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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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붓을 꺾어 즈보는 이승을 떠나고, 동요를 들은 제독은 억울한 사정을 살피다

한편 량천라이는 가마를 가로막아 탄원서를 올린 이후, 즈보에게 가르침을 받아 샤오 순무가 이미 허락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날이 지나도록 아무런 기척이 없으니 마음이 불안하여 끊임없이 소식을 탐문하러 나섰건만 들리는 말이 없어 번민이 가득하였다.

  이날도 다시 탐문하러 갔더니, 원문(轅門) 밖에 패찰 하나가 걸려 있고 그 위에 '량천라이 판결'이라는 네 글자가 굵게 쓰여 있었으며, 곁에는 두 줄의 작은 글씨가 더 적혀 있었다. 서둘러 읽어보니 이러하였다. "너 천라이는 관결을 따르지 않고 거듭 월소하였으며, 더욱이 감히 관리를 고소하는도다. 이는 실로 간사한 소인배의 짓이니 마땅히 매를 맞아 죽어야 할지어다! 마땅히 매를 맞아 죽어야 할지어다!" 천라이는 가슴 가득 희망을 품고 왔건만, 이 두 줄 글을 보고 나서는 마치 얼음 구덩이에 빠진 듯 온몸이 차갑게 마비되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즈보를 찾아갔다. 문 안으로 들어서니 자리에 먼저 한 스님이 앉아 있어, 천라이는 사람이 있는지라 입을 열기 어려웠다. 즈보가 천라이에게 소개하며 말하였다. "이분은 하이좡사(海幢寺)의 고승이시니, 법호는 둥라이(東萊)라 하오." 천라이는 곧 인사를 올렸다. 즈보가 오늘 소식이 있었는지 물으니, 천라이는 그 말에 먼저 눈물을 흘리며 그 비문(批文)을 외워 들려주었다. 즈보는 듣고서 한참 침음하다가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도다! 진정서를 받아들이고서 어찌 심문도 하지 않고, 부현(府縣)에 내리지도 않고, 위원을 위촉하여 심리하게도 않으면서 이렇게만 비점하였단 말이오?" 둥라이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즈보가 이 일의 전후 사정을 간략히 이야기해 주었다. 둥라이가 말하였다. "샤오 무원(撫院)은 매우 명석한 분이시니 결코 이럴 리 없습니다. 이렇게 비점하려 했다면 차라리 처음에 가마를 가로막을 때 원래 진정서를 돌려주면 되었을 것인데, 어찌 이런 수고를 더 하겠습니까? 반드시 어떤 까닭이 있을 것이니, 혹여 측근들이 농간을 부린 것은 아니겠습니까? 다시 한 번 진정서를 올려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즈보가 말하였다. "스님의 고견이 맞습니다! 이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겠지요." 다시 잠시 생각하다가 말하였다. "안 되겠소! 이미 이렇게 비점이 나와 있으니 어떻게 운을 띄울 수가 있겠소?" 둥라이가 즈보에게서 이전 진정서들의 초안을 가져다 한 번 읽고 나서 말하였다. "이건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구명침원(九命沈冤)의 일을 살짝 한 마디 언급하되, 글 가운데서 그 비점을 정면으로 받아치면 됩니다." 즈보가 말하였다. "그것은 나도 알고 있소. 다만 운을 띄우는 두 구절이 문제요……" 둥라이가 웃으며 말하였다. "오늘은 즈보께서 지혜롭지 못하시군요! 어찌 '기꺼이 매를 맞아 죽을지언정, 억울함을 품은 채 죽기는 원치 않나이다'라고 하지 않으시렵니까?" 즈보가 탁연히 깨달았다. 이에 둥라이가 작별하고 돌아가니, 즈보는 그 뜻에 따라 한 장을 써서 천라이에게 주어 올리게 하였다.

