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어려운 벗을 구하러 곤생이 원수를 만나다 격문을 전하러 경정이 화를 당하다
이야기인즉, 진정생(陳定生) 등 세 사람이 완대성(阮大鋮)의 지시로 진무사(鎮撫司)에 잡혀 금의위(錦衣衛) 아문(衙門)으로 보내져 심문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금의위 대당(大堂)의 장요성(張瑤星)이 권간(權奸)에게 아부하려 하지 않고 있는 힘껏 죄를 풀어주려 애써 심문하여, 역당에 포함되는 일을 면하게 되었다. 소곤생은 사정을 파악하고 나서 세 사람을 옥에서 구해내겠다는 일념으로 내내 방책을 궁리하였다. 서점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겼다. '지금 조정이 모두 간완(奸阮)의 당우(黨羽)들이니, 누가 그들을 옥에서 구해낼 수 있겠는가?' 이리저리 생각하다, 문득 영남(寧南)의 좌량옥(左良玉)이 후 공자의 두터운 교분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밤을 새워 영남으로 달려가 구원을 청하면 가망이 있을 것이었다. 이에 즉시 짐을 꾸려 서점을 떠나 영남을 향해 길을 나섰다.
며칠이 안 되어 영남에 이르렀다. 사흘을 머물렀지만 들어갈 문이 없어, 날마다 거리를 한가로이 거닐었다. 어느 날, 좌 원수(元帥)가 강가에서 대규모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쩔 수 없이 주루(酒樓) 하나를 찾아 술을 마시는 척하면서, 좌 원수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기회를 엿보아 만나기를 기다렸다. 누가 알았으랴, 진시(辰時)부터 날이 어두울 때까지 기다렸지만 아무런 동정이 없었다. 밝은 달이 동쪽에서 떠오르자 비로소 좌군(左軍)이 영채로 돌아왔다. 이에 노래를 부르는 척하여 좌 원수가 왔을 때 그의 주의를 끌어 만남을 이끌고자 했다.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좌 원수의 병마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이에 더 높은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좌량옥이 원계함(袁繼咸)·황수(黃澍) 등과 나란히 말을 타고 오다가, 주루 아래에 이르러 위층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우렁찬 것을 듣고 일제히 말을 세우며 물었다. "계엄 중에 위층에서 노래를 부르는 자는 누구인가? 빨리 잡아 내려라!" 군사들이 명을 받들어 일제히 위층으로 올라가 족쇄를 채워 끌어내려 말 앞에 무릎을 꿇렸다. 좌량옥이 물었다. "방금 노래를 부른 것이 너냐?" 곤생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소인이 원수를 뵈올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목숨을 무릅쓰고 노래를 불러 존안(尊顔)을 뵙고자 한 것이옵니다!" 좌량옥이 꾸짖었다. "군령이 엄숙한데 이리도 대담하구나! 너는 어디 사람이냐? 아문으로 끌고 가서 자세히 심문하라."
얼마 후 아문에 도착하여 말에서 내리자, 세 사람이 함께 자리에 앉았다. 원계함이 말했다. "방금 노래 부르던 자를 빨리 처리하십시오." 량옥이 이에 노래 부르던 자를 데려오게 하여 물었다. "너는 어디 사람이냐? 감히 한밤중에 노래를 불렀으니 빨리 사실대로 말하라!" 곤생이 말했다. "소인은 남경에서 왔으며, 특별히 원수를 찾아왔지만 들어갈 길이 없어 일부러 법을 어겨 원수 대면을 구한 것이옵니다." 량옥이 물었다. "나를 만나려 한 것은 무슨 연고인가?" 곤생이 이에 눈물을 흘리며 아뢰었다. "경중(京中)의 간신들이 당인(黨人)을 수색하여, 아무 죄 없이 공자 후조종을 잡아 옥에 가두었습니다. 소인이 특별히 원수를 뵙고자 온 것은, 옛날의 교분을 생각하시어 군사를 이끌고 가셔서 군주 곁의 간신을 쳐 없애고 후생을 구해 주시기를 청하러 왔습니다. 감사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겠습니다!" 량옥이 말했다. "후조종은 내 은사(恩師)의 아들이거늘, 서찰이라도 있느냐?" 곤생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그날 완대성이 친히 교위를 이끌고 즉석에서 잡아 옥에 보냈으니, 어찌 쓸 틈이 있었겠습니까!" 량옥이 말했다. "네 말만 듣고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렇지, 내 막중(幕中)에 후 공자의 옛 사람이 한 명 있으니, 그에게 확인하게 하면 진위를 알 수 있겠다." 이에 명하였다. "류 상공(柳相公)을 모셔오너라!"
