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천손녀 궁중에서 그리움을 품고 옥청전 성모 어전에 아뢰다
한편, 금랑(金郎)은 형과 재산을 나눈 뒤로도 소를 몰고 돌아와 여전히 형수 댁에서 밥을 얻어먹었다. 마씨(馬氏)는 가산을 홀로 차지하게 되어 마음속으로 흡족해하며, 하루 세 끼를 평소대로 내어주었으므로 금랑의 고통도 조금은 덜어졌다. 게다가 나이가 차츰 들면서 사리를 분별하게 되었고, 마씨도 더 이상 학대했다가는 형에게 일러바칠까 두려웠으며, 집안 사람들도 은밀히 달래고 격려해주었다. 그렇게 흐릿하게 일이 년을 보내는 사이 금랑은 이미 열두 살이 되었다. 그는 틈만 나면 소와 벗하며 때로는 소를 먹이고, 때로는 책을 읽었다. 금랑의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이제 천손(天孫) 직녀(織女)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직녀는 그해에 지선아(知仙娥)와 함께 천하(天河) 동쪽 운금궁(雲錦宮)으로 보내져 베를 짜는 일을 맡게 되었다. 물론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했지만, 그 처량하고 괴로운 심정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으니, 언제야 이 고난이 끝날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일을 마치고 쉬던 참에, 마침 큰 눈이 하늘 가득 흩날렸다. 용은 모습을 감추고 까치는 둥지에 숨어드는 가운데, 창밖의 처량한 풍경이 수심 깊은 마음을 더욱 흔들었다. 직녀는 탄식하며 읊조렸다.
하늘 위 궁에서도 나는 이리 고달프건만,
속세로 내쳐진 그이는 얼마나 더 처량할꼬.
탄식을 마친 천손 직녀는 곁에서 궁을 지키는 선아(仙娥)를 향해 말했다. "내가 여기 온 지도 여러 해로구나. 해가 가고 날이 가도 이 고초를 겪으면서, 언제쯤 원만(圓滿)의 때를 맞아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게다가 제12금동(金童)이 속세로 내쳐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어떤 고초를 겪는지, 다시 만날 날이 있을지조차 모르는구나." 지선아가 답했다. "천손께서는 너무 슬퍼하지 마소서. 옥제(玉帝)께서 다 알고 계시오니, 고초를 겪고도 원만의 날이 오지 않을 리 있겠습니까! 금동이 속세에서 고생하는 것도 천수(天數)이오니, 천손께서는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소서." 천손 직녀가 말했다. "그 말이 맞긴 하지만, 금동이 이 고초를 겪는 것은 결국 나 때문이 아니냐. 이미 십이 년을 떨어져 있으면서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내일은 기어이 운금 성모(雲錦聖母)께 고하여 옥제께 아뢰어달라 청해야겠다. 언제쯤 원만이 이루어지는지를." 지선아가 말했다. "소녀가 권하건대 천손께서는 조금 더 참고 기다리시어 옥지(玉旨)를 기다리소서!" 두 선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새 스르르 잠들었다.
이튿날 아침이 밝자 천손은 마음을 굳히고 성모 전에 나아가 엎드려 아뢰었다. "오랫동안 성모의 보살핌을 받아온 지 십이 년, 소선녀(小仙女)는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사옵니다. 그러나 원만의 때가 언제인지, 금동과 다시 만날 날이 있는지 알지 못하오니, 부디 성모께서 옥제께 전하여 주시기를 간청드리나이다!" 운금 성모(雲錦聖母)가 말했다. "천손은 나에게 물을 것 없다. 올해로 벌써 십이 년이 되었으니, 앞으로 일 년, 내년 이날 이 시각이 되면 너희는 비로소 원만해지리라. 지금 마음이 급하고 어지러워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천손은 좀 더 기다리거라!" 천손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성모께서 말씀하신 바, 소선녀 마땅히 삼가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때가 이르거든 다시 알려주시어 저희의 소원을 이루게 해주시고, 숙연(宿緣)을 맺게 해주신다면 그때 다시 큰 은혜에 감사를 올리겠나이다!" 운금 성모가 말했다. "지금 더 아뢸 것 없다. 아무리 애가 타도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으니, 어서 일하러 돌아가거라." 천손 직녀는 명을 받들어 다시 일하는 방으로 돌아갔다.
이쪽에서 성모는 자리에 앉아 혼자 생각했다. '천손 직녀가 아직도 금동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니, 과연 부부의 정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로구나. 듣자 하니 요지 성모(瑤池聖母)께서 일찍이 옥제께서 고난이 차면 혼인을 허락하셨다 하셨으니, 내일 요지 성모를 뵙고 구제할 방책이 있는지 여쭈어봐야겠다.' 성모가 이렇게 생각하다가 다시 마음을 돌렸다. '하늘의 기틀은 이미 정해진 것, 지금 가서 물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결국 찾아가지 않았다.