  며칠이 지나 순원(巡院) 원문 밖에 다시 비점이 붙었는데, 단 여덟 글자였다. "이미 사안을 조사하였으니 더 이상 번거롭게 하지 말라." 천라이가 다시 즈보에게 알리니, 즈보가 또 한 장을 대신 써주었다. 첫머리를 "먹구름이 가득하되 비 없으니 부득이 다시 올리나이다"로 시작하여 올렸건만, 열흘이 넘도록 마치 진흙 소가 바다에 들어간 것처럼 영영 소식이 없었다. 천라이가 안으로 들어가 탐문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얼마나 조심스럽게 공을 들였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리하여 간신히 알아낸 것은, 마지막 진정서는 위로 올려졌으나 비점도 받지 못하고 도로 내려와 원래 진정서를 돌려주라는 전갈이 내려왔다는 것이었다. 천라이는 이 말을 듣고 차가운 물이 등에 쏟아지는 것 같아, 물러나와 즈보를 만나러 갔더니, 즈보는 두 눈이 아찔해지도록 화가 나 한마디도 하지 못하였다. 천라이가 이 광경을 보고 더 말하지 못하고 있는데, 즈보가 갑자기 평소에 쓰던 붓 하나를 집어 힘껏 꺾어 두 토막을 내더니, 왁 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한 입 토하였다. 천라이가 급히 위로하며 말하였다. "이는 소인의 팔자이니 억울함을 품고 굴욕을 받아야 할 운명이거늘, 선생께서는 어찌 이리 화를 내십니까?" 즈보가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나는 여덟 목숨의 원한을 풀어주지도 못하고 장펑(張鳳)까지 연루시켰소. 돌이켜 보건대 예전에 배운 형률이 모두 아무 쓸모가 없었으니, 모두 내가 량 형의 대사를 그르친 것이오!" 말하면서 선혈을 몇 입 더 토해 내더니 머리가 어지러워 앉아 있지 못하였다. 천라이가 그를 부축하여 침상에 눕혀드렸다. 즈보가 말하였다. "량 형, 전날 만났던 둥라이 스님은 원래 양방(兩榜) 출신으로 현임 양광(兩廣) 총독 쿵 대인과 같은 해에 급제하였으며, 형부에서 십여 년간 일하셨소. 몇 해 전에 세상사를 꿰뚫어 보시고 삭발하여 스님이 되어 우리 광둥으로 오셔서 지금은 하이좡사에 계시오. 그분은 전부터 나와 형률을 논하는 사이로, 사람됨이 매우 의기로우니, 내가 죽은 뒤에는……" 천라이가 급히 말하였다. "선생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는 모두 소인이 선생께 심혈을 지나치게 쏟게 한 것입니다!" 즈보가 말하였다.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죽거든 그분을 찾아가 방도를 구하시오. 그분이라면 반드시 함께 원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오. 그대의 원한이 풀린다면 나도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 천라이는 감격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잠시 앉아 있다가 하직하고 나와 융지당(永濟堂)으로 가 청완리(程萬里)를 청하여 즈보를 진찰하게 하고, 자신은 행상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청완리가 와서 말하였다. "즈보의 육맥(六脈)이 모두 침하였으니 아마 나을 가망이 없을 듯합니다." 천라이가 이를 듣고 더욱 상심하였다. 하루가 지나자 즈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왔다. 천라이는 문상을 가지 않을 수 없어 부의 삼백 냥을 보냈다. 자신을 도와주었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주리를 틀리다가 죽고, 한 명은 피를 토하며 죽었으니, 이제 원수를 갚고 한을 풀어줄 도움의 손길이 없어졌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대성통곡하였다.

  이날 아우 쥔라이(君來)가 탄촌(譚村)에서 돌아왔다. 천라이는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하여 어머니가 그리워, 여러 일을 쥔라이에게 맡기고 자신은 배를 불러 탄촌으로 돌아갔다. 모자(母子)가 오랜만에 만나 나눌 이야기는 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구명침원(九命沈冤)의 일을 이야기하자 서로 마주하며 통곡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링씨(凌氏)가 말하였다. "이 일은 모두 우리 집 팔자가 사나운 탓이니, 보아하니 이 공안은 호소할 곳이 없는 것 같구나. 보거라, 장펑이 증인이 되었다가 주리를 틀리다가 죽었는데, 그것은 그나마 저 부패한 관리들이 탐장왕법을 저질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스즈보(施智伯)는 어떠냐? 다만 너를 위해 소장을 써주었을 뿐인데 피를 토하고 죽었으니, 가히 알겠구나. 우리는 불길한 집안이요, 너는 불길한 사람이다. 앞으로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버리고 무슨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일랑 그만두어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지 말거라."

  천라이는 이를 듣고 묵묵히 아무 말이 없었다. 집에서 며칠을 지내다가 어머니에게 하직하고 성도로 가려 하였다. 강가에서 배를 부르다가 문득 즈보가 임종 때 한 말이 떠올랐다. 둥라이 스님이 사람됨이 의기롭다 하셨으니 찾아가면 될 것인데, 지금 먼저 하이좡사에 한 번 가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마치고 작은 배를 하나 불러 강 남쪽으로 노를 저어 하이좡사로 곧장 들어가 둥라이 스님을 찾았다.

