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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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백오십(반편이)

두 사람은 오는 내내 말없이 있었고, 차는 마침내 원밍쥐안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원밍쥐안은 눈썰미 좋게 린이탄이 인터폰 앞에 서서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네 동료 왔네." 원밍쥐안이 뭐라 하기도 전에, 가오웨이자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마 그녀의 표정이 몹시 안 좋았기에, 가오웨이자오가 이런 이례적인 행동을 한 것이리라.

"봤어." 원밍쥐안이 언짢은 듯 말했다.

"저 사람 너 많이 좋아하나 보다?" 갑자기, 가오웨이자오가 그런 말을 불쑥 던지자, 원밍쥐안이 멍해져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보면 알지." 가오웨이자오의 손가락이 핸들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는 말하면서도 원밍쥐안을 쳐다보지 않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남 얘기하는 거 좋아하게 됐어?" 원밍쥐안이 그를 흘겨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심심하기는!"

가오웨이자오는 더 대꾸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에게 그렇게 한 소리 듣고, 하려던 말도 다시 삼킨 모양이었다.

그는 천천히 차를 정문 앞에 세웠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나 내려가서 저 인간 상대해야겠다." 원밍쥐안은 오로지 차에서 내려 린이탄에게 불만을 터뜨릴 생각뿐이었다. 가방을 챙겨 들고, 가오웨이자오에게 손을 흔들고는, 곧바로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방향지시등이 깜박이며, 벤츠 승용차가 서서히 멀어져 갔다. 린이탄은 한참 동안 운전석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게 가오웨이자오라는 걸 알아보았다.

"너 가정 방문 간 거 아니었어? 설마 저 고 씨네 그 사람 특별 취재라도 하러 간 거야?" 원밍쥐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린이탄이 먼저 선수를 쳤다.

"야! 너 너무하네." 원밍쥐안은 그가 자신을 찾아온 것 자체가 이미 별로 유쾌하지 않았는데, 이제 또 린이탄에게 비아냥거림을 당하니, 마음속에서 이유 없는 화가 치솟았다. "그냥 우연히 만난 거야, 네가 뭔데 그렇게까지 신경 써?"

"너 왜 자꾸 그 사람이랑 엮이는 거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린이탄의 얼굴에 근심이 서렸다. "너 그 사람이랑 그렇게 가까이 지내면 안 돼."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네. 가까이 지낸다니? 나랑 가오웨이자오가?" 원밍쥐안은 린이탄의 논리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불쾌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정의야? 두 사람 사이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이 지내는 거야? 그럼 나 다른 사람들이랑도 다 가까이 지내는 거네."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가오웨이자오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린이탄이 그녀를 설득하려 애썼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든 아니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때 마침 장팅위가 계단을 내려오다가, 내려오자마자 이 둘이 씩씩거리며 다투고 있는 걸 목격했다.

"너희 뭐 하는 거야?" 장팅위가 그 광경을 보고 조금 긴장했다. "할 말 있으면 좋게 하지."

"저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놔서, 온갖 이상한 말을 다 해서, 어이가 없어서!" 원밍쥐안이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옮겨 계단으로 들어갔다.

장팅위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린이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방금 가오웨이자오가 저 애 데려다준 거야, 가정 방문 하나 가는데도 그 사람이랑 붙어 다녀." 린이탄도 화가 나서, 말할 때 얼굴 전체가 거의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타오무웨이 집에 가는 것도 아니었잖아."

"할 말 있으면 위에 올라가서 해,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 장팅위가 그를 달랬다.

세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원밍쥐안은 벌써 거실 등나무 의자에 앉아 양 볼을 부풀린 채, 영락없이 화산이라도 터질 듯한 모습이었다.

"화내지 마!" 장팅위가 중재자 노릇을 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양쪽 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라 그녀도 좀 역부족이었다.

"내 일에 저 사람이 관여할 필요 없어." 원밍쥐안이 분개하며 말했다.

