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직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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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천손이 소원을 이루어 오작교에서 다시 만나다 칠석의 상봉, 천고에 이름을 남기다

이야기는 금동과 천손이 천하 동서로 압송되어 두 신선이 서로 끌어안고 차마 헤어지지 못하며, 온갖 은정(恩情)과 고해(苦海)의 말을 주고받아 실로 갈라설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데서 이어진다. 탁탑천왕이 이 광경을 보고 갈라서도록 엄히 호령하니, 두 신선은 어찌할 방도가 없어 부득이 각자 동서로 발길을 옮겼다. 처량하고 고통스러운 심정은 아무리 만 곡(斛)의 근심이라 해도 그 마음 같게 할 수는 없었다. 이 대목에 이르면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모두 대신 탄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탁탑천왕이 먼저 천손 선녀를 천하 동쪽 운금궁으로 데려가 운금성모를 뵙고 옥황상제의 어지를 선시(宣示)하여 어지대로 따르게 하였다. 운금성모가 어지를 받든 뒤 탁탑천왕을 다시 자리에 청하여 앉히고, 선아가 선다(仙茶)를 올렸다. 또 천손을 전으로 불러들이도록 명하였다. 천손과 간수하던 선아들이 전에 올라 몸을 굽혀 절하며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운금성모가 말하였다. "천손 선녀는 참으로 박명(薄命)한 홍안(紅顔)이라, 인연의 얽힘이 많구나. 열세 해의 고통스러운 이별 끝에 부부가 천장지구하기를 바랐거늘, 옥황상제께서도 가엾이 여기시는 마음이 아니셨겠는가. 그런데 뜻밖에 너희들이 즐거움에 만족할 줄 모르고 천직을 폐하였으니, 옥황상제께서 노하시어 영원히 헤어지도록 꾸짖으신 것이니 탓할 수 없구나. 부부가 마음 같지 않게 되어 도리어 천추(千秋)의 한을 품게 되었다. 어지는 이미 정해진 것이니 나중에 다시 주상(奏上)하여 올바르게 뉘우치는 방도를 완전히 갖추어 드리겠다. 오늘 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천손은 슬피 울지 말고 간수 선아들과 함께 직조실로 돌아가거라." 천손이 슬피 울며 말하였다. "성모께서 말씀하신 바를 소선은 삼가 받들겠사옵니다. 이 시각 따르는 수밖에 없사옵니다. 훗날 성모께서 방도를 찾아 구해 주시기를 바라오며, 소선은 감격하여 마지않겠나이다!" 말을 마치고 일어나 눈물을 닦으며 간수 선아들과 함께 다시 직조실로 돌아갔다.

  탁탑천왕도 작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무진대도를 지나 천하 서쪽으로 왔다. 천하 서쪽 영조궁으로 들어가 안채에 이르니, 천병 네 명이 궁 안에 주둔하여 지키고 있었다. 금동은 탁탑천왕이 오는 것을 보고 바삐 앞으로 나와 맞이하여 함께 안채로 들어가 마주 앉았다. 천병이 선다를 올렸다. 탁탑천왕이 금동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미 천하 동쪽 운금궁에 다녀왔소. 천손에게 너무 슬퍼하지 말고 하늘의 때를 참을성 있게 지키면 절로 승발(昇拔)될 날이 있을 것이라 권면하였소. 금동은 이번에 천손과 두 번째로 갈라지게 되었으니 실로 슬픔이 지극하오! 비록 소장(小將)이 어명을 받들어 잡으러 간 것도 부득이한 일이었으니 용납해 주시기를 바라오. 이제 다시 이곳에서 홀로 지내며 잠시 참고 기다리시오. 이 기회에 수행을 삼을 수도 있을 것이오. 또한 옥황상제의 자애로운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대들의 한(恨)을 풀 수 있을 것이오. 인연과 기한은 본디 하늘이 정한 것이니,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고 선체(仙體)를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오!" 금동은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탁탑천왕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옥황상제의 어지에 인정이 없다는 것은 아니오나, 다만 소동 스스로 조심하지 않은 것이 한스럽사옵니다. 단지 우리가 이미 부부가 되었다가 다시 영원한 이별을 맞게 되니, 차라리 부부가 되지 않았더라면 깨끗하여, 시작이 있되 끝이 없는 유감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드옵니다!" 탁탑천왕이 다시 권면하였다. "옥황상제께서 이미 부부가 되도록 허락하셨으니, 까닭 없이 갈라서도록 하시는 것이 아니오. 그대들이 스스로 천직을 저버려 황제의 노여움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겠소? 이번 옥황상제의 어지는 이미 정해진 것이니 바꿀 수 없소. 그저 잠시 참고 천직을 받들며, 훗날 반드시 만회할 날이 있을 것이오!"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궁문 밖으로 물러나왔다. 금동이 궁 밖까지 배웅하고, 탁탑천왕은 천병들을 데리고 복명하러 떠났다. 금동이 안채로 돌아와 울적하여 마음이 즐겁지 않았다. 생각하였다. '속세에서 하늘로 올라와 다시 천손 선녀와 혼배(婚配)를 이루어 기쁨이 극치에 달하였거늘, 뜻밖에 낙극생비(樂極生悲)라더니 이제 홀로 빈 방을 지키게 되었으니 어찌 사람을 슬프고 괴롭게 하지 않겠는가! 다만 하루하루 흘러가고 세월이 사계를 지나니, 사모하는 고통이 간장을 끊는 듯하구나! 내가 예전에 요지에서 천손을 희롱하였기에 하계로 쫓겨나 열세 해를 고생하였다. 하늘로 올라와 전의 잘못을 씻기를 바랐더니, 이 무한한 고통을 또 당하게 될 줄이야!' 어쩔 수 없이 종일 탄식하고 원망하는 소리가 창천(蒼天)을 울렸다. 금동의 슬픔과 원망은 잠시 접어 두기로 한다.

