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조정의 의식을 세우니 간신들이 크게 제배되고 — 절의를 지키는 협녀가 중매를 거절하다
이야기는 계속되니, 복왕(福王)은 유적(流賊)이 하남을 함락하고 그 부왕이 나라를 위해 순국한 뒤로 강포(江浦)로 달아나 이미 수 년이 지났다. 그런데 뜻밖에 북경이 함락되고 대행 황제가 승하하시니, 남경의 간신들이 옹립하는 공을 차지하려 어질고 어리석음을 가리지 않고 함께 복왕을 감국(監國)의 주로 세웠다. 갑신년(甲申年) 오월 초하루 알릉(謁陵)이 끝나고 편전(偏殿)에서 하례를 올리니, 사가법, 마사영, 황득공(黃得功), 유택청(劉澤清) 등 한 무리의 문무 관원들이 단전(丹墀)에 나란히 절을 올렸다. 상서 고홍도(高宏圖) 등이 아뢰었다. "신 등은 삼가 폐하께서 속히 대위(大位)에 오르시어 연호를 바꾸고 청정(聽政)하심으로써 신민(臣民)의 소망에 부응하시기를 청하옵니다!" 복왕이 이 아뢰는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과인은 먼 변방의 쇠락한 왕족으로 재덕이 얕고 박하니, 신민의 청을 어쩔 수 없이 받들어 고황제의 궁궐을 지키러 왔으나, 군부(君父)께서 원통히 돌아가셨으니 대원수(大冤讐)를 아직 갚지 못하였는데, 무슨 면목으로 정위(正位)에 오르겠소? 이제 잠시 번주(藩主)로서 감국하고 숭정(崇禎) 십칠 년의 연호를 계속 사용하며 모든 정사는 전례대로 처리할 것이오. 여러 경들은 거듭 말하여 과인의 죄를 더하지 마시오!" 여러 신하들이 이 말을 듣고 일제히 외쳤다. "만세, 만세, 만만세! 참으로 어진 임금이요 성스러운 군주의 말씀이옵니다. 신 등이 감히 어명을 받들지 않겠습니까? 다만 대원수(大怨讐)를 신속히 갚기 어렵고, 대위를 오래 비워둘 수 없으며, 장수와 재상을 늦게 임명할 수 없으니, 삼가 제본(題本)을 갖추어 재결을 기다리겠나이다!" 내시가 제본을 올리니 복왕이 훑어보고 말씀하셨다. "경들의 제본을 보니 모두 복수와 국권 회복을 거듭 청하니 충성된 뜻이 드러나는구나. 장수와 재상을 임명하는 일은 과인에게 생각이 있으니, 여러 경들은 일단 오문(午門) 밖으로 물러나 어지(御旨)를 기다리시오." 여러 관원들이 엎드려 절하고 물러났다.
잠시 후 내감(內監)이 어지를 받들어 선독(宣讀)하였다. "봉양 독무 마사영은 맨 먼저 옹립을 주창한 공이 으뜸이니, 즉시 내각 대학사 겸 병부 상서로 승보하여 입각하여 사무를 처리하게 한다. 이부 상서 고홍도, 예부 상서 강일광, 병부 상서 사가법도 모두 대학사로 승보하되 각각 본직을 겸하게 하며, 고홍도와 강일광은 본아에 들어와 사무를 처리하고, 사가법은 강북 독사(督師)를 명하노라. 그 외 각 부원(部院)의 크고 작은 관원들은 현재 재직 중인 이는 삼 급씩 가하고, 결원된 자리는 어가를 맞이한 인원들을 공에 따라 선보(選補)하노라. 다시 사진(四鎭)의 무신 정남후(靖南侯) 황득공, 흥평백(興平伯) 고걸(高傑), 동평백(東平伯) 유택청, 광창백(廣昌伯) 유양좌(劉良佐)는 모두 후작(侯爵)으로 올려 각기 수비 지역으로 돌아가 사은(謝恩)하도록 하라."
