 딱히 사양하는 기색도 없이 시원스레 대답했다.
물주머니를 소낭자에게 돌려주고 나자, 왕얼랑은 이번엔 오줌이 마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소낭자를 흘깃 보고, 다시 옆에 놓인 나무통을 흘깃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저…… 그…… 저기……" 그는 다시 더듬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소낭자는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저 의아한 얼굴이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소낭자가 눈치를 채지 못하자 왕얼랑은 조급함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 극도로 건조한 사막 날씨에 땀이 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데, 게다가 참는 것까지 더해지니 몹시 다급해져 온 얼굴과 머리가 땀범벅이 되었다.
그러자 소낭자는 더욱 의아해졌다. 왕얼랑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혼자 조급해하기까지 하니, 그녀는 다시 물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왕얼랑은 더는 어쩔 도리가 없어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악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오줌이 마렵소." 이제라도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정말로 바지에 실수라도 하게 되면 더 큰 망신이 될 것이었다.
소낭자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가, 얼굴이 온통 빨개진 왕얼랑을 보고, 다시 나무통을 보더니 마침내 그 "심오한 뜻"을 깨달았다. 그녀는 재빨리 두 손을 들어 힘껏 눈을 가리며 말했다. "그럼 보세요, 저는 눈을 가리고 안 볼 테니, 끝나면 알려주세요."
그러나 왕얼랑은 아직 장가도 들지 않은 몸이라, 여인이 자신이 소변보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을 리 없었다. 소낭자가 아무리 진지하게 눈을 가리고 있어도 그의 마음은 여전히 몹시 어지러웠다. 허리끈은 마치 매듭이라도 진 것처럼 한참을 풀어도 풀리지 않다가, 겨우 풀리고 나니 바지가 제대로 추슬러지지 않아 그대로 발판 위로 흘러내렸다. 그는 몰래 소낭자를 한 번 훔쳐보았는데, 그녀는 정말 약속대로 두 손으로 눈을 빈틈없이 가리고 있었다. 막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찰나, 귓가에 소낭자가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됐어요?"
왕얼랑은 흠칫 놀랐다. 묻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물어보니 오히려 더 긴장되었다. 서둘러 소변을 보았지만, 오래 참았던 탓에 양이 너무 많아 빨리 끝낼 수가 없었다. 그때 다시 소낭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아직 안 끝났어요? 눈 가린 지 한참인데……"
"조금만 더……" 왕얼랑은 지금껏 바지를 벗는 것이 어렵다고만 생각했지, 다시 입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건 미처 몰랐다. 겨우 다시 입었나 싶었는데 가랑이 쪽에서 영문 모르게 걸려, 서두를수록 더욱 허둥댔다……
"손이 저려오는데……" 소낭자는 여전히 성실하게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불평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다 됐소." 마침내 왕얼랑은 바지를 털고 허리끈을 아무렇게나 다시 묶은 뒤, 소낭자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그는 마치 한바탕 힘든 싸움을 치른 것처럼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오줌 한 번 누는 일이 이토록 가슴 졸이는 일일 줄은 정말 몰랐다.
소낭자가 자유로워지자마자, 왕얼랑은 자기 마음을 미루어 그녀에게, 혹시 그녀도 필요하면 한마디만 하면 자신도 눈을 가려주겠다고 다정하게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낭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러고는 다시 발판 가장자리에 앉아, 그를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왕얼랑은 무안함에 자신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사람들 앞에서 소변을 보는 소낭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분명 그가 그림에 몰두한 틈을 타 알아서 뒷간에 갈 터인데. 그는 자신이 마치 노새에게 머리를 걷어차이기라도 한 듯, 이런 경솔한 말을 소낭자에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보니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졌다. 소낭자는 동굴 밖을 내다보며 하늘빛을 살피더니, 몸을 일으켜 내려가려 했다.
"마르려면 아직 한참 걸려요. 저는 먼저 갈게요."
왕얼랑도 그렇겠다 싶어, 처녀의 몸이니 돌아가야 할 것이라 여기며 길 조심하라는 말을 건넸지만, 소낭자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그저 혼자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