경정(敬亭)은 밖에서 당상(堂上)이 사람을 확인하러 오라 한다는 것을 듣고, 천천히 나오며 말했다. "노한(老漢)이 누구를 확인하는지 보겠소." 곤생을 보자 크게 놀라며 말했다. "아, 원래 소곤생 맹제(盟弟)가 아닌가, 어디서 왔는가?" 또 좌량옥을 향해 말했다. "그는 하남(河南)의 소곤생으로 노래를 잘하기로 이름난 사람이니, 누가 그를 모르겠습니까." 량옥이 이에 곤생에게 일어나 자리에 앉게 하고 물었다. "자네가 말해 보게, 후 공자는 왜 하옥되었는가?" 곤생이 처음부터 자세히 이야기하고, 다시 읍하며 말했다. "다만 원수께서 빨리 구원의 서찰을 보내 주시기를 청하오니, 소인이 먼 길을 달려온 것도 헛되지 않겠습니다!" 량옥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말했다. "원·황 두 맹제여, 보시오, 조정이 이 지경이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소!" 원계함이 말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듣자하니 옛 비(妃) 동씨(童氏)가 멀리서 고생하며 찾아왔으나 마(馬)·완(阮)이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고, 딴 사람을 몰래 숨겨 채선(採選)에 대비시켜 后妃의 가친(椒房之親)을 도모하려 한다 하니, 어찌 죽여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황수 역시 말했다. "또 한 가지가 있으니, 숭정제(崇禎帝)의 태자는 칠 년간 저군(儲君)이었고 강관(講官)과 대신들이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는데, 지금 유폐되어 있소. 사람들마다 격분하여 마·완을 능지처참하여 선제(先帝)에게 사죄하고 싶어하오."
량옥이 말을 듣고 더욱 분개하여 말했다. "우리가 전장에서 힘껏 싸운 것은 오로지 조정에 보답하기 위함이었거늘, 뜻밖에 간당(奸黨)을 신임하여 바른 사람을 해치고, 날마다 관직을 팔고 풍류나 즐기니, 중흥의 군주라 할 자가 행하는 것이 모두 망국의 정사뿐이라! 사 각부(史閣部)가 충심을 품고 있으나 모두 마·완에게 안에서 발목이 잡혀, 결국 대세에 따르고 있을 따름이다. 나 혼자 힘으로 어찌 중원을 회복하겠는가? 그만, 그만, 그만! 어쩔 수 없이 군주를 압박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겠다!" 이에 원계함에게 읍하며 말했다. "임후(臨侯), 그대가 나를 위해 참본(參本)을 써다오. 마·완이 군주를 기만하고 나라를 그르치며, 정비(正妃)를 버리고 후계자를 가두는 등 여러 가지 큰 죄를 탄핵하는 것이오. 또 격문 한 통도 써야 하겠소." 또 황수에게 읍하며 말했다. "중림(仲霖)의 힘을 빌려 초안을 잡아주되, 내가 군사를 일으켜 토벌하러 간다 하고, 저들이 죽어도 류(類)가 없게 하겠다고 하시오."
두 사람은 함께 붓을 들어 즉시 참본을 완성하고 격문도 다 썼다. 모두 이름을 올리고는 빨리 베껴 쓰게 하여 다음 날 바로 출병하라고 명령했다. 원·황 두 분이 말했다. "경중에는 익명의 문서들이 빗발치듯 쏟아지는데, 마·완이 사람을 시켜 찾는 대로 즉시 불태우고 있소. 게다가 안경(安慶) 장군 두홍역(杜弘域)에게 밀명하여 성책(城磯)을 쌓아 우리 군사에 대한 방비를 오래전부터 해두고 있소. 이 격문이 도착하면 가만두겠소? 역참 경로로 보내면 반드시 불태워질 것이고, 사람을 직접 보내면 죽을 가능성이 크오.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경정(敬亭)이 옆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런 일은 노한(老漢)이 다녀오겠소!" 여러 사람이 놀라며 말했다. "이 류 선생은 정히 형가(荊軻)의 무리로다, 우리가 마땅히 흰 옷 갓을 갖추어 전송해야 하리라!" 경정이 말했다. "이 늙은 목숨이 무어 아깝겠소, 다만 원수의 일을 이루어 드리기를 구할 따름이오." 량옥이 크게 기뻐하며 명하였다. "술을 가져오너라! 내가 한 잔 올리겠다."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올리자, 경정이 답례로 잔을 받은 후 곤생에게 향하여 말했다. "현제(賢弟)는 잠시 원수를 모시고 있어 주시오, 노한은 이제 짐을 꾸려 길을 나서겠소." 이에 즉시 격문과 보따리를 챙기고 작별을 고하여 떠났다. 정히 이러하다.
장사가 의기를 품고 격문을 전하러 가고,
웅진(雄鎭)은 분노를 떨쳐 군사를 이끌고 온다.