여러 사람들이 사은을 마치자 사가법이 황득공 등에게 말했다. "노부(老夫)는 병부의 직을 맡아 늘 중원을 수복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였소이다. 성상께서 노부에게 강북 독사를 명하시니 힘을 다해 보답할 것이오. 이제 여러 후(侯)들과 약속하노니, 오월 초열흘날 함께 양주(揚州)에 모여 복수의 방책을 함께 논의하도록 합시다. 저마다 힘을 다하고 지체하지 마시오. 노부는 오늘 말달려 부임지로 떠나겠소." 마사영은 사가법이 떠나고 여러 관원들이 흩어진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 뜻밖에도 당당한 수상(首相)이 되었으니, 참으로 유쾌한 일이로구나!" 막 나서려는데 완대성이 이리저리 살피며 몰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를 보고 물었다. "저기 원 노형이 아니시오? 어디서 오시오?" 완대성이 앞으로 나아가 깊이 허리를 굽혀 읍하며 말했다. "공조(公祖) 어른께 경하드립니다. 과연 대배(大拜)를 하셨군요! 이제 어디로 가실 참이오? 지금 새로이 나라가 세워진 초기라 여러 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고 어른과 강 어른 두 분께 대권을 빼앗기지 않도록 어서 입각하여 사무를 처리하러 가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사영이 말했다. "원 노형의 말이 지극히 옳소!" 대성이 또 귀에 대고 말했다. "사부(師相)께서는 옹립의 공이 있어 이 대위를 얻으셨으니, 소생도 표문을 받들어 간 작은 공이 있거늘, 어찌 언급조차 되지 않았소?" 사영이 말했다. "어지 선독에서 각 부 결원은 어가를 맞이한 인원들을 서보하라 하지 않았소?" 대성이 기뻐하며 말했다. "잘 되었소, 잘 되었소! 사부(師相)의 발탁을 바라나이다!" 사영이 말했다. "그대 일을 어찌 많이 당부하겠소? 학생이 처음으로 내각에 드니 기무(機務)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가 와서 도와주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오." 대성이 즉시 사영의 홀(笏)을 받아 들고 함께 내각으로 들어갔다. 칠언 절구 한 수가 있으니 그 시는 이러하다.
전각 동쪽 이른 새벽 안개 누렇게 드리우고,
새로 정사를 맡은 이들 기세 당당하도다.
강을 건너 함께 용(龍)을 따른 신하들,
저도 금계단 올라 홀(笏) 상자 안고 서 있네.
이야기는 계속되니, 복왕이 왕위를 이은 뒤 어가를 맞이한 관원들을 현명하고 어리석음을 가리지 않고 일괄 임용하였다. 이에 양문총(楊文驄)은 예부 주사(禮部主事)로 보임되고, 완대성은 광록시(光祿寺)에 다시 기용되었으며, 월기걸(越其傑)과 전앙(田仰) 등도 모두 관직을 얻었다. 이 몇몇 사람들은 모두 마사영의 당파인 까닭에 저마다 관직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침 조무(漕撫) 자리가 비어 전앙이 천거되어 오르게 되었다. 전앙은 자신이 곧 조무로 오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첩을 들이려는 마음이 생겼으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완대성이 전앙의 뜻을 몰래 알아채고 전앙에게 말했다. "전 연형(年兄)이 오늘 조무로 오르시니 관직이 극품(極品)에 이르렀는데, 귀한 총희(寵姬)가 몇 분이나 되시오?" 전앙이 대답했다. "형은 아직 모르시오? 우리 집에는 다만 본처 한 사람뿐이고 첩이 없소. 어제 마침 한 사람을 구하고 싶었으나 마음에 드는 이가 없어 미루고 있소." 완대성이 말했다. "소제가 들으니, 청루(靑樓)에 향군(香君)이라는 기녀가 있는데, 천교만미(千嬌萬媚)한 자태에 정말로 절세의 가인이라 하오. 룡우 양 형이 그와 교분이 두터우니, 그에게 한 마디 부탁하여 이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 어떻겠소?" 전앙이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감사를 올리며 말했다. "가르쳐 주시니 고맙소! 내일 즉시 룡우 형에게 대신 청해 달라고 하겠소." 대성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 백은(白銀) 삼백 냥을 마련하여 양룡우에게 보내 빙금(聘金)으로 삼고, 대신 향군을 첩으로 들이는 청혼을 부탁하였다.