"너 저 건달이랑 어울려 다니는 거, 아주 위험한 일이야." 린이탄은 전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지난번엔 그 사람한테 맞아서 뇌진탕 걸릴 뻔한 거 잊었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내가 말했잖아."

"너 아직도 그 사람 편들어?" 린이탄의 눈에 실망의 빛이 번졌다. "너 왜 정신을 못 차려?"

"그만 좀 싸워!" 두 사람의 설전이 오가는 걸 듣고, 장팅위도 대충 무슨 상황인지 짐작이 갔는지, 둘이 심하게 다투는 걸 보고 말리려 했다.

"정신을 못 차리다니 무슨 소리야?" 원밍쥐안이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 장팅위가 필사적으로 그녀를 옆으로 끌어당겼다.

"린 선생님도 좋은 뜻으로 그러시는 거야, 너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라고." 장팅위가 말했다.

"나는 저 사람 좋은 뜻 필요 없어. 나랑 가오웨이자오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는 거 빼고도, 설령 정말 뭔가 있다 해도 저 사람이 상관할 일은 아니야." 원밍쥐안이 딱 잘라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마." 장팅위는 원밍쥐안이 린이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그래도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이었다.

"저 사람은 아예 나를 감시하고 있는 거 같아." 원밍쥐안이 손가락으로 린이탄을 가리켰다. "그런 느낌 정말 별로야."

"나……" 갑자기 원밍쥐안에게 그렇게 손가락질을 당하자, 린이탄의 마음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는 일 년 내내 그녀를 짝사랑해왔는데, 이제야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전혀 받아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깊은 좌절감이 그의 마음을 덮쳤다.

"나 돌아갈게." 린이탄이 처량한 뒷모습으로 몸을 돌렸다.

"린 선생님……" 장팅위가 얼른 그를 뒤쫓아 갔다. "그러지 마세요! 밍쥐안 성격이 원래 직설적인 거 아시잖아요?"

"그래서 알기 때문에 가는 거야." 린이탄이 걸음을 멈췄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녀가 아주 분명하게 말했잖아, 내가 신경 써주는 거 싫다고."

그의 말투에는 낙담이 잔뜩 배어 있었다.

문을 열고, 그는 홀로 걸어 나갔다.

* * *

린이탄은 타오무웨이 집 주소를 알아내어, 세 번이나 찾아가서야 겨우 가오웨이자오를 만났다.

이날 저녁, 린이탄이 타오 씨 저택에 들어서자, 가오웨이자오는 그가 세 번이나 찾아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소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 자리에 앉았고, 넓은 거실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우리 둘이 무슨 접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급하게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뭐야?" 가오웨이자오가 자기 담배에 불을 붙이고, 손 가는 대로 린이탄에게도 한 개비 건넸다.

"고맙지만, 저는 안 피워요." 린이탄이 예의 바르게 두 손을 모으며, 가오웨이자오의 권유를 사양하고는 설명했다. "밍쥐안이 담배 냄새를 못 맡거든요."

가오웨이자오는 처음엔 멍했다가, 그다음 그의 뜻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를 도로 거두었다.

"너 원 선생한테 참 정성이네." 그가 말했다.

"네, 저는 그녀를 아주 좋아합니다." 린이탄도 겸양하지 않고, 대놓고 자신의 마음을 밝혔다.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뭐야?" 가오웨이자오가 물었다.

"정말 죄송하지만, 당신에게 상기시켜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밍쥐안처럼 순진한 여자애한테 손대지 마세요. 그녀는 절대 당신 상대가 못 됩니다, 부디 그녀를 놓아주세요."

"손을 대다니? 놓아달라니?" 가오웨이자오가 그 말을 되뇌며, 어리둥절해했다. "내가 그녀한테 뭘 했다고?"

"당신은 그녀와 너무 가까이 지내고 있어요." 린이탄이 설명했다.

