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너편
자이자는 놀라서 자기 집 문 앞에 서 있었다. 손에는 핏빛 붉은 봉투를 들고 있었다. 이 편지는 아청에게 온 택배였는데, 보통은 함부로 뜯어보지 않지만, 오늘은 왠지 궁금해졌다. 이 봉투와 방금 택배를 가져온 사람이 분명히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봉투를 뜯었다. 안에는 하얀 카드가 있었고, 몇 글자가 쓰여 있었다. "오늘 밤, 다리 건너편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자이자는 순간 한 달 전에 학교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이 본능적으로 떠올랐다. 황루가 죽은 후 그녀의 목소리가 4반 교실에 나타났고, 그 목소리를 들은 샤오진이 죽었다. 왕친이 죽은 후 자이스에게 문자를 보냈고, 이후 자이스가 죽었다. 자이자는 어떤 패턴을 발견한 것 같았다. 직전에 죽은 사람이 다음에 죽을 사람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자이자는 자기 생각에 놀랐다. 자이스가 직전에 죽었으니, 자신이 다음에 죽을 사람인가?
'자이스'는 또 이 카드로 무엇을 전하려는 걸까? 다리 건너편이란 무슨 뜻인가? 자이자의 뇌리에서 갑자기 세 글자가 번쩍였다. '나하강(奈何橋, 황천으로 건너는 다리)'. 자이자는 처음으로 전설 속 저승 세계가 자신에게 이렇게 가깝다고 느꼈다. 저승과 이승 사이에는 이계산이 있고, 이계산에는 음양강이 있으며, 음양강 위에 나하교가 놓여 있다는 것이었다. 카드에는 자이스가 다리 건너편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리 건너편은 죽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생각이 들자 자이자는 온몸이 싸늘해졌다. 이 카드는 아청에게 온 택배가 아니라 자신에게 온 저승사자의 편지였다. '편지'에 적힌 시간은 '오늘 밤'. 염라대왕이 삼경에 죽으라 하면 오경까지 살아 있을 수 없다. 자이자는 자신이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질문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생명이 곧 끝난다면, 마지막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이자는 남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중시남경(重男輕女)하는 부모와 사이가 멀었다. 자신이 가장 친하다고 여겼던 남자친구도 자신이 가장 필요할 때 외면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들과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평생 가장 용감한 결정을 내렸다. 방금 그 택배 남자가 자이스인지 아닌지 직접 쫓아가서 확인하기로 했다. 자이스가 아니라면 더 이상 걱정하며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정말 자이스라면,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자이스를 따라가서 확실히 알고 죽는 것이 나았다.
자이자는 옷을 걸치고 아래층으로 쫓아갔다. 바깥은 이미 완전히 어두웠다. 자이자의 집은 시내에서 멀었다. 이 주변 거리에는 네온사인이 없었고, 흐릿한 가로등만이 미약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자이스'는 멀리 가지 않았다. 차도 없고 자전거도 없이 그냥 밤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었다. 자이자는 쫓아가서 불러 세우려 했지만, 거의 따라잡으려는 순간 또 갑자기 무서워졌다. 자이스가 몸을 돌렸을 때의 혈색 없는 얼굴, 보라색 입술, 핏빛 눈, 그리고 무시무시한 웃음이 상상됐다.
자이자는 쫓아갈 용기가 없어서 뒤에서 그냥 '자이스'를 따라 걸었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게, 길의 가로등이 점점 줄어들었다. 발아래의 길도 콘크리트 길에서 흙길로 바뀌었다. 자이자는 '자이스'가 이미 시내 밖으로 데려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무지 같은 산속이었다. 자이자는 이 근처에 와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근처에 백석산이라는 황무지 산이 있고, 산속에 묘지가 있는데 묘지를 살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묻힌다고 들었다. 조금 더 걸었다. 발아래 흙길도 없어지고, 잡석 위를 걷게 됐다. 돌 위에 군데군데 회백색의 비석이 몇 개 서 있었다. 자이자는 그제야 이미 묘지에 들어섰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머리 위의 노목들이 바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죽음의 신이 자이자를 향해 뻗는 발톱 같았다. 이 음산한 바람은 자이자의 몸을 뚫고 뼈를 긁어내는 것 같았다. 자이자의 심리적 한계가 이미 극에 달했다. 더 이상 계속 걸어갈 수 없었다. 도망가고 싶었다.
바로 그 순간, 앞의 '자이스'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바로 이어서 '자이스'가 사라진 자리에 관 하나가 누워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자이자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그 관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자신의 생명이 여기서 끝날지 말지, 이제 곧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나서 마침내 마지막 용기를 짜내어, 땅에서 큰 돌 하나를 들고 한 발 한 발 그 관을 향해 걸어갔다.
먼저 관 가장자리에 손 하나가 걸쳐 있는 것이 보였다. 더 가까이 가니 안에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더 가까이 가서 고개를 뻗어 관 안을 들여다봤다. 이 사람은 정말 자이스였다! 자이스의 얼굴이 보이는 그 순간, 관 안의 자이스가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