룡우는 잠시 그릇된 판단을 하여 새 조무를 받들려는 마음에, 장반(長班)을 시켜 청객(淸客) 정계지(丁繼之)와 여객(女客) 변옥경(卞玉京)을 불러 그 두 사람을 중매로 삼으려 하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계지 등은 홍광(弘光)이 완대성이 올린 《연자전(燕子箋)》을 총강(總綱)에 올려 그들을 궁중으로 불러들여 가르치고 연습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특별히 양룡우에게 와서 선발에서 빠지게 해달라고 청하러 온 것이었다. 마침 장반이 막 부르러 가려 하던 참에, 뜻밖에 그들이 문 앞에 이미 와 있었다. 장반이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물어보고는 말했다. "나리께서 마침 저를 시켜 여러분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잘 오셨습니다. 여기 잠시 기다리시면 제가 아뢰겠습니다." 즉시 룡우에게 알리니 룡우가 기뻐하며 말했다. "때마침 잘 왔구나. 그들을 들어오게 하라!" 모두 장반을 따라 들어와 양 나리를 뵙고 저마다 무릎을 꿇어 절하고는 선발을 면하게 해달라는 사정을 말하였다. 룡우가 말했다. "그것은 어렵지 않소. 내일 이름을 적어 완 원해(阮圓海) 쪽에 보내 선발에서 빼달라 하면 될 것이오." 여러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하니, 룡우가 말했다. "일어나시오. 여러분 일은 내가 응낙하였소. 다만 내게도 한 가지 일이 있으니 여러분의 도움을 청하고 싶소. 일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후하게 사례하겠소!" 정계지 등이 물었다. "나리께서 저희에게 무슨 일을 부탁하시겠습니까?" 룡우가 전앙이 그들에게 중매를 부탁하여 향군을 첩으로 들이려 한다는 말을 하나하나 이야기하였다. 정계지 등은 향군을 아내로 삼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저마다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향군은 후생과 이별한 뒤로 규방에 틀어박혀 손님을 받지 않으니, 이 일은 아마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욱이 나리께서는 그의 어미와 두터운 교분이 있으시니, 직접 가셔서 말씀하시면 혹시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룡우가 말했다. "내가 일찍이 조종을 위해 중매를 서서 향군의 첫머리를 얹어 주었는데, 오늘 또 그를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라 하니, 어찌 차마 직접 가서 말하겠소? 여러분이 힘써 해주시오. 일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후하게 사례하겠소!"
정계지 등은 감히 다시 말하지 못하고 룡우에게 하직하여 이정려(李貞麗)의 원(院)으로 향하였다. 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보이는 것은 이러했다.
적적한 빈 누각에 거문고 소리 피리 소리 전혀 없고,
그윽한 얼굴 어여쁜 자태, 언제 손님을 맞이하고 보낸 적 있으랴.
두 사람이 큰 소리로 불렀다. "정려 계시오?" 향군이 사람 부르는 소리를 듣고 누각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변 이모님과 정 대인이 오셨군요. 어서 누각으로 올라오세요! 어머니는 지금 안 계신데, 두 분이 광림해 주시니 어인 일이시오?" 변옥경이 말했다. "우리는 다른 일이 없고, 하나는 네가 쓸쓸할까 봐 함께 있어 주러 왔고, 또 하나는 기쁜 소식이 있어 알려 주러 왔다." 향군이 말했다. "낭군이 멀리 떠나 계신데 무슨 기쁜 소식이 있겠소?" 정계지가 이에 룡우가 자신들에게 중매를 부탁하여 전앙에게 개가(改嫁)시키려 한다는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였다. 향군은 정계지의 말을 듣고 눈에 눈물이 가득 맺히며 말했다. "정 대인, 무슨 말씀이시오? 저는 이미 후 낭군께 시집간 몸이니, 오직 평생 후생에게 의지할 줄만 알 뿐이에요. 비록 지금 멀리 떠나 계시더라도, 이 마음을 담아 주고받은 시 쓴 부채는 만 냥 눈꽃 은자보다 더 소중하답니다! 더욱이 저는 복이 박해 부귀한 집의 시첩이 되기를 원치 않아요. 대인과 이모님, 돌아가셔서 거절해 주시고, 저한테 잘못 짚으셨다 하세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정타낭(鄭妥娘)과 구백문(寇白門) 두 사람이 누각 위로 올라오며 말했다. "향군아, 이것은 양 나리의 호의란다. 네가 외로이 지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특별히 부귀한 가문을 찾아 너를 보내 편히 살게 하려는 것이야." 향군이 말했다. "저는 부귀를 바라지 않아요. 시집간다는 말은 제게 하지 마세요! 저는 오직 후 낭군이 제 평생의 의지임을 알 뿐이에요. 아무리 재물이 넘쳐난들 제 눈에는 들어오지 않아요. 어서 돌아가서 거절해 주시고, 제 앞에서 그런 부끄럽고 창피한 소리는 하지 마세요. 제 귀를 더럽히지 마세요!" 말을 마치고는 서둘러 몸을 돌려 침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남겨진 사람들도 무색해져 저마다 누각을 내려가 돌아갔다. 이에 이르되:
한 점 꽃 같은 마음 굳게 묶여 있으니,
날마다 누각 위에서 낭군이 돌아오기를 바라노라.
뒷일이 어떻게 될지는 다음 회에서 풀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