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노군의 자비로운 마음이 금동을 구하고 천손녀는 운금궁으로 좌천되다
이야기인즉, 태상노군이 옥청궁 문 밖에서 금동의 처형을 막아 세운 다음, 황건역사들에게 당부하였다. "어명을 기다리시오. 본관이 알현하면 해결책이 있을 것이오." 말을 마치고 서둘러 통명전으로 향하였다.
전선성관(傳宣星官)이 노군이 오는 것을 보고 감히 게을리하지 못하여 즉시 편전으로 들어가 옥황상제께 전하였다. 즉시 조칙이 내렸다. "노군을 통명전에서 만나보겠노라." 한편으로는 성모에게 궁 안에서 잠시 기다리게 하였다. 이쪽에서는 내시성관 및 금동 등이 어가를 호위하여 통명전으로 나아가 보좌에 앉으셨다. 노군이 품계의 섬돌 앞에 엎드려 만세를 불렀다. 옥황상제 이르시기를, "노경(老卿)은 일어서시오! 어떤 상소를 올리려 하시오?" 노군이 비로소 일어서서 왼쪽으로 몸을 굽히고 아뢰었다. "노신이 두솔궁에서 구전구만년금단(九轉九萬年金丹)을 연마하던 중 문득 마음이 울렁이어 즉시 일어나 구름을 타고 혜안(慧眼)을 열어 보니, 참선대의 천율을 범한 자가 바로 어전의 열두 번째 금동이었습니다. 듣자 하니 천손 직녀를 희롱하다가 우연히 속마음을 품어 참형에 처하게 되었다 하기에, 노신이 특별히 면해 주시기를 간청하러 왔습니다. 속마음을 품은 것으로 죄를 삼는다면, 이는 서로 감정이 오간 것이온데, 더구나 천손 직녀는 아직 요지 성모 궁 안에 있어 정황을 심사하지 않았고, 매화를 꺾어 가져간 일만으로 금동에게 모든 죄를 씌우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옥황상제는 이 상주를 들으시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셨다가 이윽고 웃음을 띠고 말씀하셨다. "노경의 말이 또한 마땅하오. 그러나 저들이 이미 천율을 범하였으니 응당 징계해야 하겠거니와, 노경의 뜻으로는 달리 처치할 방법이 있겠소?" 노군이 아뢰었다. "그 두 사람이 이미 속마음을 품었으니 천궁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온데, 다만 두 사람이 나이 어려 무지하였음을 봐서 너그러이 징계하여 경계로 삼으시기를 청합니다! 천손 직녀는 먼저 웃음으로 정을 남긴 것이 있으니 이 또한 처치해야 하오나, 하동(河東)에서 홀로 거하며 수년간 길쌈에 힘쓰게 하시고, 만일 게을리하는 바가 있으면 다시금 엄히 경계하시면 될 것입니다. 다만 금동은 어명을 어기고 천손 직녀를 희롱하여 머리에 꽂힌 매화를 뽑아 들었으니 분명히 범부 속인이 하는 짓이오거늘, 하물며 어명을 받들고서도 공연히 경시하였으니 징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를 속세로 내쫓아 고초와 유랑의 고통을 받게 하고 뉘우치게 한 뒤에 다시 천정(天庭)으로 오르게 하시면, 비로소 천정에서 좋은 배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성상께서 허락하여 주시기를 간청하옵나이다!" 옥황상제는 이 상주를 들으시고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노경의 뜻대로 하겠소. 짐의 뜻을 전하되, 금동의 참형을 면하게 하고 데려와 짐이 직접 책망한 뒤에 태백금성(太白金星)에게 명하여 하계로 내려보내도록 하시오."
태상노군이 참선대로 와서 어명을 낭독하고 나서 형조성관에게 금동을 풀어주게 하고, 그를 데리고 다시 통명전으로 돌아왔다. 금동이 엎드려 죄를 청하니, 옥황상제 이르시기를, "너는 짐을 따르는 금동으로서 어명을 받들어 온량옥배를 가져오러 갔거늘, 뜻밖에도 요지를 어지럽히고 성모 궁 안에서 어명을 어기며 천손을 희롱하였으니 죄는 용납할 수 없느니라. 다만 나이 어려 무지하였고, 또 태상노군이 보본(保本)하여 간청하였으니, 그래서 너를 불러들여 참하지 않겠노라. 이제 너를 속세로 내쫓아 잠시 너희 둘이 고난을 겪게 하리니, 고초의 쓴맛을 알게 된 뒤에야 비로소 죄를 속하고 혼배(婚配)를 맺게 할 것이다." 어명을 내리시자 태상노군이 사은하고 궁 밖으로 물러나 서기 어린 구름을 타고 두솔궁으로 돌아갔다. 이쪽에서는 옥황상제가 조칙을 내려 태백금성을 어전으로 불러 금동을 데리고 하계로 내려가 환생하도록 명하셨다. 태백금성이 어명을 받들어 금동을 데리고 통명전을 나갔다.
