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군주 곁의 간신을 치러 량옥이 분사하다 양주성이 함락되어 가법이 강에 투신하다
이야기인즉, 완대성(阮大鋮)이 류경정(柳敬亭)을 잡아 옥에 가두고, 직접 황하로 달려가 삼진(三鎮)의 군마를 불러들여 판기(阪磯)에서 좌군(左軍)을 막아 죽이게 하였다. 황(黃)·유(劉) 두 진(鎭)은 병부(兵符)와 군패(軍牌)를 보자 황하를 지키는 일도 아랑곳없이 즉시 군사를 철수하여 판기 위에 노대(弩臺)를 설치하고 대포를 가설하며 철쇄로 강면을 가로막아 좌군의 진격로를 차단하였다. 좌량옥(左良玉)은 그 아들 몽경(夢庚)에게 배를 몰고 와서 싸우게 하였으나, 뜻밖에 노대에서 화살이 빗발쳐 나와 전진할 수 없게 되어 크게 패하고 돌아왔다.
량옥은 아들 몽경이 어지러운 군사들에게 꼬임을 당할까 두려워 때때로 타이르고 달랬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홀연 황득공(黃得功)이 판기에서 좌군을 막아 선봉이 패하여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황득공도 한 명의 훌륭한 사나이인데, 어찌하여 마·완의 지휘를 받아 오로지 새 군주를 옹대할 줄만 알고, 선제의 여섯 자 어린 고아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는가?" 좌우에게 명하였다. "빨리 순안(巡按) 황 나리·하 나리를 배로 청하여 일을 의논하라!" 황수(黃澍)가 즉시 배로 건너와 만나니, 량옥이 기뻐하며 말했다. "중림(仲霖)이 과연 왔구나, 하 공(何公)은 어찌 보이지 않소?" 황수가 말했다. "그는 중도에 돌아갔습니다." 량옥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 분은 어쩔 수 없지! 지금 황득공이 판기를 막아 삼군이 전진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소?" 황수가 말했다. "이것이 걱정되니, 원 나리의 배가 도착하거든 다시 의논하십시다." 홀연 보고가 들어왔다. "원 독무(袁督撫) 나리의 배가 도착했습니다!" 세 사람이 만나 읍하고 자리에 앉았다. 원계함(袁繼咸)이 말했다. "방금 무창(武昌)에서 관서로 돌아가 군마를 정돈하고 채찍을 따라 함께하려 했습니다." 황·좌 두 사람이 말했다. "지금 황득공이 판기를 막아 선봉이 크게 패하여 돌아왔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원계함이 말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칠 수도 없는지라, 빨리 사람을 보내어 설득해야 하겠습니다." 좌량옥이 말했다. "경정(敬亭)은 이미 갔고 보낼 사람이 없으니, 어찌하겠소?" 소곤생이 곁에서 말했다. "만생(晩生)이 그와 얼굴 아는 사이이니, 기꺼이 힘을 다하겠습니다!" 황수가 말했다. "곤생은 경정에 못지않은 의사(義士)이니, 오늘 마침 잘 되었소!"
여러 사람이 한창 의논하고 있을 때, 홀연 어떤 사람이 날아오듯 보고하였다. "구강성(九江城) 안에서 불길이 치솟으니, 원 나리의 본표(本標) 군마가 스스로 성을 함락시켰습니다!" 원계함이 놀라 말했다. "내 본표 군마가 어찌하여 스스로 성을 함락시켰단 말인가? 큰일이다!" 좌량옥이 크게 노하며 말했다. "이치에 맞지 않다. 짐작할 것도 없이, 틀림없이 내 아들 좌몽경(左夢庚)이 저지른 짓으로, 나를 반역자의 신세로 빠뜨린 것이다. 이제 끝이다, 끝이야! 어찌 무슨 낯으로 강동(江東)의 부로들을 다시 보겠는가?" 이에 즉시 칼을 뽑아 급히 자결하려 하였다. 황수가 량옥을 붙들었다. 량옥은 원계함의 손을 꽉 잡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임후(臨侯)여, 임후여, 내가 그대에게 면목이 없소!" 크게 소리치고 외치다가 피를 토하고 땅에 쓰러져 죽었다. 여러 사람이 한참을 통곡하였다. 원계함·황수는 량옥이 분사(憤死)하고 삼군에 주인이 없어진 것을 보고, 무창으로 돌아가 하등교(何騰蛟)와 함께 다른 방도를 도모하러 갔다. 량옥의 군마도 각자 흩어져 달아났다.
곤생은 이런 광경을 보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말했다. "저들이 모두 흩어져 가버리고, 소곤생 혼자 원수의 시신을 지키고 있으니, 어찌 이리도 가련한가!" 이에 향촉을 밝히고 한바탕 통곡하며 제를 올렸다. 그의 아들이 상을 치르러 배로 돌아와 입관을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작별하고 떠났다. 시가 이를 증언한다. 시曰:
영웅은 강주(江州)를 건너지 못하였으니,
혼은 봄 물결에 머물러 저녁 수심을 일으킨다.
눈에 가득한 청산에 묻힐 땅조차 없고,
비낀 바람 가랑비가 뱃머리를 두드린다.