세월은 쉬이 흘러 순식간에 또 일 년이 지나갔다. 칠월 초가 다가오니, 바야흐로 제12금동이 승천할 날이 이른 것이었다.
천손 직녀도 일 년을 더 참고 기다리면서 수시로 운금 성모에게 중재를 청했고, 성모도 대신 전달해주겠노라 허락한 터였다. 이에 이르러 성모는 어쩔 수 없이 직접 나서서 알아보기로 하고, 여러 선녀들에게 명하여 구름 수레를 준비시킨 뒤 두우궁(斗牛宮) 요지 성모 처소로 향했다. 선아들이 명을 받들어 운금궁을 나서 천하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고, 무진대도(無塵大道)를 지나 순식간에 구름 수레에서 내렸다. 궁문에 이르자 지키던 선녀들이 운금 성모의 납시심을 보고 급히 안으로 달려가 요지 성모께 아뢰었다. 성모가 아뢰임을 듣고 곧 궁녀들과 함께 전상에 나왔다. 운금 성모가 선아들과 이미 섬돌 앞에 당도한 것을 보고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자리에 앉았다. 선녀들이 선차(仙茶)와 감로수를 받들어 올렸다. 한 모금씩 마시고 난 뒤, 운금 성모가 말했다. "특별히 성모께 아뢰러 왔나이다. 그해 천손 직녀를 운금궁으로 보내 여러 해 동안 베를 짜게 하였으니, 이제 원만의 때가 이르렀사옵니다.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드리고자 왔나이다." 요지 성모가 말했다. "성모께서 오늘 이곳에 오신 것이 이 일 때문임을 나도 알았습니다. 그들이 각기 고초를 겪었으니 옥제께서도 가엾이 여기시는 마음이 있으실 것입니다. 오늘은 성모께서 잠시 궁으로 돌아가 기다리시고, 내일 소녀가 곧장 통명전(通明殿) 옥청궁(玉清宮)에 나아가 옥제를 알현하고 성지(聖旨)를 청하여 처결토록 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태백금성(太白金星)을 속세로 내려보내 금동과 금우성(金牛星)을 승천시켜 절차를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성모가 웃으며 말했다. "슬픔이 극에 달하면 기쁨이 오고, 기쁨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 우리가 중간에서 잘 이어주는 것이 바로 자비로운 뜻이 아니겠습니까." 요지 성모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으나 더 말하지 않았고, 운금 성모는 작별을 고하고 돌아갔다.
얼마 뒤 천비 성모(天妃聖母)가 또 찾아와 전에 들어서니, 요지 성모가 역시 반겼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요지 성모는 운금 성모가 이미 다녀갔음을 알리고, 천비 성모도 먼 길을 와주었으니 이 또한 자비로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했다. 두 성모는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작별하고 궁을 나섰다. 요지 성모는 자리에 앉아 생각했다. '때가 이르렀으니 옥제께 아뢰지 않을 수 없다!' 곧 선녀에게 명하여 문방사보(文房四寶)를 가져오게 하고 본장(本章)을 펼쳐 친히 붓을 들어 주문 한 권을 완성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궁녀 두 명을 거느리고 두우궁을 나서 여섯 구름 수레를 몰아 순식간에 옥청궁 의문(儀門)에 당도해 옥청궁 안으로 들어섰다. 옥제를 뵙고 엎드려 산호(山呼) 만세를 올리자, 옥제가 말했다. "본장이 있으면 올리라, 짐이 보겠다." 위에 적힌 내용은 이러했다.
신(臣) 요지 산선(瑤池散仙)은 금동과 천손의 재회를 위하여 옥제 폐하 어전에 삼가 아뢰옵니다. 금동은 그해 속세로 내쳐진 이래 고초를 겪어왔고, 천손 직녀는 운금궁에서 베를 짜온 지 이미 십삼 년 원만지기(圓滿之期)에 이르렀사옵니다. 또한 금우성(金牛星)이 속세로 내려가 금동을 보필하고 있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은혜를 내리시어 태백금성을 속세로 보내 금동과 금우성을 거두어 천정(天庭)으로 올리시고, 다시 천손 직녀와 짝을 이루게 하시어 숙연을 맺게 해주시기를 삼가 간청드리나이다. 부디 폐하의 굽어살피심을 바라나이다!
신 요지 산선 삼가 올림
이 주문이 옥제께 올려졌으니, 옥제께서 은혜를 내리실지 어떨지는 다음 회를 기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