한편, 류경정(柳敬亭)은 의기를 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남경에 가서 격문을 전하려 하였다. 이에 즉시 좌량옥과 작별하고, 짐을 지고 격문을 품어 남경을 향해 나아갔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경성에 이르렀는데, 그날은 마침 삼월 열아흐레로 숭정황제(崇禎皇帝)의 기일이었다. 백관이 칙지(勅旨)를 받들어 모두 태평문(太平門) 밖에 제단을 쌓고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마사영(馬士英) 등이 모두 예를 마치고는 짐짓 한바탕 울었다. 이윽고 한 사람이 상복을 입고 달려와 크게 울며 말했다. "선제(先帝)시여, 선제시여! 나라가 망하고 집안이 무너진 것은 모두 저 동림(東林)의 소인배들에게 당하신 것이옵니다. 지금 그들은 모두 북조(北朝)에 투항하러 갔고, 우리 몇몇 충신들이 오늘 또 울러 왔으나 폐하께서는 어이하여 죽으실 때까지 깨닫지 못하셨습니까?" 마사영이 보니 완대성이었다. 그 꼴이 눈에 차지 않았지만 손을 끌어 말했다. "원로(圓老)는 지나치게 슬퍼하지 마시고 일어나 읍을 하시오!" 대성이 그제야 짐짓 눈물을 닦으며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관원들이 흩어지자, 사영(士英)은 대성과 함께 모란을 보러 가 문 앞에서 말을 내렸다. 정원에 들어가 막 구경거리를 차리고 술을 마시며 꽃을 즐기려던 참에, 뜻밖에 반역(班役)이 참본을 들고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영남후(寧南侯) 좌량옥의 본장(本章) 한 통이 곧장 통정사(通政司)에 투달되었사오니, 이 내각(內閣) 게첩(揭帖)을 올려 살펴보시옵소서." 사영이 받아 보더니 크게 놀라며 말했다. "아이고, 큰일 났다! 바로 우리를 탄핵하는 소장이로다. 이 소장 안에 우리를 일곱 가지 큰 죄로 탄핵하여 성상(聖上)께서 즉시 처분하도록 청하였으니, 정말 분하구나!" 어떤 이가 격문을 들고 아뢰었다. "이 문서는 사람을 보내어 투달한 것이온데, 사자(使者)가 아직 바깥에 억류되어 있습니다."
사영이 펼쳐보니 격문 한 통이었다. 황망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대성에게 말했다. "이 문서는 바로 우리를 토벌한다는 격문이오. 글 속에 욕이 심하게 적혀 있고, 머지않아 군사를 일으켜 우리 목을 취하러 온다 하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대성이 듣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무섭소, 무섭소! 다른 것은 방법이 있지만 이것은 방법이 없겠소!" 사영이 말했다. "그렇다고 목을 늘어뜨리고 그가 오기를 기다릴 수는 없지 않소?" 대성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황(黃)·유(劉) 삼진(三鎮)을 불러들여 빨리 가서 막는 수밖에 없겠소." 사영이 말했다. "만약 북쪽 군사가 강을 건너오면 누가 막겠소?" 대성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북쪽 군사가 오면 맞서 싸울 게 무어 있겠소? 방법이 두 가지뿐인데, 도망치지 않으면 항복하는 것이오." 사영이 듣고 크게 깨달으며 말했다. "잘 생각한 것이오. 대장부는 당당하게, 차라리 북쪽 군사의 말 앞에 절하는 한이 있어도 남쪽 도적의 칼날 아래 목을 바칠 수는 없소. 내 주의가 정해졌으니, 즉시 병부(兵符)를 발하여 삼진을 불러들이는 것이 옳겠소. 또한 원로께서 직접 다녀와 주시기를 청하오." 대성이 기꺼이 응낙하며 말했다. "노사상(老師相)께 인사드리고, 만생(晩生)은 즉시 출발하겠습니다!" 사영이 말했다. "잠깐! 아직 한마디 은밀한 이야기가 있소." 대성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내각의 고홍도(高宏圖)·강일광(姜日廣)은 역당과 내통하였으니 모두 파직했소. 주표(周鑣)·뇌연조(雷縯祚)는 감옥에 남겨두었다가 내응이 될까 두려우니, 빨리 처결하시오." 간악한 대성이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 하오!" 이에 한번 읍하고 나가려 하자, 사영이 또 말했다. "잠깐, 격문을 가져온 사자는 어찌 처리하겠소?" 대성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경솔하게 해서는 안 되오. 보건대 황·유 삼진은 좌 장군의 군사 상대가 못 되고, 만일 사자를 목 베었다가 훗날 어찌 얼굴을 들겠소? 차라리 진무사에 가두어 감옥에서 감금했다가, 좌량옥을 잡게 되면 다시 처결하는 것이 낫겠소." 사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당한 말이오!" 이에 한번 읍하고 떠났다. 정히 이러하다.
약간의 정의를 남겨두어야,
훗날 얼굴을 들 수 있다.
후사가 어찌 될지는, 다음 회를 들어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