  알고 보니 둥라이 스님은 바로 이 절의 지객(知客)이었다. 하이좡사는 광둥의 매우 큰 총림(叢林)으로, 관장의 사람들도 왕왕 복을 빌러 오는 곳이었다. 광둥 사람들의 말씨는 다른 성 사람들과 서로 통하기 어려웠다. 그해 둥라이가 이곳에 오게 되었을 때, 방장 노스님이 그가 다른 성 사람으로 표준 관화(官話)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을 보고 머물게 하며 지객 소임을 맡겼다. 이때 천라이가 그를 만나 즈보의 임종 말씀을 전하였다. 둥라이가 말하였다. "저는 출가인으로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방편을 문으로 삼으니, 원래 도움을 드리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남을 위해 일을 대신 처리하려면 반드시 마땅히 해야 하니, 속담에 이르기를 '부처님을 배웅하려면 서천(西天)까지 배웅해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반드시 원한을 풀고자 한다면 이곳에 머물며 며칠 기다리시오. 그래야 함께 방도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천라이가 크게 기뻐하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무슨 좋은 방도가 있는지 물었다. 둥라이가 말하였다. "방도는 묻지 마시오. 이후로 누군가 그대에게 묻거든 '억울함을 품고 풀 곳이 없어 이곳에 출가하러 왔다'고 말하시오. 어떤 사람이 물어도 그렇게 말하면, 내가 방도를 마련해드리겠습니다." 천라이가 일일이 응낙하였다. 그리고 편지를 써서 사람을 통해 성도로 보내 쥔라이에게 전하게 하며, 하이좡사에 며칠 묵겠다는 사정을 알리고 행상의 일은 계속 맡아달라 부탁하였다. 또 현청에서 무원(撫院)까지 올린 탄원서와 비점들을 모두 베껴 보내달라 하고는, 절에서 편안히 머물렀다. 그러나 칠팔 일이 지나도록 둥라이에게 아무 소식이 없어 마음속에 답답함이 일었다. 다시 둥라이에게 물으니, 둥라이가 말하였다. "바로 이 며칠 안에 총독 쿵 대인이 이곳에 오실 것입니다. 그때 직접 대면하여 고소할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소장도 이미 함께 써두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원한이 풀릴 것입니다. 부디 안심하고 며칠 더 머무시오." 천라이가 이를 듣고 또 안심하며 며칠을 더 기다렸다.