옥황상제가 퇴조하고 환궁하여 옥청궁에 이르니 성모가 마중하고 군신이 자리를 잡았다. 성모가 물었다. "태상노군께서 폐하를 알현하고 무엇을 상주하셨습니까?" 옥황상제가 즉시 태상노군이 금동의 사면을 간청하고 다시 속세로 내쫓기로 한 뜻을 모두 전하여 들려 주셨다. 성모가 말하였다. "그것도 좋겠습니다. 신이 궁으로 돌아갈 때에는 천손 직녀도 하동에서 길쌈하도록 내보내겠습니다. 게을리하는 일이 있으면 다시 엄히 단속하겠습니다." 옥황상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셨다. 성모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어가에 하직 인사를 올리고 궁을 나섰다. 통명전을 지나고 오문(午門)을 나와 다시 육운거에 올랐고, 수행하던 황건역사와 선녀들이 에워싸며 구름을 타고 떠났다. 가는 길에 오색서운이 펼쳐지고 수많은 신선들이 오가며 끊임없이 이어졌다. 보니 바람이 운거를 밀어 눈 깜짝할 사이에 요지 궁 앞에 이르렀다.
성모가 육운거에서 내려오자 선아(仙娥)와 궁녀들이 부축하여 요지 궁 안으로 들어섰다. 성모가 자리에 앉고 나서 즉시 선녀에게 명하여 천손 직녀를 불러오게 하였다. 그 선녀가 懿旨를 받들어 요지 서쪽의 구선실(拘仙室)로 가서 천손을 데리고, 감시하던 선녀들과 함께 궁으로 왔다. 천손 직녀는 성모를 보자 즉시 무릎을 꿇고 죄를 청하였다. 성모가 꾸짖었다. "나는 방금 금동을 데리고 온량옥배를 바치러 통명전에 이르러 옥황께 이미 아뢰었느니라. 너희들이 속마음을 품은 일을 옥황께서 크게 노하시어 조칙을 내려 금동을 문책하게 하셨느니라. 다행히 태상노군의 인자한 보본으로 옥황께서 사죄를 허락하시고, 나이 어려 무지함을 봐서 속세로 내쫓아 고초를 받게 하시어, 이미 태백금성에게 명하여 하계로 보냈느니라." 천손 직녀는 이 어명을 듣자마자 크게 놀라며 마음속으로 연민을 금치 못하였지만, 감히 변호하지 못하였다. 성모가 또 꾸짖었다. "그가 이미 속세로 내쫓여 고초와 유랑의 쓴맛을 겪게 되었으니, 너 혼자 편안히 지내는 것도 허락할 수 없느니라."
이에 감시하던 선아와 황건역사에게 향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천손 직녀를 압송하여 천하(天河) 동쪽의 운금궁(雲錦宮) 안으로 들여보내어 종일 길쌈을 하게 하되 게을리하지 못하게 하라. 너희들은 감시하다가 만일 따르지 않는 기색이 있으면 즉시 와서 아뢰어라. 그러면 다시금 엄히 처치하겠다." 천손 직녀는 이 어명을 듣고 혼이 나갈 정도로 놀라 즉시 머리를 조아리며 면해주시기를 간청하였다. 성모가 노하여 말씀하셨다. "너는 아직도 죄를 받으려 하지 않느냐? 자업자득인 것을 어찌 천율을 어길 수 있겠느냐? 길쌈에 힘써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옥황께서 자연히 가엾이 여기실 것이요, 훗날 두 사람이 원만한 날이 오면 혹 죄를 속하고 혼배를 맺게 하실 수도 있을 것인즉, 이 때에 무엇을 더 아뢰려 하느냐." 천손 직녀는 성모의 이 懿旨를 듣고 마음속으로 비록 후회스럽기는 하였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어명을 받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감시하던 선아와 황건역사가 어명을 받들어 천손 직녀를 압송하여 요지 성모 궁을 나서, 함께 상서로운 구름 한 조각을 타고 천천히 떠났다.
