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묻힌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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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계

목요일 아침 첫 수업은 4반 기하학 수업이었다. 요 며칠 겪은 일들로 후이난은 수업을 가르칠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첫 수업은 시험으로 대체했다. 선생님에게 시험이 수업보다 훨씬 수월하긴 하지만 감독은 여전히 필수였다. 후이난이 밑에서 답안을 베끼는 학생을 발견했을 때는 그래도 내려가서 제지했다.

컨닝을 하던 학생은 장치였다. 연습문제집에서 답을 베끼고 있었다. 들킨 장치는 별로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후이난을 바라보며 혼날 준비가 된 표정을 지었다.

오늘 후이난은 혼낼 기분이 아니었다. 그냥 차갑게 말했다. "책 덮어서 집어넣어."

장치는 말 없이 연습문제집을 덮으려 했다.

"잠깐!" 후이난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시선이 연습문제집 표지에 고정됐다. 표지 위에 두 줄이 쓰여 있었다. "큰 마마자가 목 매달아 죽고, 둘째 마마자가 구경하네. 셋째 마마자가 약을 사고, 넷째 마마자가 달이네."

후이난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 동요를 떠올릴 용기가 없었는데, 이 동요가 유령처럼 눈앞에 나타났다.

후이난이 연습문제집을 낚아채며 장치에게 말했다. "밖으로 나와." 자신의 목소리가 이미 떨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꼈다.

교실 밖에서 후이난이 연습문제집을 든 손을 계속 떨었다. 표지의 무서운 동요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게 뭐야?"

장치는 후이난의 반응에 어리둥절해하는 것 같았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이난은 감정을 다스리고 최대한 침착하려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누가 썼어."

장치가 말했다. "내가 썼어요."

후이난이 물었다. "왜 쓴 거야?"

장치가 말했다. "운이 바뀐다고 해서요."

후이난이 물었다. "어디서 베낀 거야?"

장치가 말했다. "교내 게시판에서요."

장치는 멍한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후이난은 서둘러 시험을 끝내고 수학부 사무실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교내 게시판에 접속했다. 오래 걸리지 않아 그 게시글을 찾았다. 올라온 지 며칠 되지 않아서였다. 후이난은 마침내 완전한 버전의 동요를 보게 됐다.

큰 마마자가 목 매달아 죽고, 둘째 마마자가 구경하네.

셋째 마마자가 약을 사고, 넷째 마마자가 달이네.

다섯째 마마자가 관을 짜고, 여섯째 마마자가 들이네.

일곱째 마마자가 구덩이 파고, 여덟째 마마자가 묻이네.

아홉째 마마자 땅에 앉아 울더니,

열째 마마자가 뭐 때문에 우냐고 물었네.

아홉째 마마자가 말하기를,

그것이 흙 속에서 기어 나오고 싶다고.

이 동요를 읽고 나자 후이난은 만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 동요가 마치 죽음의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았다.

마다화가 교실에서 목매달려 죽었다.

황루가 유리에 눈이 찔려 죽었다.

샤오진이 죽기 전에 자신의 피로 '약'자를 써놓았다.

각 사망자가 동요 속의 각 마마자에 대응되었다. 후이난은 또 그 연락처 명단을 떠올렸다. 그 종이에 10명의 죽은 사람이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4학년 4반의 담당 교사가 10명이었고, 이 동요에 마마자가 딱 10명이었다. 그 연락처 명단은 사망자 명단을 나열했고, 이 동요는 사망의 시나리오를 묘사했다.

후이난은 마우스를 게시글 오른쪽 아래의 게시자로 이동시켰다. 게시자의 개인 정보 페이지가 떴다. 사용자 이름은 'lulu305'였다. 기입된 정보는 많지 않았다.

"황루야." 후이난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말한 사람은 사지역사부의 자이자였다.

후이난이 좀 놀랐다. "자이자, 왜 왔어요?"

자이자가 말했다. "나도 게시판의 이 동요를 발견했어요. 바로 이 동요를 알려주러 온 거예요."

후이난이 물었다. "이 계정이 황루 거라는 거야?"

자이자가 말했다. "맞아요. 그녀의 이메일을 알아요."

후이난이 물었다. "하지만 게시 시간이 10월 30일이잖아요. 샤오 선생님이 피해를 당한 날인데, 그때 황루는 이미..."

자이자가 말했다. "사실 그날 밤 4학년 4반 교실에서 들린 목소리도 황루였어요. 그녀는 분명히 무언가를 알고, 이 동요를 통해 자신이 아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려 한 거예요."

후이난이 물었다. "그녀가 어떻게 알았을까요?"

자이자가 말했다. "이미 또 다른 세계로 갔으니까요. 그리고 그 살인자도 그 세계에 있어요."

후이난이 말했다. "또 다른 세계요?"

자이자가 말했다. "사람이 죽고 나서 가는 곳."

자이자가 컴퓨터 화면 위의 그 글을 한번 더 바라보더니 한 자씩 말했다. "이것은 저승에서 온 동요예요."

후이난은 갑자기 자이자의 행동이 변했다고 느꼈다. 이 변화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 말 누구한테 들었어요?"

자이자가 말했다. "류 대사가 해줬어요. 그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어요."

후이난이 물었다. "류 대사요? 교문 앞에 점집 차린 류 반선이요?"

자이자가 말했다. "맞아요. 저승의 소식은 이승의 운명이에요. 우리가 상대하는 건 사람이 아니에요..."

후이난이 서둘러 그녀를 끊었다. "자이자, 자기 자신을 겁주지 마세요. 저승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그 세계 사람이 와서 살인을 저지를 리는 없잖아요."

자이자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설명해요? 그날 밤 우리가 황루의 목소리를 들은 걸. 동요가 샤오 선생님이 피해당하기 전에 나타난 걸. 샤오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약'자가 왜 동요에 나오는 건지."

후이난은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이자가 이어서 말했다.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다음으로 살해당할 사람이 넷째 마마자예요. 우리 모두가 넷째 마마자일 수 있어요."

갑자기 복도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이어서 대수 교사 숴신이 수학부로 들어오더니, 얼굴에 혈색이 없이 떨리는 입술로 몇 글자를 짜냈다. "왕친이 사고가 났어요."