  다시 천손 직녀 이야기로 돌아오자. 직조실 안에서 종일 베를 짜며 금동을 그리워하니 양쪽 눈에서 구슬 같은 눈물이 흘러 옥 같은 얼굴을 적셨다. 곁에서 지키던 선아가 위로하며 말하였다. "천손께서는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선체를 보중하옵소서. 오늘 금동과 갈라진 것은 운수이니, 아무리 그리워한들 헛된 일이옵니다. 다른 방도를 마련하시는 것이 나을 것이옵니다." 천손이 탄식하였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구할 방도가 없구나. 운금성모에게 간청한다 해도 오히려 나를 꾸짖을까 두렵다. 이번은 예전에 금동이 하계에 내려갔을 때와는 달라서, 그때는 부부가 아직 되지 않아 옥황상제께서 이루어 주실 수 있었지만, 이제 이미 부부가 된 후에 다시 영원히 갈라서게 된 것은 우리가 천직을 폐하고 즐거움에 탐닉한 죄이니, 어찌 또 구할 방도가 있겠는가?" 두 선녀는 한 번 탄식하고 한 번 위로하며 만 갈래의 근심을 안고 있었으나, 여러 성신들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으나 모두 방도가 없었다.

  어느 날, 태백금성이 구름을 타고 천하 일대를 지나다가, 영조궁과 운금궁 두 곳에서 원기(怨氣)가 하늘에 피어올라 서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금동과 천손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그치지 않음을 즉시 알아챘다. 태백금성도 자비로운 마음이 일어, 구름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만약 전에 올라가 주청(奏請)한다면 또 옥황상제께서 허락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차라리 도솔궁에 가서 태상노군과 의논하여 노군에게 무슨 묘책이 있는지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렇게 결심을 정하고 구름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다. 잠시 후 도솔궁 앞에 이르러 구름에서 내려 궁 안으로 들어갔다. 태상노군이 마침 좌선을 하고 있다가 태백금성이 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 맞이하여 자리에 앉히었다. 선동(仙童)이 선다를 올렸다. 차를 마시고 나서 태백금성이 말하였다. "오늘 찾아온 것은 금동과 천손의 일 때문이오. 그날 노군께서 옥황상제 앞에서 금동과 천손의 참수를 면하게 하고 영원히 이별하게 해달라 주청하셨는데, 실제로 이별이 시행된 이후 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에 빠져 있소. 소성이 마침 구름을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원기가 하늘을 찌르며 서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특히 알리러 와서 함께 방도를 마련하고자 하오." 태상노군이 말하였다. "나도 알고 있소. 옥황상제께서 본래 참수를 명하셨으나 내가 간절히 주청하여 겨우 참수를 면하고 영원한 이별로 바꾸게 된 것이오. 이별이 시행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황제의 노여움이 아직 가라앉지 않을까 염려되어 문제 삼지 않고 있었소. 이제 금성이 왔으니, 그대와 나 각자 자비의 뜻을 품고 있는 이상 자연히 구할 방도를 마련해야겠소. 별다른 능력은 없고, 다시 전에 올라가 함께 주청하는 수밖에 없소. 또한 상주문(上奏文) 한 장을 써서 내일 이른 조회에 함께 황제를 뵙고 주청하면 만회할 힘이 있을 것이오." 태백금성이 말하였다. "노군의 말씀이 참으로 옳소이다!" 즉시 주청 상소를 써서 다음 날 아침 조회를 기다렸다. 하룻밤이 지나 다음 날이 되자, 두 성군이 일제히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곧장 통명전으로 향하였다. 조문에 이르러 구름에서 내려 조방(朝房)에 들어가 황제가 전에 오르기를 대기하였다. 잠시 후 금종이 세 번 울리고 옥황상제께서 보좌에 오르시자, 문무 성관들이 금계에 엎드려 만세를 올린 뒤 각자 반열로 돌아갔다. 태상노군이 즉시 상소문을 전관(傳宣) 성관을 통하여 용안(龍案)에 올렸다. 옥황상제께서 펼쳐 보시니 그 안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신 이담(李聃)·이장경(李長庚) 등은 이제 특히 금동·천손의 영원한 이별을 구제하는 일에 관해 아뢰나이다. 살피건대 금동과 천손은 그해 어명을 어기어 우연히 속세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열세 해 동안 좌천되어 세속의 온갖 고초를 다 겪었으며, 천손 선녀 또한 운금궁에서 부지런히 베를 짜 왔사옵니다. 두 사람 모두 고통을 겪으며 전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음이 없었사옵니다. 지난해 칠월 초에 폐하의 어지를 입어 재회하여 부부가 되었사오나, 처음에는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다가 이어 탐하고 사랑하며 하늘의 은혜를 저버리게 되었사옵니다. 다시 성상의 엄한 단속 명을 받아 영원히 이별하도록 명받았사옵니다. 이별의 고통을 겪은 이후 종일 원기(怨氣)가 하늘을 찌르고 있사옵니다. 정(情)이 깊은 바에야 본래 인력으로 만회하기 어려운 것이옵니다. 신 등이 자비의 마음이 생겨 삼가 함께 상소를 올리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상께서 은혜로이 허락하시어 매년 칠월 칠일에 한 번씩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바꾸어 주시어, 두 사람이 서로 그리워하는 소원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청하옵나이다. 아울러 성수무강(聖壽無疆)을 축원하옵나이다.