가는 도중에 황건역사가 웃으며 말하였다. "천손 선녀께서 이번에 비록 고된 일을 하러 가시지만, 아직 원만하고 유쾌한 날이 남아 있습니다. 대개 신선과 부처가 되는 것은 모두 먼저 쓰고 나중에 다는 법이지요. 천도를 따르고 경거망동하지 않으면 옥황께서 자연히 가엾이 여기실 것입니다!" 천손 직녀가 말하였다. "이 일이 처음 생겨났을 때에는 참으로 예상도 못 한 일이었습니다. 금동의 거동이 온화하기에 그저 지나는 길에 측은한 마음이 생겨 잠시 웃었을 뿐인데, 금동이 대담하게 행동하여 매화를 뽑아 들고 정을 담아두어, 이렇게 될 줄을 알았겠습니까. 황제의 노를 건드려 우리 두 사람을 서로 떼어놓게 될 줄을. 가련한 원앙새 같은 신세로다!" 천손 직녀가 이 말에 이르자 눈 속의 선녀 눈물이 절로 줄줄 흘러내렸다.
감시하던 선아가 위로하였다. "천손께서는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이번에 함께 천하 동쪽 운금궁에서 길쌈을 하게 되었으니, 저 역시 천손을 모시며 함께 일하겠습니다. 움직일 때 움직이고 쉴 때 쉬다 보면 외롭고 쓸쓸한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천손 직녀가 말하였다.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돌이킬 수 없고,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금동이 속세로 내쫓겨 어떤 고통을, 어떤 시련을 받고 있을지 모르겠으니, 편안히 지내지 못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저는 천하의 동쪽에서 길쌈을 하더라도 속세에 비하면 그래도 훨씬 나으리니까요!" 여러 선녀들이 이런 저런 말을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천하의 동쪽에 이르렀다.
모두 구름에서 내려 사방을 바라보니, 천하의 파도가 망망하게 넘실거려 끝이 보이지 않고, 저 까치와 용의 보금자리들이 기이한 모습으로 제각각이었다. 천하의 동서 길이는 구십일만 리요, 남북 너비는 삼십일만 리였다.
독자 여러분, 이것은 작자가 황당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니 믿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천문 성상 서적을 열람한 바 있는데, 거기에 천지의 형색이 분명히 기재되어 있으니 네모반듯한 것이 아니라 길면서 둥글다 하였으므로 이런 칭호가 있는 것이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줄이기로 하고, 다시 천손 등 여러 선녀들이 사방을 두루 구경하고 나서 함께 운금궁 안으로 들어갔다. 보니 수궁선녀가 천손 선녀를 맞이하여 궁 안으로 안내하고, 운금성모(雲錦聖母)에게 통보하였다. 운금성모는 천손이 천율을 범하였다는 말을 듣고 몇 마디 경계의 말을 하고 나서, 즉시 수궁선녀에게 명하여 함께 길쌈실로 가서 일하도록 하였다. 또 황건역사를 요지로 돌려보내 복명하게 하니, 황건역사가 명을 받들어 궁 밖으로 물러나 원래 오던 길로 요지 성모 궁에 복명하러 갔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쪽 운금궁 안에서는 천손 직녀가 감시하는 선아와 함께 길쌈실로 와서 일을 시작하여 종일 부지런히 일하였으니, 하늘 위나 인간 세상이나 같은 이치였다. 다행히 감시하는 선아가 함께 일을 하여, 천손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면 곁에서 위로하고 권하였다. 생각해 보니, '그날 한때 속된 마음을 일으켜 두 사람이 이 지경까지 드러나고 말았으니, 서로 하늘 위와 인간 세상에 헤어져 사니 어찌 마음속에 아픔이 없으랴! 금동이 나 때문에 내쫓기지 않았더라면 나도 그를 가엾이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보아하니 이 인연은 원한으로 얽혀 하늘이 맺어준 배필이니, 지금은 고초를 받더라도 후에 부부가 되기를 바란다면, 이 고통도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선녀의 침상에 드러누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이후의 일이 어찌 되는지는 다음 회를 보아 알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