"그런 것 같지 않은데?" 가오웨이자오는 그날 원밍쥐안의 집 아래에서 린이탄을 본 것이 떠올랐다. 린이탄도 그를 봤을 테니, 이렇게까지 크게 반발하는 것이리라.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그가 차갑게 말했다.

"예민이라고요? 정말 그런 걸까요?" 린이탄은 수긍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실례를 무릅쓰고 하나 물어보지, 너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아? 뭘 근거로 내가 원 선생한테 뭐라도 할 거라고 단정하는 거야?" 가오웨이자오가 다소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사실 그는 린이탄이 지나치게 대담하다고 생각했다. 감히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말을 하다니. 적어도 그의 부하들 중에는, 그런 "간이 부은" 사람이 아직 없었다.

사랑의 힘이란 과연 위대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위험도 잊고 두려움도 잊게 만든다. 설령 용담호혈이라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뛰어들 용기를 낸다.

"이렇게 말씀드리죠, 당신 생활 배경은 너무 복잡해서, 저도, 밍쥐안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린이탄이 조금도 두려움 없이 말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와 원 선생 사이의 일도 모르면서, 너는 함부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돼." 가오웨이자오가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일이라는 게 어쩌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어."

"무슨 일인지는 당신 마음속으로 잘 아시겠죠." 린이탄이 전혀 사양하지 않고 대답했다. "당신, 밍쥐안에게 전혀 다른 마음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미안하네." 가오웨이자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너한테 보고할 필요는 없어."

그는 손 가는 대로 담배를 껐다.

"그리고, 넌 상관할 자격도 없어."

"저는……" 린이탄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저는… 그녀의 남자친구예요, 어떻게 상관할 자격이 없어요?"

"너 아니잖아. 설령 네가 그녀의 남자친구라 해도, 마찬가지로 상관할 자격 없어." 가오웨이자오가 차갑게 그를 흘겨보고는, 곧이어 축객령을 내렸다. "이 화제는 더 이어갈 의미가 없다고 봐, 가도 돼."

가오웨이자오의 태도가 점점 강경해지는 것을 지켜보며, 린이탄은 몹시 난감했다. 의자가 아직 데워지지도 않았는데 바로 쫓겨나는 셈이었다.

그는 평생 처음으로 이런 크나큰 굴욕을 당해보았다.

린이탄을 배웅하고, 가오웨이자오는 거실로 돌아왔다.

"삼촌." 타오무웨이가 그를 불렀다.

"왜?"

"원 선생님 얘기 하신 거예요?"

"들었어?"

"네." 타오무웨이가 가오웨이자오 곁으로 다가갔다. "삼촌 무슨 짓을 했길래, 린 선생님이 그렇게 급하게 삼촌을 찾아온 거예요? 그 사람이 원 선생님 쫓아다니는 건 다들 아는 얘기잖아요."

"보면 알지." 가오웨이자오가 차갑게 말하며,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삼촌도 원 선생님 좋아하는 거예요?" 타오무웨이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그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가오웨이자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방문을 닫고, 그대로 잠갔다.

가오웨이자오는 개인 공간을 몹시 중시하는 사람이라, 감히 그 선을 넘는 자는 대개 볼썽사나운 꼴을 당했다. 타오무웨이는 코를 만지작거리다가, 자기도 방으로 돌아갔다.

가오웨이자오는 침대 가장자리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주위가 완전히 고요해지고, 밖에서도 사람이나 차 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제야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켰다.

문득, 그는 옷장 앞으로 걸어가, 작은 서랍을 열고, 그 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은 상자로, 안에는 중요한 도장 같은 개인 물품 몇 가지가 들어 있었다. 상자 뚜껑을 열자, 눈에 바로 들어온 것은 분홍색 신분증 한 장이었다.

"원밍쥐안" 세 글자가 즉시 또렷하게 눈앞에 떠올랐다.

그는 신분증을 꺼내, 손안에서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마지막으로 시선이 그 바가지머리를 한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창 시절 사진에 가서 멈췄다.

"이 반편이…" 가오웨이자오가 어이없다는 듯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