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곡은 끝나도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다
평강방 청악루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농우에서 구해온 약재가 마침내 효험을 발휘하여, 주맹달의 치료 아래 석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옥서용이 마침내 깨어났다. 하지만 그는 기억을 모두 잃어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했으니, 이에 주맹달은 그를 서엽이라 부르기로 했다.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랐다. 일부러 오만방자하고 괴팍한 척하며 늘 두문장의 속을 썩이고 그가 뒤치다꺼리하게 만들던 그 나날들을 더는 떠올리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당시 악형은 옥서용에게 의구심을 품고 있었기에, 몸을 돌려 몰래 숨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문장이 떠난 뒤, 그는 먼저 옥서용에게 저명희가 독을 마시고 세상을 떠난 뒤로 주맹달이 모두에게 늘 지니고 다니게 한 해독환을 먹였다. 비록 모든 독을 다 풀어낼 수는 없었지만 독기를 억누를 수는 있었으니, 이는 그에게 해독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악형은 옥서용을 등에 업고 밤빛을 헤치며 주맹달을 찾아 내달렸으니, 그 덕분에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조계빈은 요월산장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이 조정 대신의 아들과 얽혀 있었기에, 비록 옥서용이 죄를 대신 뒤집어썼다고는 하나, 운상원의 배후 주인이 실은 두문장이었다는 비밀 또한 이로 인해 세상에 드러나고 말았다. 덕종은 뭇 신하들의 분노 앞에서 두문장에게 크게 진노하시어, 자식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고 준엄하게 꾸짖으시고 그의 녹봉을 반년간 삭감하셨다. 두문장은 이 일로 감히 시신을 거두러 가지도 못하고, 조계빈더러 알아서 유해를 처리하라고 일렀다. 게다가 옥서용이 그가 수십 년에 걸쳐 세운 계획과 포석을 통째로 망쳐놓았으니, 그가 어찌 옥서용을 여전히 양자로 여길 수 있었겠는가?속으로 이가 갈리도록 그를 원망하였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옥서용의 시신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조차 없었다.
시첩 관관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녀는 명분도 지위도 없는 처지였으니 옥서용의 시신을 거두어 갈 수 있는지 없는지도 자연히 조계빈의 뜻에 달려 있었다. 이에 조계빈과 전서는 완벽하게 손을 맞잡아, 그를 천하의 정보가 모여드는 총본산인 평강방 청악루 안에 숨겨둘 수 있었다.
마차가 요월산장에 이르기도 전에, 대문 앞은 이미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늙은 아낙이며 낭자며 어린 시동이며 할 것 없이 모두 「장안 제일의 미남」의 풍모를 한번 보고자 몰려나온 것이었다. 한진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고, 월명은 한 손으로 한천을, 다른 한 손으로 월람을 붙잡고 인파의 맨 앞으로 밀고 나갔는데, 전서 곁에 선 곽혜련을 보고도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목을 빼고 기다리는 모습에, 전서의 눈빛에는 질투의 기색이 가득 어렸다. 그 은은한 청색 원령포삼 차림이 눈에 들어오자, 그 자리에서는 그의 수려함에 감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그칠 줄을 몰랐다……
서엽은 비록 기억을 모두 잃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에 둘러싸이는 일에 이미 익숙한 듯 조금도 어색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주맹달의 동행 아래 그는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갔고, 저 멀리 인파의 맨 앞에 서 있는 전서를 발견했다.
「돌아온 것을 환영하네.」
전서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서엽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걸음을 멈추고는, 잠시 넋을 잃은 듯 굳어졌다.
「대사형.」그가 눈부신 태양처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