  옥황상제께서 다 읽으시고 잠시 침묵하시다가 마침내 말씀하셨다. "두 경이 아뢴 바는 자비의 뜻을 품은 것이니, 짐이 자선(慈善)의 방도에 따르겠소. 두 경은 짐의 뜻을 전하여, 매년 칠월 칠일에만 한 번씩 만날 수 있고, 그 외에는 자유를 허락하지 않으며, 만약 감히 다시 어기거든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이르라!" 선지를 마치고 옥황상제께서 조회를 파하고 옥청궁으로 돌아가셨다. 여러 성관들도 각자 조문을 나서 구름을 타고 흩어졌다. 이쪽에서 태상노군과 태백금성은 붉은 구름 한 조각을 함께 타고 다시 천하 동쪽 운금궁으로 가서, 운금성모와 천손 선녀에게 옥황상제의 어지와 두 성관이 청한 일을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그런 후에 다시 천하 서쪽 영조궁으로 가서 금동에게 옥지를 직접 전하며, 매년 칠월 칠일에만 한 번씩 만날 수 있고 그 외에는 자유가 없음을 알렸다. 금동이 몸을 굽혀 두 노성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다시 일어나 물었다. "옥황상제의 어지로 저희가 매년 칠월 칠일에 한 번씩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나, 어디에서 머물러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나이다." 태상노군이 말하였다. "칠월 칠일이 되면 까마귀, 하늘까치, 용과 봉황 같은 것들이 천하 가운데에 연이어져 다리를 놓아 줄 것이니, 그대 두 신선이 동에서 서로, 두 방향에서 만나 서로 마음속의 이야기를 실컷 하여 소원을 어느 정도 위로할 수 있을 것이오." 금동이 감사하며 말하였다. "두 노성군의 인덕이 겸전하심에 입은 은혜를 어찌 갚겠사옵니까. 오직 천고(千古)에 이름이 남고 덕수(德壽)가 무궁하기를 바랄 따름이옵니다. 소동은 하늘의 마음에 묵도(默禱)할 뿐이옵니다." 두 성신이 함께 말하였다. "은혜를 베풀고 보답을 바라는 것은 신선이 할 바가 아니오. 탐욕과 그리움을 그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대들이 경계하고 뉘우치기를 바라오!" 말을 마치고 작별을 고하며 떠났으니 이는 접어 두기로 한다. 이로부터 금동과 천손은 매년 칠석마다 만나게 되어 만고에 변하지 않으니, 일 년의 이별 정서를 단 하룻밤에 쏟아 내었다. 세상에서는 견우성과 직녀성이라 부르며, 오직 칠석에 한 번 만난다 하니, 이것이 바로 이 옛 이야기이며, 이로써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