한편, 황득공은 오로지 좌군을 판기에서 막기만 하다가, 좌량옥이 아들 몽경의 반역으로 인해 분한 마음에 죽게 하고 황하 일대를 지킬 사람이 없게 만들었다. 사월 이십일 일 북쪽 군사가 황하를 건너 회수(淮水)로 들어오자, 사가법(史可法)이 이끄는 회양(淮陽) 삼천 군사로는 막지 못하여 부득이 회안(淮安)을 버리고 양주(揚州)를 지키러 갔다. 그러나 삼군이 이반하여 각자 항복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어, 가법이 달래고 어르려 했지만 삼군은 끝내 듣지 않았다. 이때 속수무책으로 발을 구르며 말했다. "이런 모양새를 보니, 분명히 이반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구나. 뜻밖에 천의(天意)와 인심이 이처럼 무너지니, 이제 오로지 죽음으로써 나라의 은혜에 보답할 뿐이다!" 가슴을 치며 크게 울어 눈물이 빗발치듯 흘러내렸고, 모두 선혈이 되어 전포(戰袍)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삼군은 원수가 이러한 모습을 보고 각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일제히 가법 앞에 무릎을 꿇고 간청하였다. "원수의 충심은 저희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만약 북쪽 군사가 성을 포위해 온다면 모두 원수의 지휘에 따라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물러서지 않겠으니, 반드시 이 양주를 지킬 것이며 결코 다른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 가법이 말을 듣고 눈물을 거두며 군사들을 위로하고, 군마를 배치하여 수비에 나섰다.
그런데 북쪽 군사는 가는 곳마다 적이 없었고, 군사가 이르는 곳마다 각자 납관(納款)하며 항복하였다. 회안을 얻은 기세를 몰아 양주를 포위하니, 삼군이 비록 마음을 다해 지키려 했지만 성 안에 군량과 마초가 부족하여 성이 함락되는 것은 조석간의 일이었다. 가법은 이때 아무런 묘책도 없어 오로지 직접 군민(軍民)을 독려하며 죽기로 지킬 뿐이었다. 양주성 안에서 굶어 죽은 군민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가법은 지킬 수 없다는 것을 헤아리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양주는 대부분 지킬 수 없게 되었으니, 만약 공격에 함락되면 죄를 씻을 길이 없다. 차라리 밤을 틈타 성에서 내려가 남경으로 달려가자. 거기에는 군사와 장수가 아직 많으니, 성상(聖駕)을 보호하고 다시 회복을 도모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에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밤이 깊고 적막한 틈을 타 성에서 내려와 강을 따라 날듯이 달려갔다.
절반쯤 갔을 때 하늘이 이미 밝아 있었다. 보니 강둑을 따라 피난하는 백성들이 어지럽게 달려가고 있었다. 이에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숨을 돌렸다. 한 노인이 보따리를 지고 남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막 물어보려 하는데, 또 한 군관이 단기(單騎)로 달려왔다가 가법을 보더니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사 원융(史元戎)께서는 어디로 가시려는지, 어찌 이런 모습이십니까?" 가법이 말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인가?" 군관이 무릎을 꿇고 말했다. "소인은 남경 성문을 지키는 자로, 오늘 밤 무슨 까닭인지 황제께서 성문을 열고 빈비(嬪妃)를 대동하여 종적 없이 도망치시고, 조중의 문무 관원들이 모두 도망쳤습니다. 소인은 단기로 원수께 보고드리러 달려왔다가 뜻밖에 이곳에서 원수를 만났습니다. 여쭤보건대 원수께서는 어찌하여 회양을 지키지 않고 이곳에 계십니까?"
사가법은 군관의 말을 듣고 이내 목 놓아 통곡하며 말했다. "나 사가법은 헛되이 시서(詩書)를 읽고 공연히 충효를 말했구나! 회안이 이미 함락되고 양주를 지키기 어려워 남경으로 달려가 어가(御駕)를 모시고 회복을 도모하려 했는데, 뜻밖에 황상(皇上)이 도망쳐 종적이 없다 하니, 나라가 망하고 집안이 기울어진 이 마당에 무슨 면목으로 세상에 살아 있을 수 있겠는가!" 이에 관모와 허리띠와 도포와 신발을 벗어 던지고 땅에 엎드려 통곡하였다. 노인이 곁에서 권하였다. "사 나리, 이러시지 마시고 천천히 황제의 소식을 알아본 다음 다시 보복을 도모하십시오!" 가법이 말을 듣고 물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이오?" 노인이 말했다. "소인은 남경의 찬례(贊禮)로, 지금 栖霞山(기하산)으로 가서 숭정황제를 위해 불사(佛事)를 드리러 갑니다." 가법이 노인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그대는 한낱 찬례에 불과하면서도 선제(先帝)에게 보답하려 생각하거늘, 나는 당당한 각부(閣部)의 몸으로 도리어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려 했단 말인가?" 다시 크게 통곡하며 무릎을 꿇고 절하며 말했다. "대행(大幸) 황제시여, 신은 군부(君父)의 원수를 갚지 못하였으니 의관(衣冠)을 갖추고 지하에서 성상을 뵐 낯이 없습니다!" 이에 군관과 노인을 향해 말했다. "저쪽에 군마가 오는 것을 보시오."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사이, 가법은 몸을 날려 강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결이 한번 솟구치더니 물결을 따라 사라져 강 속에서 죽었다.
군관은 가법이 강에 투신하는 것을 보고 말을 타고 떠났다. 찬례는 한참을 통곡하다 의관을 매령(梅嶺) 위에 묻고 한숨을 쉬며 남쪽으로 왔다.
후사가 어찌 될지는, 다음 회를 들어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