  이날 쿵 대인이 과연 도착하였다. 이 양광 총독 쿵다펑(孔大鵬)은 산둥 사람으로, 관직에 청렴하고 공정하기로 이름난 분이었다. 둥라이가 속세에 있을 때 같은 해에 급제한 동년이었기에 자주 하이좡사에 들러 방문하였던 터였다. 이번에도 강 남쪽으로 염정(鹽政)을 순찰하는 길에 다시 둥라이를 방문하러 들른 것이었다. 둥라이가 방장(方丈)으로 안내하여 차를 올리고, 재식(齋食)을 마련하여 소주(素酒)로 대접하였다. 두 사람이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되 오직 풍월(風月)만 이야기할 뿐, 량천라이의 억울한 사정은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천라이는 밖에서 끊임없이 고개를 내밀고 탐문하다가, 속이 타올라 뛰쳐들어가 큰 소리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때 열두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스님 하나가 방긋방긋 웃으며 산노래를 부르면서 들어오다가, 복도에 이르러 큰 소리로 한 구절을 노래하였다. "광저우 성안엔 청렴한 관리가 없다네!" 둥라이가 꾸짖었다. "귀한 손님이 계시거늘 어서 나가거라!" 쿵 제독이 이를 듣고 말하였다. "스님, 잠깐! 저 아이가 부른 '광저우 성안엔 청렴한 관리가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 내 한번 물어봐야겠소." 둥라이가 말하였다. "이는 밖의 아이들이 멋대로 지껄이는 말이니, 물어 무엇 하겠습니까!" 쿵 제독이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동요(童謠)이거늘, 게다가 우리 관리들의 명성과 관련된 것인데 어찌 묻지 않겠소?" 둥라이가 어린 스님을 불러 쿵 제독에게 인사를 시키니, 쿵 제독이 자리에서 과일을 집어 아이에게 주며 물었다. "방금 다 부르지 못한 노래를 나에게 다시 불러 다오." 어린 스님이 노래하였다. "광저우 성안엔 청렴한 관리가 없다네. 위에서는 금은을 바라고 아래서는 돈을 바라네. 돈만 있으면 법도 없어지나니, 바다 밑에 잠긴 아홉 목숨의 원혼이여!" 쿵 제독이 물었다. "이 노래는 누가 너에게 가르쳐주었느냐?" 어린 스님이 대답하였다. "다른 아이들이 부르는 것을 듣고 배웠습니다." 쿵 제독이 물었다. "요즈음 새로 생겨난 노래냐, 아니면 예전부터 있던 노래냐?" 어린 스님이 말하였다. "그건 모르겠고, 저는 요 며칠 사이에 배웠습니다." 쿵 제독은 마음속으로 이상히 여기며 말하였다. "무슨 아홉 목숨의 원혼이란 말이냐? 어찌하여 나는 몰랐단 말인가?" 둥라이가 짐짓 놀란 척하며 말하였다. "이 사건을 대인께서도 들으신 적이 없으십니까?" 쿵 제독이 말하였다. "내가 어찌 무슨 사건인지 알겠소? 그렇다면 스님은 알고 계시는 모양이군요." 둥라이가 말하였다. "저는 대략만 알 뿐입니다. 이틀 전에 량천라이라는 자가 찾아와서 링구이싱(凌貴興)에게 일곱 구의 시신과 여덟 개의 목숨을 빼앗겼다 하였고, 이후 소송을 벌이다가 증인 장펑(張鳳)이 주리를 틀리다 죽었다 하였습니다. 성안의 크고 작은 아문에 고소 안 한 곳이 없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낙심하고는 이곳에 와서 출가하고자 하여 제게 부탁하였기에 저도 대략 알게 된 것입니다. 아직 대인께 고소하지는 못한 줄 알지 못하였습니다." 쿵 제독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지금 이곳에 있소?" 둥라이가 말하였다. "있습니다." 쿵 제독이 말하였다. "불러오시오. 내가 직접 물어보겠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둥라이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천라이가 이미 뛰어 들어와 쿵 제독 앞에 무릎을 꿇고 통곡하였다. 둥라이가 말하였다. "대인께서 말씀을 물으시니 울지 말고, 억울한 사정이 있거든 어서 아뢰어라!" 량천라이는 간신히 눈물을 거두고 하나하나 사정을 이야기하며, 베껴온 탄원서와 비점들을 올렸다. 쿵 제독이 한 건씩 다 읽고 나서 한 가지씩 물으니 천라이가 하나하나 대답하였다. 쿵 제독이 말하였다. "물러가 있거라. 진정서를 다시 써서 내 아문으로 올리면 심문을 기다려라. 본 부당(部堂)이 그대를 위해 원한을 풀어주겠노라!" 천라이가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드렸다. 둥라이가 말하였다. "진정서를 새로 쓸 필요 없습니다. 노승이 이미 대신 써두었습니다." 말하면서 소맷자락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쿵 제독이 천라이를 물러나게 하고 나서 둥라이에게 말하였다. "스님, 오늘 어찌 이런 계책으로 나를 시험하셨소?" 둥라이가 웃으며 말하였다. "제가 무슨 계책을 썼겠습니까?" 쿵 제독이 말하였다. "저 어린 스님의 노래는 분명 스님이 지어 부르게 하여 나의 물음을 유도한 것이 아니겠소?" 둥라이가 말하였다. "여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크디큰 광저우 성에 정말로 청렴한 관리가 한 명도 없겠습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류 태존(劉太尊)과 샤오 중승(蕭中丞)은 예전부터 청렴하기로 이름난 분들인데, 어찌 이 일에서만 이토록 흐리멍덩하게 되었을까요? 제가 자세히 당시 심문 경위를 살펴보니, 반드시 본관을 속이고 측근들이 농간을 부린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천라이가 소장을 대신 써달라고 청했을 때 바로 응하지 않고, 반드시 대인이 이곳에 오실 때까지 기다려 직접 아뢰게 한 것은, 아문에 올렸다가는 위아래에서 손을 대는 자들이 있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대인이 아무리 명석하시더라도 미처 살피지 못하시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쿵 제독이 표정을 고쳐 감사히 말하였다. "스님의 이 한 번의 마음 씀은 단지 백성의 원한을 풀어줄 뿐 아니라 나의 관리로서의 명성까지 돌봐주시는 것이니, 참으로 경모하고 감사할 따름이오!" 말을 마치고 스님에게 작별하고 돌아갔으며, 천라이도 둥라이에게 감사를 드리고 서둘러 성도로 달려갔다.

  이 사건이 과연 쿵 제독에 의해 심결될 것인지는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